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이호준 대학생 기자] 대학생이라면 한 번쯤 해외로 떠나는 꿈에 부푼 적이 있을 것이다. 기말고사를 마친 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한국 땅을 떠났던 기자만 해도 그랬다. 그뿐만 아니라 낯선 곳을 여행하는 많은 이들은 본인이 매 순간 행복할 것이라 믿는다. 과연 그럴까. 우리가 함께 떠나는 친구라는 타인에 대해 여태 잘 알았던 것 같아도 여전히 알 수 없는 존재로 느껴질 순간들이 수시로 찾아올 것이다. 생각해보라. 교통수단, 숙박, 여행 코스 선정 등에 있어 철저한 사전 계획을 세워도 늘 동료와의 갈등과 여타 예기치 못한 문제는 근처에 도사리고 있지 않던가. 언제나 타인과의 여행에서 행복이 따를 수는 없으며, 예기치 못한 다툼과 의견차 또한 생긴다.



"여긴 꼭 피해야 돼" 대학생들이 말하는 꼭 피해야 할 해외여행지는?

△해외여행은 많은 대학생들의 로망이자 버킷리스트.



그렇다고 해서 불행이 닥치는 대로 멍하니 받아들일 수는 없다. 나의 돈과 시간을 실패한 여행에 쏟기는 너무나 아까우니 말이다. 그렇다면 우린 뭘 해야만 할까. 이를 위해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두 명의 대학생을 만나 경험담과 조언을 들어봤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읽고 타인과의 여행 전에 한번쯤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나름의 대비책을 세워보길 바란다.


해외여행 경험이 몇 번이나 있나.

이우진(경희대학교 프랑스어 학과 3): 정확한 횟수를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를 각 한 번 이상 방문했다.


김원중(대구가톨릭대학교 무역학과 4): 방학 때마다 한 번 이상은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준비했다. 주로 일본이나 유럽 지역으로 떠났다.



"여긴 꼭 피해야 돼" 대학생들이 말하는 꼭 피해야 할 해외여행지는?

△더블린 여행 중 날씨가 좋아 공원에 앉아서 몇 시간이고 쉬곤 했다. (사진 제공=이우진 씨)



다시 한번 그곳에 가고 싶을 만큼 좋았던 여행도 있었겠지만, 반대로 그러지 못했던 때도 있었을 것 같다.

이우진 : 없다면 거짓말일 것 같다. 개인적으로 중국을 좋아한다. 중국은 보통 음식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 들었는데, 나의 경우는 ‘호(好)’에 가까웠다. 그곳에서 만났던 현지인들도 친절했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날씨도 화창했다. 성공적인 여행에 필요한 요건이 많이 따랐기에 좋은 기억을 갖고 돌아올 수 있었다. 반면, 더블린으로 떠났던 여행에선 씁쓸한 기억들이 많다. 물론 그 경험으로 인해 여행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여긴 꼭 피해야 돼" 대학생들이 말하는 꼭 피해야 할 해외여행지는?

△오사카 숙소를 찾던 중 문득 거리가 예뻐보여 촬영했다. (사진 제공=김원중 씨)



김원중 : 가장 최근엔 영국, 프랑스, 폴란드, 헝가리 이렇게 유럽 4개국을 연달아 여행했다. 관광지에도 방문하긴 했지만, 정말 현지인들이 가는 공원과 음식점 같은 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내가 가진 시야가 많이 넓어진 것 같아 여행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반면, 아주 가까운 사람이랑 일본을 떠난 적이 있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까진 몰랐는데 그 사람과 나는 여행 스타일도, 성향도 전부 달랐다. 그밖에 다른 요소들까지 더해져 그 해 일본 여행은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기억에 남는 여행 경험담을 듣고 싶다.

이우진 : 길 위에서 만난 인연은 길 위에서 끝내는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해준 기억이다. 더블린은 나의 첫 장거리 여행지였다. 첫 숙소는 도미토리 6인실이었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한국인 언니를 만나게 되었다. 낯선 나라에서 한국인이라니. 행운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금세 친구가 되었다. 그 언니는 나의 여행 계획을 듣더니 같이 다니자고 제안했다. 계획이 없던 나는 흔쾌히 응했다.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이끌려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제 없이 밥을 먹고, 관광지를 다녔지만, 이게 과연 정말 내가 원하던 여행인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내가 이 여행의 주체가 되지 않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언니 때문이 아니라 당시 강한 의지가 없던 내가 스스로 망친 여행이었다.



"여긴 꼭 피해야 돼" 대학생들이 말하는 꼭 피해야 할 해외여행지는?

△더블린 여행 중 촬영한 사진. (사진 제공=이우진 씨)



김원중 : 누구나 자기만의 여행 방식이 있다. 어떤 이는 사전에 계획을 철저히 세우는 편인 반면, 즉흥적인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전자에 해당했고 친한친구는 후자에 속했다. 친구와 여행 전 서로 미리 자신의 여행 스타일을 얘기하고 절충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런데 너무 친한 나머지 그 과정을 생략했다. 오사카로 떠난 여행에서의 일이었다. 나는 하루하루의 코스를 미리 생각해두는 편이라 정해진 코스를 따라 여행했다. 문제는 오사카에서의 네 번째 날이었다. 애써 걸어가서 찾아낸 음식점은 굳게 문이 닫혀 있었다. 설상가상 비도 내렸다. 친구가 이 상황에 대해 버럭 화를 냈다. 서럽더라. 미리 여행을 계획하고 여러 정보를 알아본 건 나였다. 이제까지 잘 해왔는데 내 수고로움을 다 몰라주는 것 같아서 나도 같이 화를 냈다. 결국, 그곳에서 갈라져 숙소에도 따로 들어왔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도 좌석을 바꿔 따로 앉았다. 지금은 화해했지만,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울컥하곤 한다.



"여긴 꼭 피해야 돼" 대학생들이 말하는 꼭 피해야 할 해외여행지는?

△오사카 여행 중 찍은 풍경. (사진 제공=김원중 씨)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대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우진: 여행하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이다. 이는 비단 여행에만 해당하는 얘긴 아닐 것 같다. 스스로 무엇이 하고 싶은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계속 생각해보는 것이 방법이다. 나라는 사람에 대한 주체성도, 스스로를 소중히 할 수 있는 힘도 기를 수 있게 될 테니 말이다.


김원중: 누군가와 함께 떠난다면 꼭 서로를 존중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뒀으면 한다. 분명 함께 가는 여행이라면 그 사람이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의미일 테니 그 소중함을 부디 잃지 않길 바란다.


min5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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