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이어 중국까지 디젤 수출을 중단하면서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여기에 중국의 수출 제한이 장기화할 경우 동절기를 앞두고 경유 가격에 추가 상승 압력이 가해질 전망이 나왔다.12일 iM증권에 따르면 러시아는 디젤 수출 금지 조치를 1개월 연장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디젤 생산량이 국내 수요를 웃돌 경우 일부 수출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다만 현재 가동에 차질이 발생한 정제설비가 전체의 50%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수출이 재개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중국도 10월 들어 석유제품 수출을 다시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이란전쟁 직후 국내 공급 안정을 위해 정유사들의 수출을 제한했다가 내수 상황이 안정되자 7월부터 수출을 허용했다.이후 중국 정유사들은 해외 시장의 높은 수익성을 겨냥해 수출 물량을 빠르게 늘렸다.중국의 석유제품 수출량은 4~6월 월평균 약 127만t에서 7월 234만t으로 83% 증가했다. 8월에는 460만t으로 전월보다 96% 늘었다.이 과정에서 중국 내 휘발유와 경유 재고는 모두 202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원유 수입 역시 4월부터 크게 줄면서 민간 부문의 항구 원유 재고도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iM증권은 중국의 수출 중단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중국은 에너지 안보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국내 재고 회복을 우선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내수 재고를 회복하는 것을 수출 재개의 조건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러시아와 중국의 수출 제한이 장기화하면 국제 디젤 공급 여건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국내 상장사들의 미래 먹거리 경쟁이 에너지·로봇·AI로 좁혀지고 있다.대기업은 디지털·서비스로 사업 외연을 넓히는 반면, 하위 기업은 에너지·제조에 집중해 신사업 다각화 격차가 뚜렷해졌다.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해 말 자산 기준 상위 1000대 상장사가 올해 정관에 새롭게 추가한 신산업 관련 사업목적을 분석한 결과, 에너지 분야가 전체의 31.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12일 밝혔다. 제조·모빌리티가 19.8%로 뒤를 이었으며,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디지털 분야가 각각 12.3%를 기록했다. 이들 4개 분야의 합계 비중은 75.5%에 달했다.세부 분야별로는 신재생에너지가 18.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로봇(11.3%), 소프트웨어 응용·사이버보안(8.5%), 지식서비스(6.6%), AI 융합서비스와 데이터 분석·컴퓨팅(각각 5.7%) 순이었다.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비중이 높은 배경에는 정책 변화에 따른 기업들의 수요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협회는 정부의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확정과 RE100 산업단지 조성계획 등에 따라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조달 수요가 증가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기업 규모에 따른 신사업 진출 격차도 뚜렷했다. 기업당 평균 신산업 관련 신규 사업목적 수는 자산 상위 500개사가 2.1건으로 하위 500개사(1.3건)의 약 1.6배였다.상위 500개사는 에너지(28.4%), ICT·디지털(17.9%), 제조·모빌리티와 AI(각각 16.4%) 등 여러 분야로 사업 영역을 고르게 넓혔다. 진출 분야도 22개 세부 분야에 걸쳐 있었다. 반면 하위 500개사는 에너지(35.9%)와 제조·모빌리티(25.6%)에 신규 사업목적이 집중됐으며, 진출 분야 역시 15개에 그쳤다.사업의 성격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상위 기업은 소프트웨어·서비스 기반 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하위 기업은 신재생에너지와 로봇 등 하드웨어 기반 사업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신산업 진출이 전반적으로 활발해지는 가운데 기업 규모에 따라 사업 다각화의 폭과 방향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이상호 협회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이 다양한 신산업 영역에 도전적으로 진출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세제지원 확대와 신산업 규제 샌드박스의 실효성 제고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광주 군공항 부지에 들어설 호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조성원가가 인근 산업단지 분양가격보다 최대 6.7배 높은 수준인 평당 514만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기업들의 토지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호남 반도체 국가산단의 총사업비는 약 9조원으로 추정됐다.이는 종전부지 인수가액 5조원과 개발비 4조원을 합산한 규모다.전체 부지 250만평 가운데 70%인 175만평을 유상 공급한다고 가정하면 평당 조성원가는 약 514만원이다.이 중 산업용지는 157만 5000평이며 상업용지 등은 17만 5000평으로 예상된다.이는 2024년 분양된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 산업용지 평균 분양가격인 평당 241만원의 2.1배다.2020년 분양된 빛그린 국가산업단지의 평당 77만원과 비교하면 6.7배에 달한다. 다만 514만원은 추정 조성원가로 실제 산업용지 분양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군공항 이전사업 관련 비용이 산단 조성원가에 반영될 가능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강 의원실은 군공항 부지의 개발 이전 가치가 약 4조원이지만 개발 이후 가치 등이 반영된 LH 인수가액은 약 5조원으로 추정했다.기존에 광주시 측이 부담하던 개발비 4조원까지 LH가 부담할 경우 땅값 차액 1조원을 포함해 총 5조원 규모의 비용이 조성원가에 반영돼 기업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정부와 LH 등은 산업용지 분양가격을 평당 300만원에서 400만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강 의원실은 추정 조성원가 514만원을 기준으로 산업용지 157만 5000평을 평당 400만원에 공급하면 약 1조 8000억원의 차액이 발생하고 300만원에 공급하면 차액이 약 3조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이에 따라 발생하는 차액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으로 지원할지 또는 LH가 부담할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강대식 의원은 “기존 광주시 측이 부담하던 비용이 국가산단 조성원가에 반영돼 기업에 전가되는 구조인지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며 “정부가 기업과 국민의 부담 규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