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 합격 비밀노트⑦]삼성전자 박가현 씨 “면접은 정보싸움...그룹 회의 녹취록까지 들었죠”

박가현 삼성전자 하반기 공채 합격자

입사예정 2017년 1월

학력 한국외대 스칸디나비아어과 졸업예정(2017년 2월)

졸업 평점 3.96(4.5만점)

어학 토익 975점, 중국어 5급, 일본어 1급, 오픽 IH

자격증 매일경제신문테스트 0.8% 성적 취득

인턴십 코트라 인턴, ETS 코리아 인턴


기업들이 이공계 전공자를 취업에서 우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대기업에서는 그런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 오죽하면 ‘문송합니다(문과여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유행할까. 삼성전자 역시 문과생에게는 입사하기 힘든 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바늘구멍도 해법이 있다. 그 해법을 지닌 삼성전자 예비 신입사원 박가현 씨를 만났다.


박가현 씨가 삼성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대외활동을 통해서다. 대학 3학년 때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을 시작했다.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활동이었다. 매월 새로운 과제를 주는데, 한번은 ‘본인 삼성 모바일 기기 기획자라면?’이라는 주제가 제시됐다. 당시 박 씨 팀은 ‘웨어러블 애플리케이션’을 기획해 2등을 차지했다.


“팀 대표로 팀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역할을 했어요. 우리가 생각한 아이디어가 삼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뿌듯했죠. 서포터즈 활동을 고스란히 자기소개서에 표현했어요.”


삼성과의 인연은 또 있다. 코트라 인턴으로 핀란드에 파견된 그는 현지에서 글로벌통신원으로 활동했다. “유학생 이야기부터 핀란드 문화소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죠. 6개월의 인턴 기간 동안 매월 원고를 작성했어요.”


“자소서 채용공고 뜨고 작성하면 늦어”


대외활동을 통해 인연을 쌓은 박 씨는 그때부터 ‘삼성 입사’라는 꿈을 꿨다. 한국외대에서 스칸디나비아어를 전공한 그의 강점은 단연 ‘어학’이다. 스웨덴어 실력 뿐 아니라 토익 975점, 중국어 5급, 일본어 1급, 오픽 IH 등 어학 점수를 갖췄다.


“언어는 단순히 점수가 아닌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해요. 핀란드 인턴 시절 모든 대화를 영어로 했어요. 보고서 작성도 영어로 할 만큼의 실력은 갖췄죠.”


그는 자소서를 쓰면서 핀란드에서의 인턴 경험을 빼놓지 않는다. 인턴생활에서 배운 점을 쓰고 대표적으로 전시회 홍보를 성과로 강조했다. “전시회 보고서를 작성해 홍보하는 것이 역할 중 하나였죠. 사진을 활용해 나만의 방식으로 홍보했어요. 평상시 조회 수가 ‘1000’이었던 것이 ‘4000’으로 늘었죠. 그 경험을 자소서에 적었어요.”


박 씨가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지난 여름방학이다. 취업 준비를 고민하던 중 학교 취업센터를 찾았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았고, 무료였죠. 학교에서 진행하는 특강은 빼놓지 않고 수강했어요. 자리가 없을 때면, 빈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렸죠. 전문가들이 취업의 방향을 설정해주는 것이 좋았어요. 처음 쓴 자소서를 취업 상담사에게 보여줬는데, ‘너 이렇게 하면 취업 못 한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때부터 자소서 쓰는 법을 다시 배웠어요.”


‘경험에서 얻는 성과 강조하기’ ‘구체적인 수치를 표현하기’ 등이 특강을 통해서 배운 것들이다. 그는 여름방학을 오로지 자소서에만 투자했다. 채용 공고가 나고 나서 자소서를 작성하면 늦다고 생각했다. “자소서는 채용 공고 두 달 전부터 준비해야 해요. 최소한 20회 이상을 수정해야죠. 자신이 쓴 자소서를 주변 사람에게 보여주고 의견을 듣는 건 필수고요.”


GSAT는 꾸준히 유형 익혀…면접은 정보 싸움


[공채 합격 비밀노트⑦]삼성전자 박가현 씨 “면접은 정보싸움...그룹 회의 녹취록까지 들었죠”


삼성그룹은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인·적성 검사인 GSAT를 치른다. 대기업 필기 전형의 대표격이다. 많은 학생이 어려워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인·적성 검사는 유형을 반복해 연습 하는 것이 좋아요. 여름방학 동안 매일 문제를 봤어요. 시간을 정해서 풀고, 틀린 문제는 따로 오답 노트도 만들었어요.”


박 씨는 자신의 취미로 ‘텍스트 읽기’와 ‘자료 수집’을 꼽는다. 이런 그의 취미는 면접에서 큰 힘이 됐다. “면접은 정보싸움이에요. 면접을 앞두고 나만의 콘텐츠를 정리했어요. 특강을 통해 얻은 정보에 살을 붙였죠. 부족한 부분은 책이나 자료를 통해 채웠어요.”


삼성그룹의 면접 전형은 하루에 모두 진행된다. 창의성, PT, 임원 면접으로 구성돼 있다. 면접 당일 아침 복장을 갖춰 입을때까지 그룹 회의 녹취록을 듣는 열정을 보였다.


“자료요? 기업 홈페이지만 잘 검색해도 충분히 구할 수 있어요.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현하는 지원자를 싫어할 면접관이 있을까요.”


그의 남다른 정보력을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한 채용박람회에서 상담을 받으면서 사전 조사로 준비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고, 이를 눈여겨 본 인사담당자가 그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웬만큼 규모가 있는 기업은 온라인에 모든 정보가 공유돼 있어요. 과거 실적부터 전망까지 보고서를 작성하거든요. 관심 기업의 신문기사만 확인해도 정보는 찾을 수 있어요. 정보는 감춰줘 있지 않고, 공개돼 있답니다. 정보수집이 면접 준비의 필수과정이죠.”


그는 또 다른 면접 비결로 서비스 아르바이트를 하며 익히 소통능력을 꼽았다. “영화관, 플래그 가게, 빵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서비스업 아르바이트를 해보면 사람을 대하는 방법과 곤란한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어요. 그게 면접에 큰 도움이 됐죠.”


그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이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고 말할 정도의 노력은 해야 하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하는 특강에 50명이 신청하면, 참석자가 20명도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취업 준비 기간 때는 어디든 참석하는 것이 좋아요. 취업 관련 홈페이지도 수시로 방문해야죠.”


박 씨는 입사후 포부도 밝혔다. “아직 부서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모바일 쪽으로 가서 삼성페이와 같은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콘텐츠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어요.”


▣ 나만의 합격 TIP


▶ 자소서 성과는 구체적이고 수치로 표현하세요.

자소서는 경험에서 배웠던 점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성과는 구체적인 수치로 표현해야 효과적이다. 연습을 통해 결론을 먼저 말하는 습관을 길러두길 권한다. 면접을 앞두고 자소서에 쓴 사람이 나라는 것을 꾸준히 연습했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