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바이크 타다 직업까지 바꾼 사연은?

△취미를 전문적으로 발전시켜 창업한 사람을 ‘하비프러너’라고 한다. (사진=본 제공)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김은영 대학생 기자] 워라벨,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욜로 등 나의 ‘행복’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사회에서 주목받는 창업 트렌드가 있다. 바로 ‘하비프러너(hobby-preneur)’다.


하비프러너란 취미를 전문적으로 발전시켜 창업한 사람을 뜻한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바람이다. 또한 행복하게 살기 위한 수단으로 취미는 매우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취미가 직업이 된 이들은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하비프러너 시장이 커진 것에는 SNS가 큰 역할을 했다. SNS가 활성화되면서 창업의 문턱이 이전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SNS를 통해 다양한 경로로 홍보, 판매를 할 수 있으며 소비자와도 활발히 소통한다.


부산에서 가죽공방 ‘본’을 운영하는 서경원(45) 씨와 청주에서 캔들공방 ‘포레니티’를 운영하는 안채원(24) 씨는 모두 취미가 직업이 된 하비프러너다.

취미로 바이크 타다 직업까지 바꾼 사연은?

△가죽공방 ‘본’을 운영하는 서경원 공방장. (사진=본 제공)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하비프러너'

가죽공방 ‘본’은 바이크에서 시작됐다. 서경원 씨는 바이크 타는 것을 좋아했고 바이크 소품은 가죽으로 제작된 것들이 많다. 그렇게 종종 가죽 바이크 소품을 구매하다 문득 나만의 디자인으로 직접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가죽공방 문을 두드렸다. 그렇게 취미로 바이크 소품을 직접 만들던 것이 점점 발전해 지금의 가죽공방이 됐다. 서 씨는 “하비프러너는 설레는 즐거움이며 이야기"라며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라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안채원 씨는 우연히 캔들을 접하게 됐다. 그때부터 무궁무진한 캔들 공예의 세계에 푹 빠졌다. 지금은 머핀, 케이크, 큐브 등 눈과 코가 모두 즐거운 캔들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우연히 접한 캔들이 취미를 넘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됐고 지금의 캔들공방 ‘포레니티’가 됐다. 안 씨는 “취미를 직업으로 갖게 됐으니 취미활동 수준에 안주하지 않고 직업의식을 갖고 더욱 열심히 배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하비프러너에 대한 본인의 소신을 밝혔다.


취미가 직업이 된 것에 대해 서 씨는 “잘하고 좋아하는 것으로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데 이보다 더 좋은 직업이 있을까”라며 만족했다. 안 씨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다 보니 늘 자신감 있고 애정을 가지고 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라고 말했다.


취미로 바이크 타다 직업까지 바꾼 사연은?

△캔들공방 ‘포레니티’에서 판매하고 있는 캔들. (사진=포레니티 제공)



취미가 직업되려면 전문성, 독창성 갖춰져야

이들은 취미에서 시작해 공방 사장이 되고,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취미를 만들어주는 일도 한다. 바로 비전문가도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원데이클래스다. 안 씨는 원데이클래스를 진행하면서 같은 관심사를 나누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흔히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힘들다’라고 말한다. 하비프러너도 이에 대한 고충이 있다. 서 씨는 “좋아하는 것이 직업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책임이 따른다"라며 "취미로 즐길 때는 혼자만 만족하면 됐지만 직업이 되니 저보다는 소비자가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신경이 많이 쓰인다”라고 말했다.


안 씨는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직업이 되면 힘들다는 말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일에 흥미를 잃게 되면 제품에서 분명히 티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제작해보면서 미래를 구상하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의지가 불타오른다”라며 본인만의 해결 방법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서 씨는 “‘요차불피(樂此不疲)’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은 아무리 해도 피곤하지 않다는 뜻인데, 자신의 재능을 살려 직업으로 이어진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싶다"며 "그렇다고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좋아하는 것이 직업이 되면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아지고, 타인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게 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미로 하던 것에서 전문성, 독창성을 가져야 하며 시스템적으로 계속 발전해야 한다”라며 하비프러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안 씨는 “진로의 선택 속에서 수많은 고민들이 나 자신을 힘들게 만드는 기분을 잘 알고 있다. 그럴 때 어쩌면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나의 휴식이 되어주는 무언가가 나의 앞날을 함께 해줄 좋은 파트너가 될지도 모른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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