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조수빈 인턴기자] 잡앤조이 대학생 기자 4명과 대기업 인사담당자 출신 인싸담당자 제이콥’이 1월 30일 역삼 Channel 9에서 만나 자소서를 어떻게 ‘잘’ 쓸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에 참여한 대학생 기자들은 모두 대학 4학년으로 자소서를 쓰기 시작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인싸담당자가 말한다 “잘 쓴 자소서란 직무 중심으로 엮어낸 하나의 스토리”

인싸담당자가 되기까지

유튜브 채널 '인싸담당자'를 운영하고 있는 '제이콥', 복성현 대표는 취업준비 첫 시즌, 모든 기업에서 서류 '광탈'을 당했다. 다음 시즌, 중견기업까지 범위를 넓혔지만 역시 전체 불합격. 그 뒤에 본격적으로 마음을 먹고 나의 강점과 경험을 꼼꼼히 정리해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이랜드 인재개발팀에 합격했고 몇 년 뒤 이랜드리테일 채용팀장으로 일하며 '취업학교'라는 이벤트를 통해 구직자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청년들이 취업을 준비하며 나와 같은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고 7년차가 되던 해, 그들을 위한 꿈의 이야기,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인사팀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회사를 나와 '인싸담당자'를 개설했다.

인싸담당자가 말한다 “잘 쓴 자소서란 직무 중심으로 엮어낸 하나의 스토리”

△왼쪽부터 박지연, 박희은, 인싸담당자, 이정미, 박성균 대학생기자

대학생들의 사전 고민

박지연 대학생기자(이하 박지연):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기자와 부동산 관련 취업을 병행 중. 언론계와 부동산경제계 자소서 두 가지를 다 준비하다 보니 직무관련성을 적는 데 어려움을 겪는 중.


박희은 대학생기자(이하 박희은): 문예창작과, 기자 지망. 글로 기획도 하고 상품 판매일도 하고 싶어서 교육브랜드 관련 마케팅도 생각 중. 현직자를 만나기 어렵고 정보가 없는 것이 어려움.


이정미 대학생기자(이하 이정미): 불어불문학과, 전공을 살리지 않을 생각. 홍보대행사나 마케팅을 생각 중이지만 꿈을 정확히 정하지 못한 상태라 어려움을 겪음.


박성균 대학생기자(이하 박성균): 한국어문학과, 해외 소식을 현장에서 직접 전달하는 스포츠 기자가 되고 싶어 대학생 기자 활동부터 시작. 하지만 우선 영어능력이 필요해 해외 연수를 준비 중. 자소서를 써본 적 없으며 특히 기자 직군 자소서를 어떻게 작성할지에 어려움을 느낌.



****자소서 구성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박성균 : 자유 자소서의 경우 어떤 형식으로 써야 하나

“인싸담당자 : 지원동기, 역량 2개, 입사 후 포부로 구성하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직무중심 채용이 되면서 입사 후 포부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영업직군을 예로 들어보자. 특히 많이 쓰는 표현이 ‘책상에만 앉아있지 않고 고객을 직접 만나겠다’다. 이건 너무 일반적이다. 만약 편의점 영업관리라면 ‘점장을 설득해야 할 일이 많은데 그럴 때 이러한 문제가 예상되고 이때 이렇게 극복하겠다’와 같이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구체성’이라는 것은 ‘상황에 따른 문제를 얼마나 제대로 인식하고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봤느냐’까지를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보통 ‘무엇을 할 건지’만 쓴다. 사실 뒷부분이 정말 중요하다.”


이정미 : 소제목은 꼭 필요한가

“인싸담당자 : 소제목에 대한 별도의 평가 지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밑의 글을 요약하는 선에서 있으면 좋다.”


