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백지헌 대학생 기자] 인터넷에 거의 모든 정보가 있는 현대 사회에서 취미 생활 하나쯤은 가질 법하다. 하지만 의외로 취미가 없는 사람이 많다. 성과주의와 취업난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경우는 좀 더 심각하다. 그들은 취미 활동에 쓸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이들을 향해 “취미 생활을 하자”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프로취미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하승주(29) 씨다. ‘프로취미러’는 전문가를 뜻하는 ‘Pro’ + 취미 + 접미사 ‘er’의 합성어다. 프로취미러 채널은 그 채널명에 걸맞게 다양한 취미 소개는 물론, 대중에게 취미 생활을 장려하고, 취미 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제시한다. 그가 이렇게나 취미 생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혹시 취미가 뭐예요?" 프로취미러가 전하는 취미의 즐거움

△‘프로취미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하승주(29) 씨. 하 씨가 가죽공예 취미를 하는 모습. (사진 제공=하승주)



유튜버 하승주(29) 씨

-1인 유튜브 채널 '프로취미러' 운영자 (구독자 약 3만7000명, 누적조회수 약 26만회)

-금융보험학 전공

-前 화장품 컨설턴트

-現 애니메이션 배경 디자이너



<취미>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데, 이유가 있나

“20대 중반까지는 남들이 하는 토익이나 대외활동을 별생각 없이 따라 하면서 평범하게 사는 대학생이었다. 졸업 후, 2년간의 직장생활 끝에 이직을 준비하면서 자기소개서 취미란에 쓸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남들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해서 빨리 취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여러 가지 취미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취미를 유튜브에 공유하기 시작했는데

“2년 이상 취미 생활을 통해 누적된 경험들이 제 삶의 생각지도 못한 부분들을 변화시켰다. 그 후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모습을 더 많이 알려주고 싶었다. 사람들도 새로운 경험들을 지속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주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


지금까지 한 취미를 소개해 달라

최근에는 디지털 드로잉, 가죽공예, 홈가드닝, 바리스타, 일본어, 영상편집 등을 했었다. 그 밖에도 통기타, 중국어, 댄스, 피포페인팅, 필라테스, 독서 등 다양한 취미 경험이 있다. 모두 한번씩 채널을 통해 소개 한 취미들이다.


많은 종류의 취미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그동안 많은 경험 없이 살아온 자신에게 다양한 체험을 선물하고 싶기 때문이다. 다양한 취미 생활을 통해 여러 선택의 기회를 만들어 주고 그 과정에서 나에게 꼭 맞는 취미를 찾고 싶다. 여러 가지 경험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서로 다른 경험들이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럴 때, 일상에서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사소한 순간에도 더 풍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굿즈(상품) 만들기 취미를 통해 회사 굿즈 아이디어를 제시하였고 임직원분들의 좋은 반응을 얻은 적이 있다. 이처럼 취미 생활은 반복되는 일상에 단비와도 같은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취미 생활을 할 여유가 없다는 사람들이 많다

“학업과 취업 준비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전에 취미를 통해 나 자신을 잘 알게 된다면 삶의 많은 부분에서 좀 더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취미를 통해 내 인생 계획이 바뀌는 때도 있다. 취미를 했을 때 몇 가지 좋은 점으로는 이미 팍팍한 삶에 취미라는 여유를 통해 평소의 스트레스와 불안을 해소할 수 있으며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행복을 가져다준다.”


또 어떤 좋은점이 있나

“취미는 내가 알지 못했던 목표를 세우는 계기가 되기도 하며, 예상치 못한 배움과 만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상에 예기치 못한 즐거움이 찾아오는 순간은 삶 속에서 의외로 큰 활력이 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런 즐거움을 누려봤으면 좋겠다.”


