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터디, 더 이상 ‘술’터디는 찾기 힘들어

-친목 다지는 취업스터디 드물어도 실패하는 스터디 多···조장 능력에 따라 성공여부 달려



[캠퍼스 잡앤조이=한종욱 인턴기자] “취업스터디가 입사에 큰 도움 됐어요. NCS, 논술, 면접 모두 스터디 통해 준비했죠. 스터디를 활용한 것이 합격의 팁이에요.(웃음)”



잘 들어간 '스터디' 하나 열 '취업과외' 안 부럽다?···취업 스터디 잘 고르는 법



2018년 하반기 신용보증기금에 입사한 오지은 마산지점 주임은 스터디가 공기업 합격의 열쇠라고 언급했다. 오 주임은 자신뿐 아니라 공기업에 입사한 또래 신입사원 중 상당수가 취업스터디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잡코리아가 신입직 구직자 5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신입직 구직자 60.4%가 취업을 위한 스터디를 하고 있거나 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터디를 해 본 경험이 있는 구직자 중 93.0%가 '취업스터디가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스터디=친목 도모’ 공식, 취업스터디에서는 옛말···구직자, “다들 간절해 분위기 무거워”

‘스터디’라고 하면 친목의 장이라고 오인받던 시절도 있었다. 대학생 A씨는 “강남 토익학원을 다닐 때 스터디를 마치고 자주 호프집을 가거나 노래방에 가서 놀았다”며 “지금도 강남 쪽에서는 스터디로 친목도모를 하곤 한다”고 전했다.

잘 들어간 '스터디' 하나 열 '취업과외' 안 부럽다?···취업 스터디 잘 고르는 법

하지만 취업스터디에서는 술터디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취업’이라는 두 글자가 주는 무게감 때문이었다. 취업전망이 악화된 것도 한몫했다. 잡코리아가 인사담당자 310명에게 ‘2020년 취업 전망’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더 안 좋아질 것(48.4%)’이라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다. ‘작년과 비슷할 것’은 39.7%로 뒤를 이었다.


△잡코리아가 올해 발표한 2020 채용전망 (사진 제공= 잡코리아)


공기업 입사를 준비하고 있는 구직자 B씨는 “취업 혹은 취업 준비라는 단어에서 주는 무게감이 있다”며 “스터디를 같이 하는 구성원들도 그 무게에 짓눌려있고 빨리 취업을 하고자 하는 마음에 술터디로 변질되는 사례는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어 “채용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에 다들 놀 엄두도 못 낸다”고 덧붙였다.


‘노는’ 스터디 없어도 ‘실패하는’ 스터디 有···성공하는 스터디의 열쇠는 ‘조장’

B씨의 말처럼 '놀자판'인 취업스터디는 드물지만 성공하는 스터디와 실패하는 스터디는 명백히 나뉜다. 성공하는 스터디를 알아보기 전에 우선 스터디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 법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스터디는 대개 스펙업, 독취사 등과 같은 취업 커뮤니티에서 꾸려진다. 스터디를 구성하고 만드는 사람을 대개 ‘조장’이라고 하는데, 조장이 커뮤니티 사이트에 모집 공고를 올리면 구성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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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카페에 올라오는 스터디원 구인 게시글. 스펙업, 독취사 등 큰 규모의 카페에서는 하루에 10~15개의 스터디 구인공고가 올라오고 있다. (사진 출처=스펙업)



고재민(한국항공대, 4학년 27)씨는 영어회화, 토익 스터디를 포함해 취업스터디도 구성해본 스터디 경력자다. 그는 “스터디의 성공 여부는 조장의 역할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스터디가 꾸려지면 조장이 주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정보력이 없거나 운영이 매끄럽지 못한다면 팀원들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이어 고 씨는 “조장이 우선 경험이 풍부해야 할 뿐더러 스터디를 구성할 때도 어느 정도의 기준점을 둬야 한다”며 “토익스터디는 토익 점수에 상한선을 두고 구성원을 받는 것이 좋다. 취업스터디도 어느 정도 성적 관련 기준을 두고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취업 준비 중인 지 모(28)씨도 조장의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지 씨는 “조장의 정보력, 능력 등 역량에 따라 스터디의 성공 여부가 갈릴 수 있다”며 “스터디만 제대로 해도 '최종면접'까지는 갈 수 있다”고 답했다.


취업스터디로 취뽀한 경험자들, ‘스터디, 이것만은 주의해라’

하지만 아무리 조장이 능력이 좋은 스터디라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취업하는데 스터디가 큰 도움이 됐다던 조 모(25)씨는 주의가 필요한 스터디에 대해 언급했다. 우선 스터디 운영방식이 자신의 성향과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스터디를 불편하다고 느끼면 자연스레 마음이 멀어지게 되고, 그렇게 될 경우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조 씨는 “스터디 계획은 처음부터 모두의 동의를 받은 채 합의해야 한다”며 “처음 모임에서 운영방식이 자신과 맞지 않다면 다른 스터디를 구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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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들의 과제수행률도 중요하다. 첫 모임과 두 번째 모임에서 서로간의 약속이 된 과제를 해오는지에 대한 여부가 관건이다. 앞서 신용보증기금에 입사한 오 주임은 서로 간에 해오기로 한 과제는 필수로 해야한다과제에 따른 스터디 시간 배분, 철저한 계획성은 능력있는 조장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외적인 요소로는 장소 선정에 달려있다. 스터디 경험자들은 구직자들은 조용한 스터디룸을 확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고재민 씨는 “서울 일자리 센터에서 운영하는 취업스터디 프로그램을 통해 장소를 대여하고 있다”며 “스터디 중에 NCS나 인적성 시험을 보는 시간이 있는데 스터디룸 주위가 시끌벅적하다면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jwk1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