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 인담, “자소서가 서류전형 당락 결정” 한 목소리


주요 대기업 인사담당자 들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가 채용전형의 첫 관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채의 첫 단계인 서류전형에서 자소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채용설명회에서 만난 일부 인사담당자들은 자소서가 서류전형의 당락을 결정지을 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소서의 위상은 최근 기업들이 출신대학이나 성별, 학점, 공인어학성적 등 소위 ‘스펙’이라고 불리는 이력 사항들을 블라인드로 처리하거나 과도한 스펙 경쟁을 지양하고 있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


◆기업 인재상· 직무유형 파악해야


기업별 서류전형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에세이를 작성하며 이를 통해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 적합한지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삼성 계열사 한 인사 담당자는 “에세이는 본인이 해당직무를 위해 어떤 준비과정을 거쳤는지를 검증하는 단계로 솔직하게 작성되 경험담은 담백하게 써 달라”며 “채점 비중이 9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 삼성그룹 에세이는 지난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삼성취업을 선택한 이유와 입사 후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꿈을 기술하십시오. ▲본인의 성장과정을 간략히 기술하되 현재의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 인물 등을 포함하여 기술하십시오. ▲최근 사회이슈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한 가지를 선택하고 이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기술하십시오 등이다.


LS그룹은 밝고, 창의적이며 전문성 있는 인재를 뽑는다. LS그룹의 자소서는 그룹의 인재상과 LS전선, LS-Nikko동제련, LS산전, LS엠트론 등 각 계열사별 비전을 자신의 경험과 접목해 솔직하고 간결하게 작성해야 한다. 회사명 오타 여부는 첫 번째 검토 항목이다.


대한항공의 인재상은 ▲진취적 성향 ▲국제적 감각 ▲서비스정신을 가진 ▲성실한 조직인 ▲팀플레이어(Team player)다. 자기소개서는 5가지 인재상에 맞게 본인의 강점이 잘 부각되도록 직접 경험한 사실을 들며 작성하는 것이 좋다. 오타, 비속어 사용 등은 특히 주의해야 하며, 간결하고 한 눈에 들어오는 자기소개서를 써야 한다.


◆베낀 자소서는 ‘NO’, 기업명 잘못 기재 ‘탈락’


인사담당자들은 감점을 주는 자소서에 대해 베낀 듯한 천편일률적인 내용이라고 채용설명회 등 기회가 날 때마다 거듭 강조한 바 있다. 한국은행 한 인사담당자는 “취업포털사이트 등에서 나와 있는 합격자소서는 참고용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베끼는 것은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 며 “특히 기업명을 잘못 쓰면 읽지도 않고 바로 버려지기 때문에 되도록 몇 차례 읽어보고 실수하지 않도록 철저히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대림산업의 경우, ‘대림수산’, ‘대림통상’ 등 대림그룹과 관련 없는 회사를 관계사로 착각해 잘못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 대림 계열사를 파악 후 기업명을 정확히 써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자소서에 건설부문을 ‘대림건설’이라고 기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감점요인이 된다.”며 “정확한 명칭은 ‘대림산업(주) 건설 사업부’로 이 사업부에는 삼호(주)와 고려개발(주)이 소속돼 있다.”고 설명했다.


◆인적성폐지· 스펙란 삭제로 자소서 강화


SK그룹은 서류전형에 사진, 어학성적, 해외경험 등의 기입란을 삭제되면서 직무능력 중심의 자소서 위주로 채용을 실시한다. 자소서는 지원자의 경험이 회사의 인재상과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솔직하게 작성해야 한다. 서류전형에서는 직군별 필요역량을 본인이 얼마나 갖췄는지 집중해서 읽어 보기 때문이다.


LG그룹 역시 서류전형에서 어학점수 및 자격증, 해외연수, 인턴경험, 수상경력, 봉사활동 등 스펙 관련 입력란을 없앴다. 자소서 비중이 높아진 셈이다. 이에 대해 이 회사 관계자는 자소서를 작성할 때는 지원하려는 회사의 주력제품과 기업의 시장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원자가 회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3년부터 인·적성검사(HAT)가 폐지되면서 자소서 심사가 강화됐다. 서류심사는 1차(인사팀), 2차(현업 실무자)에 걸쳐 면밀하게 진행된다. 자기소개서는 그룹의 인재상인 ▲도전▲헌신▲정도 등을 본인의 경험과 접목시켜 작성하되, 직무역량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기술한다. 특히 자소서에는 현업에서 쓰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