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고민상담소]

‘전공’이라는 ‘생각의 감옥’에서 벗어나라

도자기 전공이지만 마케팅에 도전

면접관에서 “4년간 열 가지 백자 구별법과 입구 0.5cm의 차이 배웠다.

소비자의 1mm 변화도 캐치 하는 마케터 되겠다” 말해


무기력에서 벗어나려면 무엇이든 행동하라

매일 규칙적으로 수영장 다니는 것처럼


진짜 ‘나’를 알려면 7살 아이처럼 계속 질문하라

그래야 ‘내핵’이 보인다


취업 합격자의 공통점?

‘계획-수립-실행’까지 직접 이끌어 본 경험을 쌓아라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이성은 있다

상처 극복이 빠른 20대 때 많이 부딪혀 봐야


새해다. 한 살 더 먹었으니 작년보다는 더 나은 한 해를 살아야지 않겠는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뭘까’ ‘졸업 후 전공을 살려야 할까’ ‘연애는 할 수 있을까’. 지난 일 년 간 이중 한 가지 고민이라도 해 본적이 있다면 이 페이지는 아주 탁월한 선택! 3년 동안 3만여 청춘의 고민을 만난 장재열 ‘좀 놀아본 언니들’ 대표가 이번에는 캠퍼스 잡앤조이 청춘들의 상담가로 나섰다. 진로문제부터 연애고민까지… 솔직한 이야기가 오고갔던 신년특집 ‘캠퍼스 잡앤조이 마이리틀상담소’ 현장 전격 공개!



[신년특집 고민상담소] “인생이 ‘노잼’, 새해엔 재밌게 살 수 있을까요?”


12월 14일, 장재열 상담가의 아지트인 낙성대역 근처 한 커피숍에서 대학생 고민 의뢰인과 장재열 상담가를 만났다. 왼쪽부터 이재민 학생, 장재열 상담가, 김민경 학생. 사진=김기남 기자



장재열 상담가는,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2012년 삼성그룹의 패션 계열사 제일모직에 수석으로 입사해 인사담당자로 근무했다. 하지만 일 년간 꿈과 현실의 괴리감에서 힘들어 하는 취업준비생을 만나면서 인생에 회의감을 느꼈다. 회사를 그만둔 후,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던 중 담당 의사의 ‘자문자답’ 권유를 통해 새 삶을 찾은 뒤 2013년 11월, 같은 고민을 가진 청춘들을 위한 상담 비영리법인 ‘청춘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들’을 설립했다. 현재는 라디오 방송, 토크 콘서트 등으로 상담 영역을 확대했다. 지난 10월에는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취업의신으로도 출연했다.



[오늘의 고민 의뢰인]

이재민

23세

오산대 호텔조리학 2학년


김민경

23세

숙명여대 일어일문학 3학년


[신년특집 고민상담소] “인생이 ‘노잼’, 새해엔 재밌게 살 수 있을까요?”



장재열 이건 정말 많은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에요. 전공이 생각의 감옥이 된 거죠. 전 도자기를 전공했어요. 복수전공도 안했죠. 그런데 패션 마케팅이 정말 하고 싶은 거예요. 졸업 전까지 3년을 고민했어요. 결론은 마케팅의 본질은 급변하는 시장에서 소비자의 요구를 경쟁사보다 빨리 알아채는 것이고 제 전공이 거기에 딱 부합한다는 것이었죠.


제일모직 패션 마케팅 부문에 지원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면접 때 제 전공에 의구심을 갖더라고요. 그래서 답했어요. “면접관님, 도자기 백자를 보면 다 똑같아 보이지 않나요? 저는 4년간 열 가지 백자를 구별하는 법과 입구 0.5cm의 차이를 배웠습니다. 앞으로 소비자의 1mm의 변화를 캐치하는 마케터가 되겠습니다.” 저 1등으로 입사했어요.


지원 업종 분석도 중요해요. 마케팅 역시 제안서를 발표하고 실전에서 뛰는 공격형이 있는가 하면 자료정리로 뒤를 받쳐주는 방어형도 있어요. 어차피 어디든 사람이 모인 공간이고 다양한 사람이 있어요. 너무 한 가지 틀에만 갇혀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신년특집 고민상담소] “인생이 ‘노잼’, 새해엔 재밌게 살 수 있을까요?”




[신년특집 고민상담소] “인생이 ‘노잼’, 새해엔 재밌게 살 수 있을까요?”


[신년특집 고민상담소] “인생이 ‘노잼’, 새해엔 재밌게 살 수 있을까요?”



장재열 여러분과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상담소를 찾아 왔다가 극복한 사례자들에게 방법을 물은 적이 있어요.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변화할 수밖에 없는 강제성을 부여했다는 거죠. 예를 들어, 재민 학생처럼 무기력함에 빠진 경우 매일 수영장을 규칙적으로 다니면서 조금씩 부정적인 감정을 잊는 거예요.