박희은 : 성장과정의 범위는 어떻게 정하나

“인싸담당자 : 구직자들이 초중고 경험을 적어도 되는지, 군대 경험을 써도 되는지 등 고민을 많이 하는 곳이다. 적을 수 있는 주요 사건들이 수동적인 경험이 아니라면 범위는 상관없다. 현재는 직무중심 채용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해당 문항은 사라지고 있지만, 성장과정을 어필하고 싶다면 자신이 주도적으로 했던 직무 관련 경험을 쓰는 것이 좋다.”


인싸담당자가 말한다 “잘 쓴 자소서란 직무 중심으로 엮어낸 하나의 스토리”



박지연 : 자소서 안에서 삼가야 할 표현이 있나

“인싸담당자 : 따로 있지는 않다. 대신 유념해야 할 두 가지 포인트가 있는데 첫째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단, ‘나는 다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무엇이든 뛰어들 수 있다’라는 종류의 자신감이 필요하다. 둘째는 학습 태도다. 알려주는 대로 학습하는 수동적인 태도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배워나가겠다’라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 두 가지 사항을 제외하고는 경계할 점은 없다. 욕을 해도 재밌게, 센스 있게 하면 감점 사항은 아니다.”


조수빈 인턴기자 : 단점을 쓸 때 얼마나 솔직해야 하나, 단점을 쓸 때 피해야 할 내용이 있나

“인싸담당자 : 치명적인 단점은 없지만 치명적인 표현은 있다. 똑같은 단점이라도 어떻게 표현을 하느냐에 따라서 느낌이 달라진다. ‘주장이 강해 다른 사람과 싸운다’와 같은 경우,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다른 사람을 돌보지 못할 때가 있다’로 표현을 다르게 쓰면 된다. 또한 단점 작성 시 극복 사례를 쓰는 구직자들이 많은데, 단점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솔직한 단점을 이야기하고 그 단점으로 비롯된 문제 상황을 어떻게 보완하는지를 보여줘라. ‘나는 꼼꼼함이 부족해서 다이어리를 가지고 다닌다’보다는 ‘나는 꼼꼼한 사람을 항상 곁에 두려고 한다’가 낫다. 다이어리는 너무 일반적인데다 덜렁거리는 사람에게는 다이어리를 가지고 다니는 것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정미 : 재지원 시에 자소서는 어느 정도로 바꿔야 하나, 일명 ‘복붙’은 티가 많이 나나

“인싸담당자 : 회사 측에 기존 서류는 모두 남아있기 때문에 지난 서류를 그대로 사용했는지는 바로 알 수가 있다. 그래서 중점인 활동은 그대로 두되, 전달하는 방식만 바꾸는 것이 좋다. ‘재지원자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데 지원자들 중 3분의 1은 재지원자이니 걱정 말고 지원해도 괜찮다. 타 회사에 지원했던 자소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회사에서도 구직자들이 매번 자소서를 변경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각 회사명이나 인재상은 꼭 확인해서 알맞게 바꾸도록 하자.”


박성균 : 자소서에서 요구하는 글자 수는 다 채우는 것이 좋은가

“인싸담당자 : 다 채우는 것이 좋다. 회사가 제공하는 글자 수는 성실의 문제이기 때문에 되도록 채워서 내야 한다.”


박희은 : 학점이 낮으면 불성실하다고 느끼나

“인싸담당자 : 불성실의 요소는 아니다. 취업 평가 시 지식, 역량, 관심사 세 가지 요소에 의해서 판단을 한다. 이공계의 경우, 전공과 직결되는 직군이 많기 때문에 학점이 낮으면 지식이 낮다고 평가받을 수도 있다. 그 외에는 자신의 학점을 극복할 수 있는 다른 경험을 풀어내면 된다. 예를 들면 자신이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느라 학점에 소홀했다면,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서 아르바이트 비를 모아 학원을 다니며 보충을 하고 있다’와 같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면 책임감, 자신감 면에서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인싸담당자가 말한다 “잘 쓴 자소서란 직무 중심으로 엮어낸 하나의 스토리”


