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Z세대는 “앱에서 알바한다

올 3월 중고거래앱 사용자, 지난해 1월 대비 76% 증가

당근마켓 ‘유랑마켓’ vs 번개장터 ‘신박한정리’ PPL 격돌

[한경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중고거래앱이 코로나19로 줄어든 아르바이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 3월 전체 중고거래 앱 사용자는 492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1월 대비 76% 증가한 수치다.


[현장이슈] “요즘 누가 카페에서 알바해요”… ‘진격의 중고앱’, 코로나로 잃은 알바 자리 대체한다


특히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이 전체 쇼핑 앱 카테고리 중 ‘쿠팡’(397만명)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당근마켓’의 3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446만명으로, 전년 동기(161만명) 대비 2.76배 증가했다. ‘당근마켓’을 제외한 다른 경쟁 앱의 사용자 수는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1020세대에서는 ‘번개장터’의 인기가 높았다. 번개장터의 1020세대 사용자 비율이 37.8%에 달했다. 번개장터는 취향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소비를 중시하는 MZ 세대에 특화된 서비스로 올 4월 56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 어렵다 83%”… 온라인에서 중고거래도 돈벌이

두 중고거래 앱은 최근 TV프로그램에서도 맞붙었다. 당근마켓과 번개장터는 각각 JTBC ‘유랑마켓’과 tvN ‘신박한정리’를 통해 PPL을 진행 중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연예인이 안쓰는 물건을 일반인에게 되파는 콘셉트다. 특히 신박한정리는 예상보다 좋은 시청자 반응 덕에 방송국 내부에서 당초 계획보다 편성횟수를 늘리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이슈] “요즘 누가 카페에서 알바해요”… ‘진격의 중고앱’, 코로나로 잃은 알바 자리 대체한다

△ tvN 신박한정리 캡처 화면



이들 앱의 인기에는 대학생들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면서 중고거래앱이 대학생들의 새로운 돈벌이 수단으로 떠오른 것이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올 6월 대학생 2487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구직 난이도’를 물은 결과 ‘어려울 것’이라는 답이 83.3%에 달했다. 이중 35%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어서(89.3%,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고 ‘코로나19로 인해 알바 구직자가 늘어나 경쟁률이 높아져서(61.4%)’가 뒤를 이었다.


이들은 대안으로 플랫폼을 찾고 있다. 기업이 만들어 놓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내가 가진 콘텐츠나 물건을 간편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대학생 김모(22) 씨는 “신발을 좋아하는데 한정판 운동화는 대개 래플(추첨 방식)로 판매되기 때문에 구입하기 힘들지만 중고거래앱에서는 운이 좋으면 득템이 가능하다”며 “이렇게 산 운동화 시세가 오르면 다시 중고거래앱을 통해 되팔아 수익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옷 입는 것을 좋아한다는 서모(29) 씨는 손이 가지 않거나 이미 여러번 입은 옷을 중고거래앱에 올려서 팔고 있다”며 “현재 중고거래 앱의 내 상점 팔로워가 200명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내가 만든 캐릭터 상품도 간편하게 판매

중고거래 대신 나만의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판매하는 젊은층도 늘고 있다. 마플코퍼레이션(구 마켓프레스)은 직접 그리거나 쓴 디지털 콘텐츠를 의류, 홈데코, 악세사리 등으로 제작해주는 POD(주문제작인쇄) 기반 IT 플랫폼이다.

특히 이 회사는 올 1월, 판매까지 가능한 커머스 기능을 더한 ‘마플샵’ 론칭 후 매출이 전년 대비 150% 증가했다. 이어 6월에는 PEF운용사인 아스테란인베스트먼트와 신기술 금융사인 솔론인베스트가 공동운용(Co-GP)하는 ‘아스테란-솔론 투자조합1호’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박혜윤 마플 대표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PC와 모바일을 활용한 소량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자신을 표현하고 관심사를 공유하고 인정받기를 원하는 Z세대가 소비시장의 주체로 성장함에 따라 마플샵 역시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다.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