안 좋은 생각이 든다고 계속 걱정하고 염려하면 정말 한없는 부정의 늪에 빠지게 돼요. 이럴 때는 얼른 고민에 제동을 걸 수 있게 무엇이든 행동해야 해요. 이렇게 한 가지 고민이 해결되면 나머지 감정들은 자연히 풀릴 수 있거든요. 우선 움직이세요.



[신년특집 고민상담소] “인생이 ‘노잼’, 새해엔 재밌게 살 수 있을까요?”


장재열 여러분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 것 같아요?


민경 안 그래도 입사 면접을 준비하면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흡수가 잘 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그때그때 맞추고 변화하는 성향이 있죠.



[신년특집 고민상담소] “인생이 ‘노잼’, 새해엔 재밌게 살 수 있을까요?”



재민 전 약간 부정적인 성향이 있어요. 다른 사람의 안 좋은 면을 볼 때도 많고요.


장재열 나를 찾는 방법에 절대적 왕도는 없어요. 우리 상담소에서는 Y7이라는 기술을 사용하는데 7살짜리 아이처럼 계속 질문하는 거예요. 스스로에게요. 다른 사람이 보는 나 혹은 자기계발서 등 외부의 조언에 의지해 찾는 나는 지구로 치면 외핵 정도에 불과해요. 그 안의 내핵까지 들여다보려면 온전히 내 힘으로 분석해야 하죠. 재민 학생에게 Y7 기술을 활용해 볼까요? 왜 자신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나요?


재민 저도 모르게 그래요.


장재열 왜요? 약간 욱하는 성격인가요?


재민 그건 아닌데, 사람을 볼 때 외면만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요.


장재열 왜 그럴까요? 오래 알고 나서 첫인상과 내면이 달랐던 경험을 해 본적이 없나요?


재민 아마 제 스스로가 외형에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제 약점을 남에게 빗대서 보는 것 같은…. 키가 좀 더 컸으면 좋겠거든요. 사실 저는 상관없는데 나중에 면접관에게 어리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장재열 바로 이거예요. ‘남을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에서 시작해 더 깊이 들어가 보니 외모 콤플렉스로 연결됐죠. 이게 바로 재민 학생이 지금 가지고 있는 문제의 해결 실마리인 거예요. 나는 외모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것을 해결하면 더 나은 ‘나’를 만들 수 있는 거죠.



[신년특집 고민상담소] “인생이 ‘노잼’, 새해엔 재밌게 살 수 있을까요?”



장재열 삼성 재직 당시 다른 인사담당자들과 밥을 먹다가 “확실히 눈이 가는 지원자가 있더라”는 말이 나온 적이 있어요. 예를 들어, 100kg나가는 남학생이 자기 자신을 바꾸기 위해 해병대에 지원했고, 그 후로도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체중감량은 물론 자신감까지 갖게 된 거죠. 이처럼 ‘계획-수립-실행’까지 일련의 과정을 직접 이끌어 가 보는 거예요. 특히 이 경우는 면접장에서 외모만 봐도 ‘정말 운동을 열심히 했구나’라는 게 검증이 되죠. 이처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해요.


신입 연수원에서 동기들끼리 항상 했던 이야기가 있어요. “우리 정말 특이하다”였죠. 그리고 인사팀이라 그 다음해에도 연수원에 갔는데 후배들이 “선배님, 저희 정말 특이한 것 같아요”라고 말하더라고요. 즉 다들 정형화된 유형 없이 자기 나름의 길을 잘 밟아온 사람이었어요. 회사는 다양한 쓰임새를 필요로 해요. 즉 획일화 된 사람이 아니라 각자 전공의 맛을 잘 살리는 사람을 좋아하는 거죠.


특히 압박면접 때는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돼요. 면접관은 여러 분의 답변 하나하나에 집중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느낌과 태도를 보죠. 너무 일희일비하지 마세요.



[신년특집 고민상담소] “인생이 ‘노잼’, 새해엔 재밌게 살 수 있을까요?”


[신년특집 고민상담소] “인생이 ‘노잼’, 새해엔 재밌게 살 수 있을까요?”



장재열 연애는 정말 최고로 어려운 주제예요. 저도 늘 고민이죠. 재민 학생이 말한 대로 자신감이 최고로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고요. 30년이 좀 넘게 살아보니 상대방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정도는 눈에 보이더라고요. 이게 포인트예요. 음의 기운을 양으로 바꾸는 노력부터 해 보세요. 만약 지금 재민 학생이랑 똑같이 생긴 남학생이 있는데 이 학생이 재민 학생보다 자신감이 더 있고 당당하다면 누가 더 좋게 보일까요. 물론 외모 자신감도 필요해요. 전 요즘도 매일 아침 두 시간씩 운동을 하죠.



[신년특집 고민상담소] “인생이 ‘노잼’, 새해엔 재밌게 살 수 있을까요?”



장재열 20대 때는 좋아하는 여성을 만나면 무조건 들이댔어요. 그런데 서른이 넘어가면서 조심성이 생기더라고요. 아마 그동안 여러 여성을 만나보면서 나에게 맞는 이성상을 만들어놨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여러분도 많이 만나서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이성을 찾아 나가세요. 특히 상처의 극복이 빠를 20대 때 많이 부딪히기를 추천합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