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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개미들 농락?"...'SK하이닉스 대량매도' 조사 착수

한국거래소가 모건스탠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내기 전 하이닉스 주식을 사전에 대량 매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도 의견 보고서를 공개하기 전 SK하이닉스 주식 매도 주문을 체결한 것에 대해 계좌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13일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창구에서 SK하이닉스 주식 101만1719주의 매도 주문이 체결됐다. 이는 전날(12일) 매도량(35만1228주)의 3배 수준이다. 거래소는 조사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될 경우 금융감독원에 이첩할 방침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단순히 모건스탠리 자사 창구에서 주문이 이뤄졌다는 것만으로 모건스탠리 측이 선행매매를 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향후 조사를 거친 뒤 명확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공개한 해당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축소'로 변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반 D램은 스마트폰·PC 수요 감소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6.14% 급락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고려아연 지분 키맨' 영풍정밀, 장형진·MBK 고소 "적대적 M&A 공모"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MBK파트너스와 장형진 영풍 고문 측에 대한 법적 대응에 돌입했다. 20일 영풍정밀은 지난 19일 장형진 영풍 고문, MBK파트너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영풍의 사외이사3인(박병욱 회계법인 청 대표, 박정옥 설원복지재단 이사, 최창원 전 국무총리실 제1차장)을 상대로 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영풍정밀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자사와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와 함께 영풍정밀에 대해서도 공개매수 나서자 이를 '적대적 M&A'로 규정하고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영풍정밀은 "'밀실 공모'로 이뤄진 MBK파트너스와 영풍 간 계약으로 인해 주식회사 영풍은 손해를 보는 반면, MBK파트너스와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이득을 취하게 되는 등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정밀은 "특히 이러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장형진 영풍 고문의 지시가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영풍정밀과 고려아연, 그리고 다른 주주들은 장형진 고문을 포함한 영풍 이사와 경영진, 그리고 공모자인 MBK파트너스 등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번 고소장 접수는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영풍정밀은 이번에 영풍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박병욱 회계법인 청 대표, 박정옥 설원복지재단 이사, 최창원 전 국무총리실 제1차장을 고소인에 포함했다. 영풍정밀은 "영풍이라는 회사가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고려아연 지분 절반 이상을 처분하면서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데다 대표이사 2인이 구속된 상태에서 사외이사 3인만으로 중대한 결정이 이뤄지는 등 각종 법률 규정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로서 영풍의 재산상 손해를 방지하고 최선의 이익이 되도록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선관주의 의무에 전적으로 위배된다는 것이다. 영풍정밀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의 주식은 사실상 영풍의 가장 중요한 영업용 재산"이라면서 "영풍의 연결기준 자산총액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조 5838억원이다. 그런데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의 주식 가치는 공개매수 가격 66만원 기준으로 무려 3조 4774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앞서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MBK파트너스의 자회사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이하 MBK파트너스)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주주 간 계약에는 영풍과 장형진 고문,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하고, 주식 일부에 대해 콜옵션을 부여받는 내용이 담겼다. 또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주식을 공개매수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번 계약으로 영풍은 10년간 고려아연 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할 수 없고, 10년이 경과한 이후에는 MBK파트너스 측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게 한 것 역시 영풍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내용의 계약이라는 판단이다. 고려아연이 아닌 영풍정밀이 고발인으로 나선 이유는 이 회사가 영풍 지분 4.39%를 보유한 주주이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제한 대상이기 때문에 영풍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다. 영풍정밀은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배우자인 유중근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단일 최대주주로 있다. 영풍정밀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작은아버지인 최창규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최창규 회장은 영풍정밀 지분 5.71%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씨 일가 지분이 장씨 일가 지분보다 더 많다. 영풍정밀과 고려아연과 주주 등은 향후에도 각종 가처분 신청과 민형사 고소 등 법적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소형 수류탄이 된 삐삐… "파괴 공작의 새로운 시대"

일상 전자기기가 테러 도구로 이용되면서, 새로운 차원의 파괴 공작이 현실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7일~18일 레바논에서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의 동시다발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이 폭발로 최소 37명이 숨지고 3천 명 이상이 상처를 입는 등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상자 중에는 어린이 등 민간인도 다수 포함됐다. 19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일상적인 기기가 엄청난 규모의 수류탄으로 바뀌었다”면서 파괴 공작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통신기기에 폭발물을 설치하는 공격은 새로운 수법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기기를 동시에 터뜨려 다수를 겨냥했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매체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번 공격이 전자 파괴 공작의 어두운 기술을 새롭고 무서운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에 표적이 된 기기는 바지 주머니와 벨트, 주방에 보관돼 있었다”며 우리는 일상적 도구가 치명적 무기로 바뀔 수 있다는 취약함을 이제야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법무 자문위원을 지낸 글렌 거스텔은 NYT에 “이번 사건으로 휴대전화부터 온도조절기까지 그 어떤 전자기기도 완전히 믿을 수 없는 무서운 세상을 마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이미 러시아와 북한이 사이버 공격으로 전 세계 컴퓨터를 무차별적으로 파괴한 것을 목격했다”며 다른 개인·가정용 기기가 다음 목표가 될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NYT 또한 "역사적으로 이런 파괴공작은 한번 문턱을 넘으면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번 공격의 목적이 공포심 조성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오르나 미즈라히는 “이번 공격으로 헤즈볼라 통신망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지만, 더 큰 피해는 심리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보여준다”며 “이런 작전에 당한다는 건 굴욕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영국 카디프대학 국제관계학 연구자 아말 사드는 “앞으로 헤즈볼라는 모든 것이 해킹되고 조작될 수 있다는 점을 극도로 우려할 것”이라며 이번 공격의 가장 큰 영향은 그들의 사기 저하와 두려움이라고 평가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폭발 사건으로 레바논 시민들 또한 전자기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떨고 있다. 삐삐, 무전기 등은 물론 휴대전화와 노트북에까지 공포심을 느끼면서 휴대전화 수요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제1502호 - 2024.9.9

제1501호 - 2024.9.2

제1500호 - 2024.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