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 잡앤조이 1618=정유진 기자]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이 있다. 인생 진로를 미처 정하지 못한 중학생들에게는 자칫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서산 중앙고 식품가공과 윤의진 양은 특성화고 준비를 하고 있는 친구에게서 힌트를 얻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공부에 관심이 없던 윤의진 양이 특성화고에 입학해 자신감을 찾고 반장까지 돼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 사연을 들어봤다.

[1618] 서산중앙고 윤의진 학생, “친구 따라 특성화고 왔다 반장도 되고 꿈도 찾았죠”

△사진=정유진 기자

00년 2월 서산여자중학교 졸업

00년 3월 서산중앙고등학교 식품가공과 입학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산중앙고등학교 식품가공과 3학년 반장 윤의진입니다.

고등학교 진학 당시 특성화고를 선택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중학교 때는 27명중 14~15등 정도 성적으로 50%에도 들지 못했고 일반고로 진학해서 잘해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중학교 3학년 말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서산여중으로 전학 오게 됐습니다.

당시 친구가 특성화고 입학을 준비하고 있었고 ‘공부에 확신이 없는데 나도 한번 가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적성에 맞지 않은 공부를 하는 것 보다 특성화고에서 관심 있는 분야를 배우고, 하고 싶은 공부를 병행해 가며 꿈을 찾고 싶었습니다.

특성화고를 알게 된 경로가 있을까요.

앞서 언급했듯이 중학생 때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고 이후 고등학교 체험 기회를 얻어 서산중앙고를 선택해 다녀왔었습니다.

학교 선택 시 가장 고려했던 점은 무엇인가요.

정확하게 꿈을 가지고 입학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취업이나 진학을 무조건 강요하는 학교는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가 열려 있는 학교를 고려했습니다.

처음 특성화고에 입학했을 때 각오와 계획은요.

무엇보다도 전공과목들은 완벽하게 이수하자. 하지만 일반교과도 놓치지 않고 공부하자. 자격증을 5개 이상 가지고 졸업하자. 3개의 목표를 가지고 입학했습니다.

서산중앙고에 대해 자랑해주세요.

우리학교는 농업전문 학교로 출발해 지금은 특성화고와 일반고를 병행하는 학교입니다. 특성화와 일반고가 함께 있다 보니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오히려 다양한 동아리와 대회 등을 통해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분야를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식품가공과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교내 대회를 개최합니다. 작년에도 연간 프로젝트발표대회(메뉴개발부터 발표까지), 특산물조리대회, 학과디자인공모전을 개최했는데, 교내대회에서 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표·조리·팀워크 등의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기회도 얻었고요. 특히 장 만들기, 식품가공·조리 체험학습 등 1박~4박 일정으로 체험하며 전문적인 기술들을 익히고 친구들과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도 많습니다.

학교 분위기는 어떤가요.

취업과 대학진학을 원하는 학생들 각자의 분야에서 노력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기능반을 통해 실무능력을 키우기도 하고 직접 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하며 미래를 위해 투자합니다.

실습 분위기가 좋습니다. 3학년은 주 25시간 정도가 실습이라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의무검정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집중하고 지도를 잘 따르고자 노력하며 선생님들께서는 이론학습과 실습을 적절하게 분배하시며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천천히 반복해서 쉽게 설명해주십니다.

현재 전공에서 어떤 걸 배우나요.

1학년 때부터 한국조리, 제빵, 바리스타, 식품가공기술 등의 실기과목을 이수합니다. 3학년이 되면 어묵·소시지·사과젤리 만들기 등의 식품가공기술을 주로 배웁니다. 전공과목으로는 식품과학·위생·영양을 배웁니다.

취업을 위해 지금까지 준비해온 것들은 무엇인가요.

꾸준한 성적유지와 필요한 자격증 준비, 대외활동(영농학생경진대회, 공모전), 교내활동(반장, 교내대회)에 정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또한 선배님들의 취업현황에 대한 정보를 얻고 현직자 분들께 직접 연락해 인터뷰 해보며 적성에 맞는 취업처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1618] 서산중앙고 윤의진 학생, “친구 따라 특성화고 왔다 반장도 되고 꿈도 찾았죠”

△사진=정유진 기자


특성화고에 실제로 다녀보니 인식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기술’을 배워 본인의 전공과와 관련된 취업이나 대학진학만 가능한 줄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도 본인 분야를 완벽히 이수해야 준비가 가능합니다.

지금 3학년인데 졸업 후 희망 진로는 무엇인가요.

대기업·금융권 사무직 취업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1학년 때는 진학을 생각했었지만 현재는 ‘선 취업 후 학습’ 제도를 통해 취업 후 대학교 진학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점을 더 노력해야 할까요.

보통 금융권은 상업계 특성화고 친구들이 많이 가는데 저는 과가 다르기 때문에 직무와 비슷한 경험과 선배들의 취업 사례가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하면서 입사에 필요한 역량들을 갖춰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1순위로 원하는 기업 한군데만 정해서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2·3순위를 정해 기업을 정확히 파악하고 현직자를 인터뷰 하거나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의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최종 목표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취업 후 3년 동안 일한 후 재직자 전형을 통해 경제·금융 관련된 과가 있는 대학진학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특성화고’란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한다면요.

자신감도 확신도 없던 내가 확신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발판이 돼 준 곳

진학을 고민하는 중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중학교 3학년은 진로결정에 늦은 시기가 절대 아니지만 특성화고 진학을 희망한다면 중학교 시절 틈틈이 다양한 분야를 알아봐야 해요. 특히 본인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학교를 선택해야 합니다. 저도 확실한 꿈을 가지고 입학한건 아니었지만 좋아하는 분야였기 때문에 즐겁게 3년을 보낸 것 같아요. 남들보다 먼저 한 분야를 먼저 경험하고 성장하며 관련된 취업과 진학을 희망한다면 특성화고를 추천합니다.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