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올리브영 ‘브링그린×채소’ 콜라보 마켓 2시간 만에 완판”, “아모레퍼시픽 ‘라네즈×레오제이’ 라이브 콜라보 마켓 1시간 만에 완판” 등 성과는 뷰티 MCN 그룹 레페리(Leferi)의 콘텐츠커머스팀이 만들어냈다.

2013년 설립된 레페리는 뷰티 인플루언서 비즈니스 업계 선두주자로, 인플루언서 콘텐츠와 커뮤니케이션이 융합된 소셜마켓 커머스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레페리 콘텐츠커머스팀 인플루언서커머스파트에서 파트장을 맡고 있는 전찬미(26) 대리는 “소셜마켓 커머스라는 게 원래 없던 개념이다 보니 늘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며 “매일 새로움 속에서 주체적으로 일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레페리는 올 상반기 공채에 크리에이터마케팅, 상품기획, 소셜마켓 MD 등 총 9개 분야의 신입, 경력 12명을 선발하는데 2700여명이 몰려 2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크리에이터 마케팅과 새로운 유통채널로 주목받고 있는 소셜마켓 MD 직무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2018년 1월에 입사해 콘텐츠커머스팀을 이끌고 있는 전찬미 대리에게 소셜마켓 MD의 업무와 입사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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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전찬미(1993년생)

입사일 2018년 1월

소속 레페리 커머스 사업본부 콘텐츠커머스팀 인플루언서커머스파트

콘텐츠커머스팀에서 무슨 일을 하나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를 매칭해 제품을 어떻게 매력적으로 판매할지 고민하고 프로모션을 기획한다.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어떤 크리에이터가 맡아서 판매할지 마켓 전체를 기획하고 판매까지 동시에 진행한다. 예전에는 유튜브에 마케팅 위주의 상품만 가득했고, 인플루언서들이 제품을 소개하면 구독자들은 다른 곳에서 구매했다. 반면 저희는 크리에이터별로 별도의 카카오톡 채널을 운영하면서 푸시를 보내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하도록 했다. 제품 홍보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하고 실제 판매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

팀 구성과 프로젝트별 업무가 궁금하다

“인플루언서커머스파트는 소셜마켓을 운영하는 MD 4명으로 구성돼 있다. MD는 각각 다른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를 관리하며 프로모션을 기획한다.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주력이긴 하지만 판매는 인스타그램도 굉장히 두각을 보이고 있어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도 별도로 관리한다. MD 한 사람당 관리하는 인원이 20~30명 정도이고, 동시에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운영하기 때문에 하루에 최소 5~10명 정도와 매일 연락을 주고받는다. 프로젝트별로 브랜드 제안부터 마켓 오픈까지 두 달 정도 걸리고 이 기간 동안에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다. 정산하는 기간도 포함하면 프로젝트별로 세 달까지 걸린다.”

직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소셜마켓이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고 처음 사례를 만들다 보니 정보가 거의 없었다. 대학생 때는 틈만 나면 유튜브를 봤기 때문에 구독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도 정말 많았다. 그러던 중 대부분의 크리에이터가 레페리 소속인 걸 알게 됐고, 직무보다는 막연히 레페리가 좋아서 무조건 입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업무과정은 어떤가

“프로젝트 루틴으로 얘기하자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먼저 시작한다. 저희가 브랜드에 제안하기도 하고 반대로 제안이 오는 경우도 많다. 제품이 정해지면 누가 팔면 좋을지 고민한다. 제품을 직접 테스트하고 소비 포인트는 무엇인지, 성분과 강점은 무엇인지를 파악해 이 제품과 가장 잘 어울리는 크리에이터를 찾는다. 많게는 10명의 크리에이터에게 제품을 보내는데, 크리에이터가 사용해보고 자신의 이름을 걸고 팔아도 괜찮겠다 싶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으면 매칭이 이뤄진다. 어떻게 보면 만족도의 확률을 높이는 고민들을 계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제품을 누가 썼을 때 좋아할까’ ‘어떤 계절에 어떤 피부타입이 써야 좋아할까’ 등 고민을 통해 크리에이터가 매칭이 되면, 언제, 어떤 구성과 혜택으로, 어떤 포인트를 갖고 판매할지 협의를 거친다. 브랜드와 동시에 크리에이터와도 협의하기 때문에 늘 양방향 소통을 하고 있다.”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있을 것 같다

“많은 제품을 테스트하기 때문에 가장 고려하는 부분은 ‘이 제품을 사람들이 원할까’ ‘크리에이터가 보기에도 매력적이고 고객이 구매하기에도 매력적인가’다. 소셜마켓은 내적인 친밀감을 가진 구독자가 크리에이터의 말을 듣고 구매하므로 관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이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 제품에 대한 크리에이터의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또한 단순히 판매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한번 마켓을 진행했다는 이력만으로 히스토리가 남는다.”

