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문계 취업률 1위 ‘러시아어’… 수능 응시자는 ‘1.1%’ 불과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발표된 27일 오전 서울 풍문여자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131127


12월 7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발표되면서 수험생의 본격적인 입시지원이 시작됐다.
최근 취업시장에서는 ‘직무’가 핵심 단어로 떠오르면서 대학 전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공계열 졸업생을 선호하는 기업이 압도적인 가운데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인구론(인문계 구십퍼센트(90%)가 논다)’ 등 비이공계열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자조 섞인 신조어도 쏟아지고 있다.
취업률 1위 언어 ‘러시아어’… 제2외국어 응시율은 ‘꼴찌’
한국교육개발원이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를 조사한 결과 어문계열에서 취업이 가장 잘 되는 학과는 러시아어였다. 지난 2014년 12월 31일 조사 기준으로 취업률 63%를 기록했다. 러시아어는 졸업자가 493명으로 다른 어문학과에 비해 가장 적었지만 이중 절반 이상인 296명이 취업에 성공하며 가장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러시아는 미국·중국·일본과 함께 주변 4대 강국으로 불리는 거대한 나라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정부기관과 기업이 잇따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올해 현대다이모스, OCI상사, 우리은행 등이 신입채용 때 러시아어 능통자를 우대했다. 반면, 이번 수능에서 러시아어를 선택한 수험생은 전체 제2외국어 응시자 중 1.1%에 불과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취업률이 가장 낮은 어문학과는 국어국문학이었다. 국어국문학과는 졸업자 5,058명으로 영미어문학(8,19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취업률은 절반에 그쳤다. 여기에는 외국인유학생의 영향이 컸다. 2014년 국어국문학을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은 총 609명으로 전체의 12%의 달했다.

사회계열, 경영학과 제치고 ‘지리학과’과 1위



사회계열에서 취업률이 가장 높은 학과는 지리학과(68%)였다. 지리학과의 경우 감정평가사로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높은 연봉이 보장되며 학력이나 경력의 제한 없이 감정평가사 시험에 통과하면 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경영학과(67%)였다. 경영학과는 졸업자가 3만570명으로 두 번째로 졸업자가 많은 행정학과에 비해서도 2만 여명이 많았다. 3위는 국제학과였다. 국제관계학과, 국제문화전공, 해외개발학과 등이 관련학과이며 기업의 국제 업무나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진출한다.

‘전·화·기’는 여전히 상위권… 건설업 불황으로 건축공학계열 ‘난감’



제조업과 IT 등 국내 주력산업에서 다각도로 활약이 가능해 ‘취업깡패’라고도 불리는 공학계열에서는 해양공학이 84%로 압도적인 취업률을 보였다. 특히 일반 취업자와 함께 전체 졸업자의 5%가 해군 등으로 입대하면서 취업률은 더욱 올라갔다.
다음은 항공학·기계공학·기전공학(79%), 전자공학(77%) 순이었다. 여기에 화학공학과도 전체 졸업생 4575명 중 2580명이 취업해 73%의 취업률을 확보하며 ‘전·화·기(취업이 잘 되는 학과 : 전기전자공학·화학공학·기계공학)’로서의 면모를 공고히 했다.
반면, 최근의 건설경기 불황으로 건축·설비공학 졸업생은 70%만 취업에 성공하며 공학계열 중에서는 하위권에 자리했다. 토목공학과 도시공학 취업률 역시 각각 64%를 기록하며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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