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 개인의 불만 사항이 회사 전체 이미지 훼손할까 우려


-직장인 유튜버 “회사 측과 미리 협의 필요하다는 점은 동의



유튜버 꿈꾸는 직장인들의 활동 제재, ‘직업의 자유 침해’ VS ‘직장인 주의도 필요’

△삼성 전자 뉴스룸 유튜브 캡처.

[캠퍼스 잡앤조이=조수빈 인턴기자] 최근 몇 년간 ‘직장인의 24시간 일상 브이로그’와 같은 직장인의 회사생활 등의 브이로그들이 늘어나고 있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으로 자신의 일상을 남기던 직장인들은 보다 더 현장감 있고 사실적인 기록을 위해서 브이로그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브이로거 한 모(28) 씨는 “휴대폰으로도 간편하게 편집할 수 있고 직장 내의 일상이 생활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영상으로 남기고 싶어 시작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브이로거 김 모(29) 씨는 “유튜브로 성공한다면 망설임 없이 퇴사하고 싶다”며 “유튜브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자 보험으로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LG, 한화, 효성, 삼성반도체 등 대기업은 이러한 브이로그를 회사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사내 촬영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자체 채널을 통해 회사에서 제작한 사원들의 브이로그 영상을 공개해 홍보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회사 직원이 개인적으로 영상을 제작해 올리는 경우에 일어나는 회사 측과 직원 간의 갈등이다. 회사 기밀 유출, 근로 불성실 등의 이유로 생긴 마찰은 퇴사 권고, 활동 제재 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직장인 유튜버는 교사, 의사, 번역가, 변호사, 비서 등 여러 가지 직군에서 나타나고 있다. 구독자들은 여러 직업의 ‘현실적인 일상’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을 직장인 브이로그의 매력으로 꼽는다. 과거 검색을 통해 직무에 대한 정보를 찾던 구직자들 역시 “현장감 있는 직업 체험의 장으로 직장인 브이로그를 애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비서의 브이로그에는 ‘어떤 전공이 취업에 도움이 되나’, ‘일반 사무직과는 어떤 점이 다른가’ 등 직무에 대한 질문이 달리기도 했다. 반면 직장인 브이로그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겸직 금지 사항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공무원 직군의 브이로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유튜버 꿈꾸는 직장인들의 활동 제재, ‘직업의 자유 침해’ VS ‘직장인 주의도 필요’

△유튜버 돌디가 활동 정지를 발표하며 올린 영상.(사진=유튜브 캡처)


회사 측, 직장인 브이로그에서 나오는 ‘회사 뒷담’, ‘업무 기밀 유출’ 등은 난감해

구직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기가 좋은 직장인 브이로그는 회사 입장에서는 난감한 때도 있다. 동영상 내에서 회사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회사 내 업무 내용이 유출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유튜버 ‘돌디’의 경우 퇴사 이후 그간 회사에서 유튜버 활동에 대한 갖은 제재와 퇴사 권고를 받았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유튜버 이과장’은 중소기업 현실에 대한 내용을 적나라하게 밝히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회사가 해당 콘텐츠에 대해 알게 된 후 자진 퇴사를 선택했다.

브이로그를 찍는 직장인의 경우 단순히 자신의 개인적인 일상을 공개하는 일이지만 회사 입장은 다르다. 모 중개회사 인사팀 관계자는 “유튜브는 별도로 구독자를 지정할 수 없기 때문에 영상이 제한 없이 공개된다는 것이 문제다. 직장인 브이로그는 회사 내부 모습, 업무 파일 등으로 해당 회사를 충분히 유추해낼 수 있다”며 “회사는 해당 회사의 기업 문화나 업무 내용 등이 개인으로 대표될 수 있어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유튜버 꿈꾸는 직장인들의 활동 제재, ‘직업의 자유 침해’ VS ‘직장인 주의도 필요’

△유튜버 달지 채널 캡처.

직장인 브이로거 “업무 자료는 모자이크 해요. 회사와 미리 협의하면 괜찮죠”

직장인 브이로거 김 모(29) 씨는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 미리 회사와 협의를 했다. 그는 동료 얼굴이 나오지 않고, 업무 내용이 노출되지 않는 선에서 촬영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 씨는 “편집 시 회사 정보가 노출되지 않게 신경 쓰고 있다. 일반 사무직이기 때문에 회사 유추가 어려워 다행이다”며 “특수직의 경우 회사와의 협의가 필수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브이로거 이 모(31) 씨 역시 업무 내용과 동료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고, 회사 내부에서 촬영한 내용은 음소거 처리하는 등 회사 규칙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 겸 유튜버 달지 씨는 ‘겸직 가능 여부’에 대해 받았던 많은 문의에 대해서 설명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교육부는 작년 7월 ‘교원 유튜브 복무 활동 지침을 마련했다. 공무원은 광고 수익 발생 최소 요건에 도달할 시 소속 기관의 장의 허가를 받으면 겸직 활동이 가능하다. 이외의 교육 관련, 사생활 영역의 유튜브 활동은 원칙적으로 규제사항이 아니지만 교원으로서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는 금하도록 명시했다.

직장인 유튜버, 사내 겸업금지 사항 확인해야…회사 측과 협의 필요

유튜버를 희망하는 직장인은 사전에 사내 ‘겸엄 금지 조항’에 대해서 인지할 필요가 있다. 노서림 노무법인 길 공인노무사는 “직장을 다니며 하는 유튜브 활동은 ‘근로자가 다른 사업을 영위하는 겸직’에 해당한다”고 정의했다. 하지만 유튜브 활동은 근로자의 개인 능력에 따라 사생활로 분류하기 때문에 기업 질서나 노무제공에 지장이 없는 경우 근로자의 겸직을 전면·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행법(2001.7.24., 2001구7465 참조)에서는 이러한 전면적 제재가 부당하다는 판례를 제공하고 있다.

노 공인노무사는 “겸업 금지 조항에 대한 징계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무단 겸직을 징계 사유로 규정할 시 가능하다. 무단 겸직 외의 징계는 근로 불성실, 영업 비밀 침해, 경영 질서를 해쳤음을 입증한다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징계가 해고에까지 이르려면 해고의 정당한 사유, 즉 더 이상 근로 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실질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직장인의 유튜브 겸직 사항에 대한 대법원 판례가 존재하지 않아 회사 측에서도 직장인 유튜버들의 활동을 강제로 막기는 어렵다. 직장인 역시 합법적으로 영상 제작을 할 수 있게 관련 법이 마련됐으면 한다는 입장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의 자유와 사내의 취업 규칙 사이에서 협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