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항해사를 꿈꿨지만 싱싱한 양식 광어를 선별하는 검수원 됐죠."



[하이틴잡앤조이 1618=정유진기자]"중학교 성적이 좋지 않아 특성화고를 선택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학교에 입학하길 잘했다’라고 생각해요." 제주해양수산연구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고준영(사진,19) 군은 이 곳에서 양식 광어를 검사해 소비자가 먹기 좋은 생선을 공급하도록 식탁 안전을 책임지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고 군은 “중학교 때 노력하지 않아 성적을 반영해 특성화고에 진학했지만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다”고 회상했다.


2017년 2월 제주 성산고 해양산업과 졸업

2017년 2월 제주해양수산연구원 입사


특성화고 진학은 최상의 선택

중학교 성적이 좋지 않았던 고준영 군은 고등학교 선택을 앞두고선택할 수 있는 길이 딱히 없었다. “부끄럽지만 중학교 때 내신이 80~90% 정도로 굉장히 낮았습니다. 공부하기 보다는 놀기에 바빴고 내신 관리하는 데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특성화고로 진학한 계기는 별게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특성화고에 진학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특성화고 입학을 전격 결정하게 된 데는 부모님의 열린 인식도 힘을 보탰다. 고 군은 “부모님께서 특성화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취업난이 심각한 시기에는 졸업하자마자 취업의 문턱을 넘어갈 수 있는 전문화된 학교가 바로 특성화고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이죠.”라고 회상했다.

그는 특성화고에 대해 “아직 자신의 꿈을 확립하지 못한 꿈나무들에게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제시해 주는 곳이라 생각한다.”며 “사회적 편견이 특성화고 진학을 고민하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특성화고를 다녔고 졸업한 저로서는 (특성화고에 대해)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나 부모님들께서는 아마 ‘성적부족으로 가는 안 좋은 학교’ 정도로 생각할 것”이라며 “부모님 세대의 실업계와 특성화고는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특성화고의 장점에 대한 홍보나 선 취업 후 진학 등 좋은 제도와 관련된 인식개선의 부분에서는 아직 부족한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1618]"항해사를 꿈꿨지만 싱싱한 양식 광어를 선별하는 검수원 됐죠."


현재 먹기 좋은 ‘양식 광어’ 선별하고 있지만 향후 내 꿈은 ‘일러스트’

고 군은 제주도 양식 광어장에서 생산하는 모든 광어들을 검수하는 일을 한다. 그는 “광어에서 항생제 검출 유·무를 따져 소비자들에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광어가 출하될 수 있도록 검사하고 있습니다. 자칫 잘못된 광어가 유통되면 먹는 소비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죠.”라고 강조했다.

고 군은 “꼼꼼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이 직무에 맞는다.”며 “항생제 검출을 위해 약품을 사용하게 되는데 자칫 양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일정 양 조절을 하는 업무가 성격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매일 양식 광어를 검사하는 준영 군의 향후 꿈은 ‘일러스트’다. 그는 “그림에 관심이 굉장히 많아 지난해부터 포토샵 공부를 하고 있다.”며 “만화,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후 진학을 미대나 산업디자인 쪽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급여의 반을 저축해 등록금을 모으고 있다.”며 “취직에 성공했다면 굳이 대학을 다닐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꿈을 위해 대학을 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성산고, 제주 유일의 해사고…해양관련 직업 양성 학교

고 군은 “성산고는 제주도 유일의 해사고”라며 “수많은 해양 관련 직업을 양성해내는 학교로 어떤 때는 취업률 1위를 달성할 정도”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처음 고 군이 ‘해양산업과’을 선택한 것은 배를 타기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급여와 연봉이 높다는 이유로 항해사를 꿈꿨어요. 그래서 ▲소형선박 자격증 ▲해기사 6급 ▲전파전자 통신 기능사를 취득했죠. 하지만 연구소로 입사하게 돼서 활용할 기회가 없어진 자격증입니다.”

취업 준비는 고등학교 3년 때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그는 “중학교 때와 똑같이 노력하지 않고 지내다가 3학년이 돼서야 심각함을 느끼고 노력했다. 취업을 위해 자기소개서 보다 면접에 집중했다.”며 “내성적인 성격 탓에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게 서툴러 이런 점을 고치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 했다.”고 말했다.

고 군은 “어른들은 어리다고 말씀하실지 모르지만 당사자들에게 중학교 시절은 고민이 많은 시기”라며 “자신의 꿈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면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게 그 순간은 즐겁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서 힘차게 헤엄치는 다른 친구들을 보면서 자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그는 미래를 설계하는 후배들에게 “꿈은 바라만 보는 게 아니라 붙잡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jinjin@hankyung.com 사진=김기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