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2
본인의 성장과정을 간략히 기술하되 현재의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 인물 등을 포함하여 기술하시기 바랍니다. (※작품 속 가상인물도 가능)
(1500자 이내)
에세이 2번 문제에서 사건, 인물을 포함하라는 이유는 뭘까? 지원자들이 쓰는 성장과정이 한결 같이 똑같기 때문에 평가자가 고육지책으로 고유명사를 언급하라고 한 것이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화목한 가정에서(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화목하지 않은 가정을 어필하기도 애매하다) 무난하게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했을 것이다. 한국의 교육과정이 천편일률적이기 때문에 지원자 입장에서도 딱히 차별화될 요소를 쓰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고유명사를 언급해 성장과정을 설명하면 지원자마다 내용이 달라진다. 이 문제의 핵심은 사건이나 인물이 아니라, 성장과정이다. 성장과정을 좀 구체화해서 써 달라는 주문이다. 이 때 사건이나 인물은 평가자도 알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지원자만 알고 있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을 쓰면 평가자는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쉬운 방법은 인생의 중요한 선택지에서 영향을 미친 사건·인물이다. 인문계·자연계를 선택할 때 영향을 끼친 변수가 있을 것이다. 인문계를 선택했다면 매력을 느낀 작가, 철학자, 역사적 인물이 있을 것이다. 자연계는 과학자 같은 인물뿐만 아니라 인류의 기술적 도약을 이끈 사건도 많다. 그 중 자연계(고교 때)를, 전공(대학교 때)을 선택하게 한 일들이 있을 것이다. 막연했던 것들을 구체화 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고등학교 때 스마트폰으로 접한 어떤 게임이나 서비스(또는 개발자)가 마음에 들어 IT 기술자를 꿈꿨다던지, 드론 개발(또는 개발자)에 대한 뉴스를 보고 멋진 드론을 만들고 싶었다던지 하는 것이다. 그런 것도 사건이 될 수 있는가 의문이 들 것이다. 르네상스나 산업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은 구체적으로는 특정 작가의 작품, 특정 기술자의 제품들을 통해서 구현된 것이다. 산업혁명이란 역사적 사건도 구체적으로는 증기기관, 방직기 발명을 통해 시작된 것이다. 상업용 드론의 발전도 인류사의 거대한 사건이 될 수 있다. 무인자동차, 인공지능 다 마찬가지다.
이러한 사건·인물을 언급할 때는 그것이 자신의 경험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언급해야 한다. 책에서 읽었는지, 뉴스에서 봤는지, 직접 겪었는지가 나오지 않고 해당 사건·인물에 대한 설명만 있다면 ‘성장과정’을 쓰라는 문제의 취지와 맞지 않을 것이다.
직무에세이에는 지원자를 직접적으로 어필하라는 문항이 없다. 따라서 각 문항별로 자신을 최대한 어필할 수 있는 내용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지원동기, 포부, 성장과정 모두 자신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어야 한다. 인물·사건을 선택할 때는 되도록 산업·기술과 관련된 것을 추천한다. 정치·사회 분야는 기업 실무자가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분야다.
-우종국 <캠퍼스 잡앤조이> 취재편집부장
(<삼성맨의 글쓰기> 저자) xyz@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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