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한 교수의 공기업 준비법③…공기업 취업의 ‘넘나’ 현실적인 준비방법

대학에서 공기업 설명회 특강을 진행하는 이시한 교수.
NCS 기반 채용 도입, 임금 피크제로 인한 채용 인원 확대 등 취업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공기업이다. <캠퍼스 잡앤조이>는 취업 스타강사 이시한 성신여대 겸임교수와 손잡고, 취업준비생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6회에 걸쳐서 공기업 입사 정보를 전한다. 제공되는 정보는 대학에서 오프라인 강의 형식으로도 만날 수 있다.
1. 왜 지금 공기업인가? : 채용 절벽시대, 공기업에 기회가 있다2. NCS, 어디까지 믿니? : NCS 채용의 실제적인 공기업 채용 현장 적용 모습3. 공기업 취업의 ‘넘나’ 현실적인 준비방법4. 1+1은 마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 공기업과 대기업 준비 병행 방법5. 어떤 공기업이 매력 있을까? 6. 공기업 채용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의 플래닝
직무적합성
아주 오래전 내가 아직 대학생 때의 일이다. 동기 하나가 1학년 후배에게 밥을 사주기로 했단다. 요즘 말로는 ‘썸’을 타려고 시도했던 것 같은데, 과 모임에서 만났을 때 점심을 사줄테니 12시에 ‘중도’ 앞으로 오라고 했고 후배 역시 동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30분 여를 기다려도 오지 않는 후배. 실망하고 약속장소를 떠나 교문으로 가던 동기의 눈에 그제서야 정문 쪽에서 걸어오는 후배의 모습이 보였다고. 왜 늦게 오냐니까 사실은 중도가 중앙도로인 줄 알고, 30분 전부터 중앙도로를 계속 걸어 다녔다고 한다.
중앙도서관의 ‘중도’를 1학년 후배는 중앙도로로 잘못 알았던 것이다. 취업에서의 ‘직무적합성’이라는 용어가 이렇다.
취업준비생이 생각하는 ‘직무적합성’은 실제적으로 ‘직무에 대해 경험을 해 본 사람이 가진 직무에 대한 지식’ 정도의 느낌이라면, 채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취준생에게 말하는 현실적인 ‘직무적합성’은 ‘직무에 대한 관심도’ 정도의 의미가 된다.
왜냐하면 한국의 공채가 신규채용 위주다보니,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직무에 대한 적성을 따져볼 만큼 만족스러운 직무경험을 한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직무적합성이라는 말은 경력직 채용이 보편화 된 서구권의 채용 방식에 맞는 말이지, 신규 채용 위주인 한국의 공채제도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일 경험 위주로 뽑는다는 채용에, 일 경험이 있을 리 없는 갓 대학 졸업한 친구들이 대거 응시하게 된다. 당연히 매칭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직무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체크하게 되는데, 취준생들은 직무를 해본 적이 없으니 지레 겁먹고 포기하게 되는 경향이 발생한다.
그러니까 직무적합성이라는 말에 겁먹지 말고, 아르바이트나 동아리 활동, 사회경험 등에서 비슷한 직무경험을 찾아서 표현을 잘하면 어느 정도는 통할 수 있다. 다들 비슷하게 직무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NCS 자기소개서
공기업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자기소개서는 일반 기업의 자기소개서보다 조금 더 편한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 때문에 생긴다. 외적인 모습은 개인 경험 중심의 경험형, 상황형 질문이 대세를 이루면서 오히려 굉장히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내용면에서 일반 기업들의 자소서가 기업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고 유니크한 문항을 내고 있다면, 공기업 자소서는 어느 정도 한정되어 있다.
경력직 채용이라면 직무에 대한 경험이나 경력만 나열해도 충분하지만, 신입들은 그러한 경력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대신할, 직업기초능력이라는 부분을 체크 받게 된다. NCS에서는 회사일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직업기초능력을 크게 10개로 잡아 놓았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도 지원동기를 제외한 나머지 문항들이 대부분 이 10대 기초능력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기술능력이나 수리능력 같은 것은 자기소개서 문항으로 물어보기에는 힘들다보니 따지고 보면 결국 다음과 같은 6가지 내용으로 수렴된다.

그러니까 일반 기업 같은 경우는 기업마다 자소서 문항이 다르다보니, 그에 따라 다 다르게 작성하는 것이 요구되었다면, 공기업 자소서는 물어보는 포인트가 이렇게 6가지로 수렴하니, 이 부분에 대한 에피소드와 내용들을 미리 써놓고 이를 조합해서 여러 공기업의 자소서를 작성할 때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개별 공기업 지원동기만 따로 작성하면 다른 내용들은 이 6가지에서 많이 겹치는 편이다.
NCS직업기초능력검사 NCS직업기초능력평가는 의사소통능력, 수리능력, 문제해결력, 자기개발능력, 자원관리능력, 대인관계능력, 정보능력, 조직이해능력, 직업윤리, 기술능력 등 총 10가지 능력을, 객관식 문항으로 물어보고, 답안을 채점해서 우열을 가리는 것이다.
문제는 가장 많은 수의 취준생이 떨어지는 아주 중요한 이 정량평가 시험에 인성검사 같은 것은 채점하기 곤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10대 직업기초능력이지만, 직업윤리나 조직이해력, 대인관계능력 등은 우열을 가리는 객관식 문제가 되기는 곤란하다.
실제로 문제로 출제되는 것은 4~6가지 정도인데 의사소통능력, 수리능력, 문제해결력 (상황판단력, 의사결정능력)등이 그것들이다. 자기개발이나 자원관리능력 같은 것은 문제해결력을 물어보는 상황이나 소재로 쓰인다.
그래서 취업을 위해 NCS직업기초능력을 공부할 때는 10가지 직업기초능력 자체보다는, 객관식 문제화 될 수 있는 부분과 그것들을 풀 수 있는 원리와 기술 익히기라는 보다 수험화 되어 있는 방식을 익혀야 한다.
NCS구조화역량면접
NCS구조화역량면접은 질문들의 프로세스가 다 정해져 있어서, 면접 질문의 대답에 따른 각기 다른 추가질문의 경로가 있고, 채점 포인트도 명확한 것이 특징이다. 한마디로 면접 채점을 가능한 정량화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적용해보면 정성평가의 최고봉인 면접을 정량화하기는 정말 어렵다는 것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상반기 NCS면접 시행 공기업들의 면접 기출들을 살펴보면 NCS 이전과 다른 것은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면접에서 NCS를 적용하는 데는 아직 교육과 경험이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상태의 공기업 면접 준비는 일반적인 대기업 면접 준비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선에서 준비할 수 있다.
글 이시한 성신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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