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트럼프 인맥’ 럼그룹과 손잡았다...18조원 계약
앤트로픽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럼(RUM)그룹과 컴퓨팅 계약을 맺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기업으로 알려진 럼그룹이 인공지능(AI) 인프라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앤트로픽과 대규모 계약까지 체결한 것이다.

미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13일(현지시간) 앤트로픽과 럼그룹이 6년간 137억달러(약 18조4000억원) 규모의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럼그룹은 지난달 23일 공시를 통해 137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당시 계약 상대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본사를 둔 럼그룹은 소셜미디어 운영 파트너십과 인적 네트워크로 트럼프 행정부와 밀접한 기업으로 꼽힌다.

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설립한 트루스 소셜 기술 호스팅(대여)과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를 전담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 공식 라이브스트림 방송을 송출하는 파트너 역할도 맡고 있어 기술적으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룹 초기 핵심 사업인 동영상 플랫폼 럼블(Rumble)은 빅테크 기업의 콘텐츠 규제에 반대하며 '표현의 자유'를 강조해왔다. 유튜브 등 기존 플랫폼에서 제재받은 미국 보수 성향 정치인과 지지자들이 유입되면서 트럼프 지지 세력의 주요 온라인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럼그룹은 주요 인사들과 투자로도 연결돼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과거 럼블에 투자했으며, 팔란티어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도 초기 투자자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졌다.

럼그룹은 최근 AI 클라우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6월 독일 클라우드 업체 노던데이터를 약 7억6700만달러(약 1조원)에 인수하면서 엔비디아의 호퍼 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100·H200 약 2만2000개와 미국 조지아주 데이터센터 부지를 확보했다. 이후 사명을 럼그룹으로 변경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럼그룹은 조지아주 메이스빌에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에서 앤트로픽에 GPU 연산 자원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한다. 앤트로픽은 이를 활용해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의 개발과 기업용 AI 사업 확대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계약은 앤트로픽이 최근 1년간 구글·스페이스X·엔스케일 등과 잇따라 체결한 컴퓨팅 계약의 연장선이다. 이들 계약을 모두 합하면 향후 10년간 최대 5170억달러(약 695조원) 규모의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앤트로픽이 럼그룹의 주식을 최대 5100만주까지 주당 1센트에 매입할 수 있는 옵션을 받은 점도 눈길을 끈다. 럼그룹 주가는 지난 11일 7.17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시가총액은 약 28억달러다. 앤트로픽이 옵션을 모두 행사한다면 현재가 기준 3억6000만달러(약 4850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옵션 행사 조건은 앤트로픽이 럼그룹으로부터 실제 구매하는 컴퓨팅 용량에 연동돼 있다.

투자정보 매체 트레이딩키는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연계가 대규모 계약 수주에 도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치적·상업적 이해관계가 얽힌 만큼 이해상충 등을 둘러싸고 규제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향후 IPO 로드쇼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