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사고에 ‘특성화고 불신해소’ 외치며 부랴부랴 ‘현장실습 폐지’,

2020년 시행 예정 개선방안 앞당긴 것…“현장실습 패러다임 바꾸겠다.”

교육부 중등직업교육정책과 최보영 과장


[1618] 현장실습 폐지한 교육부…각 부처 협의해결 과제 수두룩


[하이틴잡앤조이 1618=김인희 기자] 특성화고 학생들과 교사들이 교육부가 잇따른 현장 실습 사고에 따른 특단의 조치로 내놓은 ‘전면 폐지’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현실성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조기취업형 현장실습 대신 ‘학습중심 현장 실습’ 관련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두루뭉술한 상태다.

이에 교육부 중등직업교육정책과 최보영 과장을 만나 특성화고 현장실습 제도에 대한 교육부의 입장과 앞으로의 개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특성화고 ‘조기취업 형태 현장실습’을 전면 폐지하는 극약처방을 내린 이유는.

지난해 11월 제주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의 사망사건이 발생하자 즉시 폐지 결정이 이뤄졌다. 안타까운 사건이 있기 전에도 현장실습 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현장실습 사고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이미 개선 방안을 마련한 상태였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2018~2019년 시범 진행한 뒤 2020년 본격 시행할 예정이었다. 사건사고가 지속해서 일어나자 시기를 앞당겨 진행한 것뿐이다.


‘학습 중심 현장실습’을 도입한 취지는 무엇인가.

기존 현장실습 운영 체계는 조기취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학교 취업률에 집중하다 보니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소홀했다.

또 학교 측이 기업의 눈치를 보고 기업 측은 임금을 받는 학생을 단순 노동자로 바라보다 보니 안전사고에 소홀하고 지도감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안전사고 문제는 기존 방식으로는 개선이 힘들다고 판단했고 현장실습 운영체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실습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자기 전공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학습 중심’을 강조한 것은 이 같은 문제를 고려해 현장실습의 교육 목표, 실습 과정을 정한다는 뜻이다. 학생의 전공과 부합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교사?학생?기업체가 협력해 프로그램을 구성하게 만들고자 한다.


특성화고에 미칠 영향과 이로 인한 파장은 고려하지 않았나.

교육계에서는 사고로 인한 갑작스런 결정에 대해 불만을 나타낼 수 있다. 교육계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도 고려했다. 학생, 교사들의 의견은 정부발표 시 조기취업에 대해 낮게 평가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 부분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 기존 현장실습을 폐지한 것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안전사고로 인해 특성화고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발표할 추가 방안과 함께 따로 말씀드리겠다.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고자 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었나.

기존에 학생들의 안전문제를 고려해 표준협약서와 함께 근로계약서를 쓰게 했다. 고용노동부 측에서는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실습생들을 보호하기위해서다. 그러나 회사 측은 학생들을 기업이 사용하는 단순 노동자, 임금을 받는 근로자로 보는 것이 우선이었다. 실습생이 학생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안전교육에 대해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실습생은 직업교육훈련촉진법에 따라 현장실습을 진행하는데 근로기준법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사업주와 현장실습생이 현장실습계약과 함께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현장실습생의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은 근로계약에 따른다는 특례조항을 뒀다. 현장실습표준협약서에서는 사업주와 실습생이 현장실습계약과 함께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은 근로계약에 따른다는 내용이 1월 29일자로 삭제됐다. 이 부분이 직업교육훈련촉진법을 위반할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장실습 관련해 지켜야할 부분을 위반한 기업체는 어떻게 되나.

기존에는 직업교육훈련촉진법에 근거해 표준협약서를 쓰지 않을 경우에만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제는 표준협약서의 계약내용을 지키지 않을 경우 500만원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과태료 부과도 고용노동부 장관뿐만 아니라 교육부 장관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일선 학교에서는 이전보다 취업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있는가.

취업률에 연연하는 현장실습 운영체계를 바꾸고자 하는 취지지만 학생 개인 입장에서는 취업에 대한 이점이 약화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부분과 관련해 교육부는 학생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아 자리를 잡고 경력 개발을 잘 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학교 측에 대한 취업률 평가에 대해서는 형식적인 수치보다는 학생들의 취업이 잘 유지되는 지를 평가하도록 했다. 또 단순현장실습보다 채용조건형 또는 채용약정형 현장실습 방향을 고려할 계획이다.


후속 고졸취업방안 대책 방향은 어떻게 되나.

학생 안전 보장을 위해 ‘학습중심’으로 간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현장실습이 전면 폐지되는 것은 아니다. 학습중심을 어떻게 갈 지에 대해 논의 중이다.

교육부의 역할만으로 힘든 상황이다. 기업과 관련된 사안은 고용노동부 소관사항이므로 근로감독 강화 등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일단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학습중심 실습 프로그램을 검토할 계획이다. 중소기업벤처부의 현장실습 프로그램, 고용노동부에서 진행하는 학습중심 현장실습이 교육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은 프로그램들은 교육부가 제시한 ‘학습중심’ 형태를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정부 주도 프로그램을 활용할 예정이다. 또 기업체의 협조도 필요하기 때문에 참여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고려할 계획이다.


kih0837@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