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이호준 대학생 기자] SNS 채널이 상용화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을 좀 더 쉽고 간편하게,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그들은 글과 사진으로 본인을 드러냈으며, 표현 수단은 나날이 다양해졌다. 유튜브를 비롯한 영상 플랫폼이 인기를 얻자,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본인의 일상을 담아내는 브이로그(V-log)가 등장했다. 대중은 지금 브이로그에 열광 중이고, 대학생도 예외는 아니다. 유튜브에 '대학생'이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대학생의 일상, 대학생의 하루 등 다양한 브이로그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학생 브이로그로 검색되는 수많은 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그들은 왜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담아낼까. 또 그들은 왜 본인과 같은 대학생들의 일상을 소비하고 시청할까. 브이로그로 담아낸 일상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대학생 브이로그 유튜브 채널 'gaemi개미' 채널을 운영 중인 김경희(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4) 씨를 만나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튜버 'gaemi개미'. (사진 제공='gaemi개미' 운영자)
브이로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 블로그를 했다. 지금 브이로그처럼 사진을 올리고 그 밑에 글을 쓰는 식으로 운영했다. 항상 일기처럼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게 습관이 될 정도였다. 그러다 브이로그가 유행하다 보니 내가 즐겨보는 유튜버가 생기면서 뭔가 마음속에서 이 사람도 이렇게 하니까 나도 할 수 있겠다. 그런 마음으로 브이로그에 관심을 두게 된 것 같다."
브이로그를 찍을 때 특별히 염두에 두고 중점적으로 찍는 게 있는가.
"안 꾸미려고 노력했다. 혼자 있을 때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이 담길 수 있도록 말이다. 나는 창원에서 올라와 홀로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고등학생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너무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걸 아무도 알지 못했다. 고등학생 때 만났던 친구는 그 당시의 내 모습을 보고 나를 떠올렸고, 대학생활을 하면서 따로 살게 된 부모님도 그때의 내가 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스스로 어떤 사람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지금 나다운 모습이 잘 담기도록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gaemi개미' 채널 영상 썸네일. (사진 제공='gaemi개미' 운영자)
대학생들이 브이로그를 보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는가.
"나도 남들 못지않게 대외활동과 수업을 병행하며 한 학기도 쉬지 않고 바쁘게 살았던 적이 있다. 그 때문에 내 머릿속엔 수업 끝나고 버블티를 사 먹었던 기억 등 소소한 순간들밖에 남지 않았다. 대학생들이 브이로그를 보는 이유도 일종의 대리만족이라고 생각한다. 직장을 구하고, 더 나은 위치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오는 피로감을 브이로그를 통해서 해소하는 것 같다. 일상의 소소함에서 오는 행복들을 단시간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비단 대학생들에게만 해당하는 경우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본인에게 일상이란 무엇인가.
"일상이란 말 그대로 하루의 잡동사니,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소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모아놓은 총체가 일상이 되는 것 같다. 지금 인턴 생활을 하고 있는데 내 하루 중 3분의 2는 일과 관련이 되어있다. 하지만 나는 일상을 떠올렸을 때 일적인 부분을 떠올리진 않는다. 다만 친구들과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간다거나 요리 하는 순간을 떠올린다. 그런게 일상이지 않을까."
△유튜버 '오,늘 승조'. (사진 제공='오,늘 승조' 운영자)
본인의 사소한 일상을 브이로그를 통해 일기처럼 기록해 보관해 자신을 알아가며 일상의 소중함을 타인과 공유하기도 하지만, 본인의 뚜렷한 취미와 관심사를 브이로그에 고스란히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유튜버 ‘오,늘승조’로 활동중인 양승조(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4)씨를 만나 그녀의 브이로그와 일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브이로그를 시작한 동기를 묻고 싶다.
"주변의 권유로 시작했다. 여러 가지에 관심을 많이 갖는 편인데, 특히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에 관심을 두는 편이다. 예를 들면 집을 인테리어하거나, 데일리로 입는 룩을 찍는다거나, 메이크업 같은 것이다. 주로 인스타에 업로드했는데, 영상으로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는 주변의 지속적인 권유에 재밌겠다 싶어서 채널을 만들게 됐다.
본인을 포함해 많은 대학생 브이로그가 하루에도 몇 편씩 만들어지고 있다. 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요즘 유행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도 베이킹 영상 콘텐츠를 위해 촬영하면서 '난 이런 걸 좋아한다'고 표현한다. 콘텐츠들을 모아놓고 보면 빠르게 지나가고 반복되기만 하는 것 같은 일상이 의미 있어 보이고 특별해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나 스스로 가지는 만족감도 크다. 영상을 보는 이들도 그런 만족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재밌는 일상을 사는 것 같다.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사실 나도 평범한 대학생이다. 진로도 결정해야 하는 시기고. 학교 다니고, 학원 다니고, 알바 다니고 그게 주로 하는 일과다. 다만, 내 취미나 여가생활을 위한 시간들을 남겨두고 있다는 것. 요리학원도 다니고 플레이팅도 좋아해서 배우고 있듯이, 바쁜 일상 속에 나를 위한 취미를 챙기고 있다는 것이 조금 다르다고 느끼는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앞으로 보여주고픈 콘텐츠가 있나.
"더 시각적으로 다양한 취미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화장하는 걸 좋아하는데 화장법이 매번 똑같다. 그래서 'get ready with me'라는 테마로 브이로그를 찍고 싶다. 나만의 요리 레시피도 올려보고 싶다. 사실 찍어놓은 건 많은데 아직 업로드 하진 못했다."
많은 대학생이 취업 준비와 같은 이유로 바쁘게 살아간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살고 싶은 방향이나 모습이 있다면 그걸 잊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본인의 진로와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단순히 취미를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상관없다. 그것에 대한 조금씩이라도 관심을 계속 가지고 찾아봤으면 한다. 내 경우를 예로 들자면, 베이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막연하게 가지고 있다가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배우기 시작했는데 많은 재미를 느꼈다. 취미가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만 했는데 어느새 나는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렇듯 자기가 살고 싶은 모습이나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잊지 말고 계속 관심을 가지고 본인의 일상 속으로 챙겨넣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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