9일(현지 시각) CNBC는 “서울의 트렌디한 동네에 새로 문을 연 치폴레 매장은 아시아 확장 전략을 시험하는 곳”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치폴레가 한국 시장을 아시아 사업 확대를 위한 주요 시험대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진출은 치폴레가 해외 시장에서 처음으로 합작법인(JV)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치폴레는 국내 식품기업 삼미당홀딩스와 합작법인 S&C레스토랑홀딩스를 설립하고 한국 사업을 시작했다. 삼미당홀딩스 계열사 빅바이트컴퍼니가 지분 51%, 치폴레가 나머지 49%를 보유하는 구조다. 삼미당홀딩스는 앞서 쉐이크쉑을 국내에 들여와 운영한 경험이 있다.
네이트 로턴 치폴레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DO)는 CNBC에 한국 진출을 두고 "글로벌 성장 전략의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지 파트너가 시장에 대한 지식, 운영 인프라, 그리고 아시아 전역에서 레스토랑 브랜드를 확장해 온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치폴레는 한국 1호점의 성과보다 이후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로턴은 "한국에서는 단순히 매장을 여는 것이 아니라 치폴레가 새로운 지역에 진입하고 궁극적으로 규모를 키울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며 "한국 사업의 성공은 단일 매장의 성과가 아니라 반복해서 적용하고 확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첫 진출지로 한국을 선택한 배경에는 새로운 음식과 글로벌 브랜드에 익숙한 소비자층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민텔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의 42%는 최근 3개월 이내 멕시코 음식을 먹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관심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37%에 달했다.
치폴레를 처음 접하는 국내 소비자를 위한 콘텐츠도 빠르게 늘었다. 원하는 재료를 하나씩 선택해 자신만의 메뉴를 만드는 맞춤형 주문 방식이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을 위해 주문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하거나 추천 메뉴 조합을 공유하는 식이다.
한국 시장에 맞춘 공급망도 새롭게 구축했다. 치폴레와 삼미당홀딩스는 국내에서도 치폴레의 글로벌 식품 품질 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에 품질과 안정성을 확인한 공급업체와 농가를 활용하고 SPC의 원료 조달 및 가공 인프라를 연계했다.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면서도 기존 브랜드의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현지 조달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한국에서 시작한 아시아 확장은 싱가포르로 이어진다. 삼미당홀딩스 측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27년 상반기 싱가포르에 치폴레 첫 매장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와 위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로턴은 싱가포르를 글로벌 브랜드와 음식에 익숙한 소비자가 많은 시장으로 평가하며 "아시아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에너지 비용 등은 현지 외식업체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구즈만 이 고메즈와 스터프드 등 멕시칸 패스트캐주얼 브랜드도 이미 자리 잡고 있다.
치폴레는 한국과 싱가포르 이후 진출할 아시아 국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우선 진출이 확정된 시장에서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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