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2016 상반기 주요그룹 인적성 출제경향

“아름다웠다, 꿈을 위해 달리는 모습이”상반기 기사로 미리보는 대기업 인적성검사 生生 현장
10월은 매년 그랬듯 대기업 인적성검사가 가득 몰려있는 달이다. 이른 아침부터 시험이 시작되는 고사장은 일명 ‘추리닝부대’의 세상이다. 긴장감 가득한 시험장 분위기를 미리 느껴보고 싶다는 예비 취준생을 위해, 올 상반기 잡앤조이 기자들이 직접 다녀온 시험 현장을 한 곳에 담아봤다.




(4월 10일) 현대자동차그룹 “참고서에 없는 문제 나와 당황스러워”
문제 난이도 : ★★★☆☆킬링 포인트 : 공간지각영역


7개 계열사가 참여한 현대자동차그룹 상반기 인적성검사(HMAT)가 4월 10일 서울, 부산 등 전국에서 일제히 시행됐다. HMAT는 모든 그룹사가 같은 날 열려 지원자는 한 계열사만 택해 시험을 응시할 수 있다.
서울 고사장 중 한 곳인 신천동 잠실고에는 이날 1150명의 응시자가 몰렸다. 이날 아침 7시 35분. 응시자들이 서울 잠실고 운동장에 모였다. HMAT에 응시하기 위해 학생들은 아침 8시 10분까지 입실을 완료해야 했다. 진행요원들은 정확히 오전 8시 10분이 되자 철문을 굳게 닫았다. 뒤늦게 도착하는 이는 없었다. HMAT는 적성검사와 인성검사, 역사에세이로 나눠 출제된다.
오후 1시 50분, 시험을 마치고 나온 응시자들은 “공간지각이 다소 의외의 문제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간지각 25문항은 지정된 공간 안에 도형을 제시하고, 도형을 굴려 방향을 예측하는 문항이 제시됐다. 김씨(고려대 4)는 “유형이 기존과 달라 당황했다. 모양의 변화가 있어도 입체적으로 굴리는 것은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박씨(서강대 4)는 “공간지각 문제는 필기가 불가능해 머릿속으로 도형 변화를 예측해야 했다”고 이야기했다.
| 막간 컷. 현대자동차 고사장에만 있는 간식 배급 현장. 현대자동차는 최근 몇 년 동안 시험 후 컵밥 등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공간지각 영역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 대해서 응시자들은 평이하다는 반응이었다. 유씨(중앙대 4)는 “기존 유형에 크게 벗어난 것이 없었다. 특별히 어려운 부분은 없었지만, 언어이해, 정보추론 등은 문제를 모두 풀 수 있는 시간이 모자랐다”고 전했다. 올해 역사에세이는 르네상스에 관한 주제가 제시됐다. 최씨(성균관대 4)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설명까지 제시돼 쓰기 편했다”고 설명했다.


(4월 16일) LG그룹 “시험시간 너무 길어 집중적 흐려졌다”
문제 난이도 : ★★★☆☆킬링 포인트 : 수리영역


LG 인적성 검사가 서울, 대전, 부산, 광주 등 4개 도시 9개 고사장에서 열렸다. 이번 시험에는 6000여 명이 참가했다. 서울에서는 용산고등학교, 잠실고등학교, 서울공업고등학교, 성수중학교 등에서 치러졌다.
특히 2014년 신설된 ‘인문역량’에서는 조선시대 정책 제도, 주요 문화유산 등 한국사에 대한 종합적 추론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 됐다. 지원자들은 대체적으로 우려했던 인문학이 쉽게 출제된 반면 수리력이 어려웠다는 반응이었다.
A씨(광운대 4)는 “방정식 등 기초 수학 문제는 평이했으나 차트해석, 도형추리에서 시간을 많이 썼다”며 “직무특화 시험에서는 자바문제가 나와 거의 풀지 못했다”고 말했다. B씨(경희대 4)는 “도형이 가장 어려웠고 수리, 언어추리력 등이 뒤를 이었으며 인문학은 LG 채용사이트에서 게재된 예제가 다수 출제돼 상대적으로 쉬웠다”고 평가했다.
특히 LG전자는 직무에 특화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SW/HW/기구(기계공학) 분야의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직무 집필 검사를 추가로 진행해 인적성검사에만 약 6시간을 썼다. C씨(고려대 4)는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문제를 풀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져서 제대로 된 실력발휘가 힘들었다”며 “하지만 직무특화 분야는 전공수업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푼다면 크게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직무지필검사에 대해 “지원분야 관련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는지 검증해 해당 직무 특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4월 16일) CJ “계열사 사업 물었다”
문제 난이도 : ★★☆☆☆킬링 포인트 : 인문학영역