&#34;혹시 취미가 뭐예요?&#34; 프로취미러가 전하는 취미의 즐거움

△하승주 씨가 유튜브에 공개한 다양한 취미들.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찾는 노하우가 있다면

“일단 평소 자신이 멋있다고 생각했던 취미를 먼저 시작하기를 추천한다. 이렇게 시작한 취미들은 동기부여가 잘되고 자신의 멋에 취해 자존감이 향상되는 즐거운 경험도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예산을 정한 후 자기 성향에 맞는 방법을 선택한다. 그리고 어디서 배울지, 누구와 배울지, 어떻게 배울지를 결정한다. 특히 최근에는 취미생활을 쉽게 시작하고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많아져서 여러 선택지를 고민해 볼 수 있다.”

많은 취미를 가지게 되면서 생긴 삶의 변화가 있다면

“가장 큰 변화는 도전이 전혀 두렵지 않고, 삶의 불확실성을 환영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다양한 취미를 하면서 “하면 되기는 되네?”를 배웠고, 이 덕분에 직장에서도 새로운 업무를 받을 때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직장에는 권태에 젖어 있거나 새로운 업무에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본인도 취미를 시작하기 전엔 이런 것들이 정말 싫고 지겨웠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업무가 기대되고, 삶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경험이 짜릿하게 느껴진다. 취미를 통해 가치관이 변화했고 삶에 대한 관점도 바뀌었다.


현재 가진 취미 중 가장 좋아하는 취미는 무엇인가

“독서와 유튜브를 가장 좋아한다. 독서 중에서는 심리학 분야에 관심이 많다. 책에는 알지 못하는 세상이 펼쳐져 있고, 일상 속에서 만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유튜브 컨텐츠를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들은 정말 설레는 일이다.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것들이 결과물로 나오고 그 결과물을 다양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매력적이다.


유튜브를 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나

“있다. 집중력이다.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에는 몰랐던 자신의 집중력을 유튜브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하나에 오랜 시간 집중하는 게 힘들었다고 생각해왔지만, 유튜브 편집을 할 때는 집중해서 3~4시간이 훌쩍 지나곤 한다. 취미를 통해서 이렇게 자신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하게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독자가 있다면

구독자 한 분이 메신저로 보내주신 글이 인상적이었다. 생계에만 집중해서 바쁘게 사는 분이었는데, 일로 인해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어 일을 쉬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취미를 찾아보려고 하다 내 채널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영상을 계기로 취미란 게 그리 거창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고, 여러 취미를 찾아보게 되었다며 소식을 전해왔다. 그렇게 그분이 취미를 가지게 된 후 건강도 많이 좋아졌고, 스트레스도 상당히 해소돼 감사하다는 연락을 전해 들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34;혹시 취미가 뭐예요?&#34; 프로취미러가 전하는 취미의 즐거움

△가죽공예 취미를 하는 하승주 씨.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는 비결이 있나

“가끔 힘들 때도 있지만 취미를 시작하기 전보다 훨씬 삶이 재밌어졌다. 우선, 주말을 기획과 인풋(Input)의 날로 정해놓고 평일에 해야 할 일들을 세세하게 계획한다. 그리고 평일에는 퇴근 후 주말에 미리 정해놓은 계획대로 바로 실행한다. ‘생각 없이 행동으로 바로 옮기기’가 핵심이다. 평일엔 최대한 생각하지 않고 결과물을 내는 아웃풋(Output) 위주로 시간을 사용한다. 이렇게 시간을 분배해서 사용하면서 일과 취미 모두 잡을 수 있었다.”


취미가 없는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람은 뭔가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행복함을 느낀다고 한다. 현재 생활이 무미건조하고 지루하다면 남이 설정한 목표가 아닌 ‘나만을 위한 목표’를 정해보기를 권한다. 많은 사람이 취미는 잘해야 하고, 남들에게 멋져 보이는 취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취미에서만큼은 부담감을 내려놔도 좋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이나 멋져 보였던 것들을 하나씩 이뤄가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취미는 단순히 즐기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알아가고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 주는 도구이자 방법이다. 취미라는 도구를 통해 많은 사람이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jinho2323@hankyung.com


&#34;혹시 취미가 뭐예요?&#34; 프로취미러가 전하는 취미의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