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이채연 대학생 기자] SNS가 활발해지면서 대학생들까지 악성 댓글(악플)의 대상이 되고 있다. 범위도 넓어졌다. 개인 SNS 외에 대학생 전용 커뮤니티에도 무차별한 비난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대학생기자] “와꾸가 왜 그 모양이야?” 대학생 목까지 죄어오는 SNS 악플

△ 왼쪽부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에브리타임 로고.

[대학생기자] “와꾸가 왜 그 모양이야?” 대학생 목까지 죄어오는 SNS 악플

△ 페이스북 댓글 내용 캡처.



외모비하에 상처받는 대학생들

대학생 임모 씨(23)는 SNS에 자신의 사진을 올리면 언제나 외모 비하 댓글을 받는다고 털어놨다. 친구들은 ‘보기 싫다, 내 눈, 웩’ 등의 말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엔 장난인 것을 알기에 아무렇지 않게 받아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X같이 생겼다 그냥 지나가려 해도 그럴 수가 없는 얼굴이다 더럽다 좀 씻어라 쓸애기야’ 등 친구들의 장난은 정도가 점차 심해졌다. 임 씨는 계속되는 외모 비하 댓글이 어느 순간 장난이 아닌 상처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임 씨는 “이제는 내 사진을 SNS에 업로드하기가 무서워졌다”고 말했다.



[대학생기자] “와꾸가 왜 그 모양이야?” 대학생 목까지 죄어오는 SNS 악플

△ 인스타 메시지 내용 캡처.



반대로 사진만 보고 호감을 표시하는 메시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다. 대학생 강모 씨(21)는 최근 비공개 계정으로 관심을 표시하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 메시지 발신자는 강 씨가 올린 게시글의 해시태그를 보고 강 씨의 거주지와 학교도 알고 있었다.


처음 메시지를 받았을 때 강 씨는 단순히 불쾌한 감정으로 해당 계정을 차단하고 메시지를 삭제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 발신자는 다른 계정을 만들어 같은 방법으로 계속해서 관심을 표현하며 강 씨를 괴롭혔다. ‘안 만나주면 내가 직접ㅇㅇ대학에 가서 기다릴게, 나도 ㅇㅇ동 근처에 살아’ 등의 메시지도 보내왔다. 강 씨는 “학교나 집 근처를 찾아올까봐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강 씨는 SNS 계정을 비공개로 바꾸고 나서야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친구들과의 사적 대화가 다수의 표적이 되기도

손 씨(22)는 친구와의 사적 대화 때문에 불특정 다수로부터 무차별적인 비난을 받았다. 손 씨는 최근 한 SNS 게시글에 친구를 태그해 이야기하다 악성 댓글을 받았다.


손 씨는 자신의 친구를 태그한 후 조용히 묻힌 그들의 표절논란을 언급했다. 그러자 손 씨의 친구가 아닌 해당 아이돌의 팬들이 등장했다. ‘울오빠들이 잘못한 게 아니다 네가 뭔데 울오빠들을 욕하냐, 울오빠들 왜 욕하냐 미친x아, 니가 뭘 아는데 xxx아’ 등의 답글이 손 씨의 댓글에 달렸다. 처음 받아보는 악플에 손 씨는 “너무 당황스럽고 놀랐다. 많은 팬이 해당 댓글에 찾아와 계속해서 욕설을 남기니 무섭기까지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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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커뮤니티의 ‘지역감정’ 검색 내용 캡처.



개인SNS뿐 아니라 커뮤니티에도 특정인을 비하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대학생 이 모(24)씨는 대학에 와서 사용한 한 커뮤니티 때문에 자신의 고향을 밝히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새내기 시절 이 씨는 이 커뮤니티에 거주지를 언급했다가 욕을 먹었다. 이 씨는 “어른들만의 이야기인줄 알았던 지역감정이 대학생 사이에도 퍼져있다는 사실에 큰 상처를 받았다며 “이제는 고향이 알려질까 걱정스럽고 타지역에서 택시를 타면 괜히 조심스러워진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2월 26일 수많은 댓글을 보는 이용자를 지키기 위한 ‘댓글 이용자 권리보호 강화’를 시작했다. 단순히 욕설이나 비속어가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혐오나 폭력에 대한 신고 기준을 추가했다. 악성 댓글 작성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강화했다. 연속적으로 운영 원칙에 위배되는 댓글을 작성한 이용자는 댓글 활동 자체에 제한을 받게 된다. 자신이 신고한 댓글의 처리 결과를 알려주는 신고 알림도 제공, 보고 싶지 않은 댓글이나 이용자를 숨길 수 있는 덮어두기 기능 추가, 댓글 영역을 접었다 펼 수 있는 접기 기능이 새로 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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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접기 적용 전 / 댓글 접기 적용 후(직접 캡처)



네이버는 3월 19일부터 사용자의 댓글 이력을 공개했다. 19일부터 작성되는 댓글은 사용자의 뜻과는 관계없이 모두 공개된다. 19일 이전에 작성한 댓글도 함께 공개된다. 프로필에 방문하면 현재 게시 중인 모든 댓글과 댓글 수, 받은 공감 수의 집계결과를 볼 수 있다. 19일 이후 삭제 된 댓글 비율도 함께 제공된다. 가입 후 단기간 내 댓글 활동을 한 후 바로 아이디를 해지하거나 휴면 아이디로 전환하는 사례가 있다. 네이버는 이 점을 방지하고자 소셜계정을 통해 가입한 네이버 아이디는 뉴스 댓글 활동을 제한시켰다. 또 19일부터 신규 가입한 이용자는 가입 후 7일이 지난 시점부터 뉴스 댓글 활동이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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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작성자의 프로필 방문 결과(직접 캡처).



SNS에서는 개인의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상대와 대면하지 않는다. 만약 우리가 상대를 대면한 상태에서 나의 정보가 상대에게 노출된다고 생각해보자. 그때도 아무렇지 않게 수위 높은 말들을 상대에게 내뱉을 것인가. 만약 내가 SNS상에서 악플을 받았다면 모르는 사람이 한 말이니 무시하고 넘길 수 있을 것인가. 한 번만 더 생각하고 댓글을 남기는 것은 어떨까. 비방하는 댓글은 잠시 접어두고 넘어가는 것은 어떨까.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마냥 비난할 것이 아니라 내가 쓰고 있는 색안경을 벗고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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