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공채 현대차 자소서 문항 분석·작성방향 │ 매거진한경

이시한 교수가 전하는 현대차 자소서 핵꿀팁

<현대자동차 대졸 신입사원 자소서 항목>

1. 본인의 삶 중 기억에 남는 최고의 순간 및 그 의미를 설명하고, 향후 본인이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 기술해 주십시오.(최대 1000자 이내)

2. 본인이 회사를 선택할 때의 기준은 무엇이며, 왜 현대자동차가 그 기준에 적합한지를 기술해 주십시오.(최대 1,000자 이내)

3. 현대자동차 해당 직무 분야에 지원하게 된 이유와 선택 직무에 본인이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이유 및 근거를 제시해 주십시오.(최대 1,000자 이내)

▷ 1번 문항 : 보통 스스로 자랑스러웠던 경험만을 떠올리고, 작성하기 쉽다. 아니면 정말로 기뻤던 순간에 대해 쓴다. 예를 들면 대학 합격자 발표 순간이나 큰 대회에 나가서 수상이 결정되던 순간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이 문항은 최고의 순간만을 쓰라는 항목이 아니다. 향후 자신이 원하는 삶까지 연결 지어 작성하라는 문항이다. 따라서 작성하고자 하는 최고의 순간을 선택할 때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향후 본인이 원하는 삶이 자신이 택한 직무와 연관돼야 한다. 가령 ‘현장에서 실전 기술을 익힌 다음 향후 교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쓴 지원자를 회사에서 뽑을 이유는 없다.

자신이 원하는 삶은 직무적 비전과 관계가 있고, 최고의 순간은 자신이 원하는 삶과 관계가 있다. 따라서 유기적으로 연결해 서술해야 한다. 가령 모의 유엔대회에 나가 대상을 타던 순간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하더라도 지원 직무가 R&D분야라면 직무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결론적으로 최고의 순간은 그냥 뽑는 게 아니라 직무와 연결된 소재에서 뽑아야 한다. 직무적 성취, 직무와 연결되는 삶의 가치관, 태도, 자세 등이 구현되는 순간을 떠올려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자신이 지향하는 삶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항목이 돼야 한다.

▷ 2번 문항 : 이 문항에 대한 가장 흔한 오답은 ‘현대자동차가 왜 위대한지’에 대해서 주절주절 늘어놓는 형태일 것이다. 현대차의 수출액이나 시장 점유율, 시장에서의 위치 등을 나열하며, ‘이러한 위대한 기업의 일원이 되고자 지원하게 됐다’는 식의 서술은 흔하기 그지없다. 입장을 바꿔서 당신이 현대차의 임직원이라면 인터넷 한두 번 뒤지면 나오는 이야기를 나열한 자소서를 보고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까? 특히 이러한 사항들은 지원자가 현대차를 지원한 이유가 될 수는 있겠지만 현대차가 지원자를 뽑아야 하는 이유가 될 순 없다.

자소서는 회사를 소개하는 게 아니라 지원자를 소개하는 것이다. 가령 ‘제 비전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곳이 현대차여서 지원했다’는 형태가 훨씬 낫다. 회사는 지원자의 비전을 가장 중요시한다.

▷ 3번 문항 : 올해 채용 트렌드는 직무적합성이다. 위 문항도 직무에 대한 비전이 없으면 서술하기 힘든 항목이지만 3번 문항은 가장 직접적이다. 그만큼 중요한 질문이라고 보면 된다. 이과생이라면 전공 지식을 나열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지식 베틀식’이 되면 오히려 자신의 밑천을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스스로 ‘전공에 대한 지식이 많아서 자신이 적합하다’고 판단하면 현장에서의 실전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회사 관계자들이 보기에는 조금 안쓰러워 보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공에 대한 이야기를 풀고 싶으면 ‘전공에 대한 열의가 남다르다’거나 ‘전공으로 인한 실천적 호기심 등이 생겼다’ 등 지식보다는 태도적 측면으로 흘러야 할 것이다. 전공 지식 베틀을 피하되 전공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남다른 것으로 만드는 게 좋은 전략이다.

▷ 전체적 맴핑 : 현대차의 자소서 문항은 엄밀히 말하면 한 문항에 물어볼 것을 나눠 놓은 것이다. 세 개의 문항을 이어주는 하나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어떤 일을 해보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하기 위한 직무는 이런 것이어서 직무적 적합도를 쌓아왔으며, 그 비전과 능력을 시장에서 가장 잘 펼치게 도와 줄 수 있는 곳이 현대차이기 때문에 지원했다.'

글 이시한 전주대 객원교수/ 이시한닷컴 대표

정리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사진=한국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