**자소서의 핵심은 직무 관련 경험인데, 어떻게 녹여야 할까요

조수빈 인턴기자 입사를 해보지 않은 구직자들은 입사 후 포부를 적는 것이 막막하다고 느끼는데 어떻게 적는 것이 좋은가

“인싸담당자 : 직무에 대한 지식이 드러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렵다. 그럴수록 구체화된 이야기가 필요하다. 직무별로 발생 가능한 문제와, 그 문제의 해결을 고민했는지가 드러나는 사례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면, ‘기자가 됐을 때, 담당자가 바빠서 생기는 문제를 이렇게 풀어보겠습니다’와 같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주면 직무에 대한 전문성과 지식이 드러난다. 최근 기업들이 집중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박지연 : ‘돈 벌려고 지원했다’라는 지원동기를 색다르게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인싸담당자 : 사람들은 회사에 왜 오는가. 일을 하려고 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입사 후 포부와 지원동기를 연결해서 작성하는 것이 포인트다. ‘나는 이 회사에서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것을 토대로 지원동기를 작성하기를 추천한다. 또한 그 회사만을 위한 지원동기는 회사의 강점을 조명하면 된다. 회사만의 강점을 내가 입사함으로써 더 잘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은 색다른 지원동기가 될 수 있다.”


이정미 : 대외활동, 봉사 등 직무와 관련된 활동을 쓸 때 어느 정도의 과장을 해도 되는가

“인싸담당자 : 결과에만 집착하지 않으면 된다. 회사는 경력, 결과의 수치가 아닌 성장 가능성을 보는 것이다. 구직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되도록 자신이 이러한 성과를 만들게 된 ‘과정’을 강조하는 것이다. 과정은 얼마든지 강조하고 과장해도 좋다. ‘공모전에 나가 좋은 성적을 얻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모전 준비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고 어떠한 일을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박희은 : 직무와 전혀 관련 없는 경험은 어떻게 녹일 수 있나

“인싸담당자 : 회사는 경험 속에서 우러나는 지원자의 역량을 보고 싶어 한다. 따라서 직무와 무관한 경험이라도 자신의 역할이 어땠고, 어떤 문제 상황을 해결했는지를 보여주면 된다. 전공도 마찬가지로 이공계 외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직무마다 관련 전공, 직무 경험이 없다고 채용에 불이익이 있는 것은 아니니 겁먹지 말고 지원해도 괜찮다.”


조수빈 인턴기자 : 자소서 첨삭을 친구들과 주고받는 경우가 많은데 도움이 되나

“인싸담당자 : 첨삭 자체는 도움이 안 된다. 자소서의 당락을 좌우하는 것은 내용과 소재다. 주술관계, 문맥의 자연스러움은 자소서를 편하게 읽는 데는 중요하지만 인사담당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아니다. 워낙 자소서가 많기에 인사담당자들은 내용을 쓱 훑으면서 키워드 중심으로 발췌해서 읽는다. 따라서 눈길을 끌 수 있는 경험이나 역량을 구체적으로 적는 게 중요하다. 친구들끼리 스터디를 하고 싶다면 직무 관련 경험 중 어떤 것을 자소서에 녹일지를 의논하는 스터디를 하는 것이 낫다.”

인싸담당자가 마지막으로 구직자들에게 전한다

“꿈을 위해 가는 첫 시작은 본인에 대한 확신이다. 강점을 찾고, 그 강점에 적합한 직무를 찾아 지원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 취업의 완성이다. 성공적인 취업의 시작은 자신의 강점을 찾는 것이다. ‘나 이건 좀 잘하는 것 같다’부터 시작해서 개발하면 된다. 자신을 조금 더 믿고, 고민을 덜어내길 바란다. 할까 말까, 갈까 말까 고민하기보다는 일단 해보자. 해보고 안 되면 그때 포기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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