직무에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센스가 정말 중요하다. 뷰티와 크리에이터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은 기본이다. 관심이 있고 많이 보면 지식은 쌓을 수 있다. 쌓은 지식을 나만의 것으로 데이터베이스화 시켜서 새로운 것들을 기획하고 매칭하는 일은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색조를 중심으로 컬러 플레이를 펼치는 브랜드 라카(LAKA)와 크리에이터 잉화(INGHWA)의 콜라보 마켓을 진행한 적이 있다. 라카는 컬러 스펙트럼이 넓어 특유의 ‘라카스러움’이 묻어나는 컬러가 많다. 잉화님은 콘텐츠 자체가 감성적이다. 뷰티를 비롯해 패션, 일상,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많이 보여준다. 잉화님이 라카를 소개해줄 때 자신이 픽한 컬러는 이런 색, 이렇게 조합했을 때 이런 색을 보여줄 수 있다면서 본인만의 색과 무드로 녹여냈다. 라카는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유통을 전개하는데, 올리브영에서 판매 1위하는 컬러와 잉화님 마켓에서 많이 팔린 컬러가 달랐다. 대중적으로 많이 판매된 컬러가 아닌 잉화님의 콘텐츠로 녹여낸 룩에 설정돼 구매한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 영상을 꾸준히 보던 구독자들은 브랜드와 조합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알고 있다. 당시 잉화님은 ‘인간라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게 센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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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판 성공사례 중 기억에 남은 일이 있나

“두 가지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기초 제품은 얼굴에 여러 번 써보고 사기 어렵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피부타입의 크리에이터가 피부에 여러 번 테스트해보고 추천해준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다. 올리브영 자연주의 브랜드 ‘브링그린’이 신제품을 론칭하면서 크리에이터 채소님과 마켓을 진행했다. 신제품이라 후기가 없는 상황에서 온전히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통해 첫 선을 보이고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당시 1~2차 물량이 모두 매진되고, 올리브영 온라인몰 판매 1위를 달성해 PB브랜드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채소님이 가진 이미지와 티트리 시카 진정라인의 이미지가 잘 어울렸다는 후기도 이어졌다.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합이 정말 좋았고, 결과도 좋아서 감회가 남달랐다.

또 하나는 ‘라네즈×레오제이’ 라이브 콜라보 마켓을 진행했던 일이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활발해지니 네이버에서 셀렉티브라는 라이브 커머스 채널을 만들었다. 이 채널은 네이버를 서핑하다가 채널을 발견하면 한번 들어가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저희가 셀렉티브에서 아모레퍼시픽 ‘라네즈×레오제이’ 라이브 콜라보 마켓을 진행하면서, 판매되는 구성과 혜택을 미리 공개하고 살 준비를 하도록 세팅했다. 라이브가 열릴 때 카카오톡 채널에서 푸시를 보내 7000명이 동시접속 했다. 몇 개 제품은 10분 만에 품절되기도 했고, 라네즈 네오 쿠션은 1시간 만에 2000개가 완판되면서 ‘대란템’이 됐다. 네오 쿠션을 품절 대란템으로 만든 첫 사례였다. 이후에 라이브 커머스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

입사 과정은 어땠나

“2018년 1월에 입사했다. 당시만 해도 레페리가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회사였다. 채용사이트에 회사와 직무에 대한 소개도 있었지만 대표님이 쓴 CEO레터가 마음을 움직였다. 다음 날 바로 입사지원서를 내고 서류전형에 합격해 1, 2차 면접전형을 봤다. 지금은 1차 실무진면접, 2차 임원면접으로 나뉘는데, 당시에는 1, 2차 면접 모두 대표님이 참석했다. 긴장을 많이 했는데, 걱정과 달리 면접이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즉흥적으로 인사이트가 필요한 질문도 많이 받았다. 면접을 보고나서 레페리에 입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면접에서 어떤 역량을 강조했나

“저희가 하는 일은 어디에도 없는 일이다. 비슷한 일을 해본 사람도 없다. 뷰티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다고 일을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면접에서는 이 사람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를 본다. 특히 대표님은 ‘대기업에 갈 수 있는데 왜 안 갔는지’ ‘스타트업에 조인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는지’에 대해 꼭 물어본다. 스타트업은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과 책임이 굉장히 크다. 스타트업에서 일할 마음가짐이나 자세가 준비돼 있는지, 얼마나 열정이 있고 레페리와 잘 어울릴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입사 후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

“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정말 좋다. 인터뷰하는 순간에도 넥스트를 그리고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 일을 하다보면 큰 위기가 올 수도 있고, 사람들이 소셜마켓 커머스를 당연하다고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때 넥스트를 준비하면 이미 늦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게 습관처럼 배어 있다. 실제로 출구전략을 잘 짠 기업이 성장한 사례가 많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다음 스텝을 생각하다보니 빠르게 성장하는 동력이 되는 것 같다. 일도 많고 힘든 부분도 있지만 내가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 동기부여가 된다.”

레페리 입사를 희망하는 취준생에게 조언한다면

“각오를 했으면 좋겠다. 레페리는 높은 스탠다드를 요구하는 회사이고, 나 스스로도 거기에 맞춰야 한다. 그게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그냥 편하게 다닐 수 있는 회사도 많은데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다녀야 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곳에 오면 불행할 것 같다.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게 장점인 만큼 일을 통해 한 획을 그어보겠다는 각오가 있는 분들이 오셨으면 한다. 이 분야를 깊이 알고 자신의 커리어로 가져가고 싶은 열정이 있고, 정말 멋진 일을 해보고 싶다고 하는 분들은 환영이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나만의 합격팁

이 일에 적합한 스펙이 정해져 있지 않다. 유튜브 영상을 꾸준히 봤던 게 도움이 됐다. 면접에서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와 좋아하는 브랜드 제품을 많이 물어본다. 얼마나 많은 크리에이터를 넓게 알고 있는지, 얼마나 트렌디한 브랜드를 많이 알고 있는지가 중요한 지표인 것 같다. 그때는 그냥 좋아서 많이 봤는데, 지금까지도 큰 자산이다. 특히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일에 어떻게 접목시킬지 얘기했던 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다. 또 하나는 당시에 콘텐츠를 많이 봤기 때문에 제품도 많이 샀다. 엄청난 소비자였다. 제품을 살 때도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가, 얼마나 살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치열하게 샀다. MD 업무를 하면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기획하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


zinysoul@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