CJ그룹이 서울지역 중?고등학교 10여 곳에서 인적성검사를 진행했다. 일부 응시생은 지각으로 고사장에 입실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취준생 A씨는 “지방에서 올라와 입실 시간인 1시에서 1분이 늦었는데 입실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종합적성검사를 치른 학생 대부분은 “시험 난이도는 평이했다”고 말했다. 신씨(인하대 4)는 “시중에서 판매 중인 인적성 문제집보다 쉬웠다. 새로운 유형이나 독특한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CJ계열사 사업 관련 문제도 출제됐다. 계열사 사업을 설명하는 지문을 준 뒤 관련 있는 계열사를 선택하는 등의 문제였다. 1~2문제 정도 출제돼 비중이 높지는 않았지만 다른 계열사의 사업 분야도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만큼 학생들은 어려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4월 17일) 삼성그룹 “서류전형 부활에, 결시자 거의 없었다”
문제 난이도 : ★★★☆☆킬링 포인트 : 상식영역
삼성그룹 입사를 희망하는 취업준비생들이 17일 오전 직무적성검사를 마치고 서울 강남구 단대부고 고사장을 나오고 있다 .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20160417


오전 9시, ‘GSAT(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가 서울 등 전국 5곳(부산, 대구, 대전, 광주 포함)과 미국 2곳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응시생들의 체감 결시율은 사실상 ‘0%’였다. 서울 용산고에서 시험을 봤다는 한 제일기획 응시자(24)는 “한 반 정원이 30명이었는데 결시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시험 전 고사장을 공유하던 일부 응시생 사이에서 “올해는 서울 지역 고사장이 몇 안 되는 것 같다” “이번에 서류합격자가 대폭 줄어든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문제 구성이나 유형은 예년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문제 난이도도 과거와 비교했을 때 비교적 ‘무난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다만 ‘시간이 부족했다’는 응답은 더러 있었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묻는 과목인 상식에서는 경제와 한국사의 비중이 높았다는 게 응시생들의 전언이다. 역사과목에서는 크게 한국사와 중국사가 출제됐으며 주로 ‘시대순 배열’을 요구하는 형태였다는 것. 중국사에서는 실크로드와 대운하 관련 문제도 나왔다.
그 외 다른 분야는 최근 많은 기업이 활용하고 있는 최신 기술 위주의 문제를 출제했다. 마케팅 용어도 출제됐다. 지문으로는 ‘칫솔 옆에 치약을 함께 놓고 끼워파는 방식’이 주어졌다. 답은 니치 마케팅이었다. 웹루밍과 역직구 관련 문제도 출제됐다. 이 밖에도 과학분야에서는 딥러닝, 자율주행차 등을 물었다.
같은 날, 소프트웨어 직군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는 SW역량시험도 치러졌다. 고사장에서 PC를 사용해 C, C++, Java 프로그램 언어로 코딩하는 실기테스트로 총 2개 문제에 180분이 주어졌다.


4월 24일, SK그룹 “시간은 많지만 문제가 어려웠다”
문제 난이도 : ★★★★☆킬링 포인트 : 수리영역



SK그룹이 24일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하는 SKCT(종합역량검사)를 동국대학교에서 진행했다. 검사를 치른 학생 대부분은 “시험이 매우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SKCT를 치른 취준생 윤씨(26)는 “시중의 문제집보다 난이도가 어려웠으며 특히 15년 하반기에 비해 한국사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한 “직무역량문제가 출제됐는데 공정 상황을 주고 적절한 대응을 고르는 문제가 나와 난해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취준생 A씨(전기전자 4)는 “지난해에 비해 어려웠다”라며 “GSAT 등 타 기업의 인적성은 난도가 높다기보다는 시간이 부족한 편인데, SKCT는 시간은 비교적 여유롭지만 문제가 어려워 힘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장에서 실시된 시험 난도 평가 설문에서 학생들은 수리 영역이 특히 어려웠다고 꼽아 눈길을 끌었다.
글 이도희 기자(tuxi0123@hanykyung.com) 사진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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