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한 교수의 공기업 준비법②…NCS, 어디까지 믿니?

대학에서 공기업 설명회 특강을 진행하는 이시한 교수.
NCS 기반 채용 도입, 임금 피크제로 인한 채용 인원 확대 등 취업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공기업이다. <캠퍼스 잡앤조이>는 취업 스타강사 이시한 성신여대 겸임교수와 손잡고, 취업준비생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6회에 걸쳐서 공기업 입사 정보를 전한다. 제공되는 정보는 대학에서 오프라인 강의 형식으로도 만날 수 있다.
1. 왜 지금 공기업인가? : 채용 절벽시대, 공기업에 기회가 있다2. NCS, 어디까지 믿니? : NCS 채용의 실제적인 공기업 채용 현장 적용 모습3. 공기업 취업의 ‘넘나’ 현실적인 준비방법4. 1+1은 마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 공기업과 대기업 준비 병행 방법5. 어떤 공기업이 매력 있을까? 6. 공기업 채용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의 플래닝
필요한 팀에서 필요한 선수로
한 프로야구 팀에서 고등학생 선수를 찾고 있고 당신이 스카우트 담당자라고 해보자. 감독의 주문은 이렇다.
“유격수로, 우완이고 도루 20~30개가 가능할 정도로 빠른 사람이 필요하며, 타율은 2할 6푼만 넘으면 되지만, 선구안이 좋아서 출루율이 3할5푼은 넘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에 맞는 사람을 찾으려면 전국의 고등학교를 뒤지며 유격수를 관찰해야 하겠지만, 찾기만 한다면야 낭비라고는 없는 아주 아름다운 그림이 될 수밖에 없다.
팀 입장에서는 가장 필요한 포지션의 사람을 데려온 것이니, 어떻게든 조련해서 빠른 시일 내에 실전에 이 선수를 투입할 것이며, 선수 입장에서도 프로로 들어와서 팀 사정에 맞춰 좌익수로 전향해야 하는 상황 같은 것을 피하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그대로 발휘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등학교 선수를 뽑을 때 ‘그냥 두루두루 성적이 좋은 훌륭한 선수를 순서대로’ 뽑는다면, 선수 자체야 훌륭할 수 있지만, 그 선수가 팀에 맞는 선수가 아니라면 팀과 선수, 서로 간에 낭비가 될 수밖에 없다. 팀도 선수도 낭비가 없는 건 팀 입장에서는 정확하게 필요한 사람을 뽑아야 하고, 선수 입장에서는 정확하게 자신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팀에 들어가야 한다.
기본적으로 국가직무능력표준(NCS)가 지향하는 것은 바로 이런 채용 시스템이다. 필요한 사람을 정확하게 공지하고, 그에 맞는 사람이 지원해서 채용이 된 즉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실전적인 인재를 뽑는 도구가 바로 NCS라는 말이다. ‘Best’인재보다는 ‘Right’인재라는 말이 이를 간단하게 설명한다.
한국적 특성이 반영된 공채제도의 공고함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이상이야 아름답기 그지없지만, 한국의 공채제도는 신규채용이라는 전제하에서 이루어진다. 이제 대학을 졸업한 신입들에게 직무적인 경험이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필요한 직무와 필요한 경력을 생각하지 않고, 일단 잘할만하고 쓸모 있을 만한 친구들을 적당한 기준에 맞춰 뽑아서, 연수원을 통해 성적을 매긴 다음에, 그에 맞춰 희망직무와 일을 배분하게 된다.
혹자는 그렇다면 이참에 공채 제도를 버리고 필요할 때 팀장급이 자신의 팀원을 뽑는 외국의 특채 시스템으로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에서 외국의 특채 제도가 정착되기는 정서적으로 힘들다.
입시의 특채제도라고 할 수 있는 입학사정관제도 한국에서는 정착하지 못했다. 온전하게 정성평가에 맞춰진 주관적인 평가 방법이 불신의 시대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탓이다.
대한민국에서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군대와 입시다. 이 부분에 대한 비리나 청탁, 편법은 국민감정을 건드리기 때문에 막강한 정치권의 실세도 이 부분만큼은 조심하려고 무척이나 애쓴다. 이제 거기에 하나 추가해애 할 것이 있다. 바로 취업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에 부모님의 도움으로 쉽게 취직이 되었다거나, 아는 사람의 청탁으로 이른바 낙하산을 매었다는 것이 밝혀지면 거의 군대 비리 수준의 지탄을 받는 것이 요즘의 한국사회다. 사회적 신뢰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앞으로도 한국에서 신입 채용이 공채에서 전면적인 특채로 갈 일은 없을 것이다.
NCS의 태생적 모순
NCS는 직무중심의 채용방법인데, 신입 공채로 사람을 뽑을 때는 사실 직무경험을 기대하기 힘들다. 대학교육이 직무경험을 배재하고 이론 위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대졸 신입 공채지원자들은 직무경험도 없고, 직무 적성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현재의 NCS기반 공기업 채용은 서류에서 직무라는 기준을 가지고 사람을 뽑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직무경험 없이 지원하다보니, 스펙을 배재한 채 서류에서 사람을 가르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 어려움은 현실적으로는 서류통과의 용이함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기준이 애매하다면 논란을 만들지 말고 기본적으로 서류를 많이 통과시켜 스펙초월이라는 이상에 맞게 만들고, 그 다음 필기시험 단계에서 인원을 거른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한국전력 같은 경우는 아래와 같이 사람을 뽑는다.

한전처럼 20~100배수 서류통과를 시켜주는 기업도 많고, 심지어 지원자격만 되면 무조건 합격이라는 공기업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공기업 채용의 중요성은 필기시험으로 이동하는 중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필기시험 중에서도 전공시험은 없어지거나 쉬워지는 분위기고, NCS에 맞는 10대 직업기초능력을 선정한 다음에 그것을 조합해서 객관식 문항을 만든, NCS 직업기초능력평가가 중요해졌다. 이것을 통과할 수 있어야 면접까지 갈 수 있다.
면접에서야 직무적인 경험이나 그와 유사한 경험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자신의 적합성이든 열정이든 어필할 수 있지만, 이런 기회를 받는 것은 2배수 정도에 불과하다. 그전까지 가기위한 Key가 예전에는 스펙이었다면 지금 NCS제도에서는 필기시험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글 이시한 성신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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