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 "출발선이 똑같은 특성화고가 저를 바꿨어요"


김윤지(20) 우리은행주임

2016년 2월 대전신일여고 졸업

2015년 11월 우리은행 입행(대전세이지점)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우리은행 대전세이지점에서 간단한 입·출금과 통장 개설, 상속과 외환업무를 맡고 있어요. 작년 11월에 입행해서 펀드투자상담사나 보험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있어요.


행진 멘토로 선정된 소감은?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한편으론 제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해요. 많은 학생들이 이 자리를 통해 꿈과 진로를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많은 학교 중 대전 신일여고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중3 때 어떤 고등학교를 가야할지 고민이 없었어요. ‘그냥 아무데나 가면 되지’라는 생각이었고, 관심도 없었거든요. 대학을 가야겠다는 생각도 없었고요. 아버지께서 자영업을 하시는데, ‘고등학교 졸업하고 그 일이나 도와야겠다’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다 중3 2학기 때 고교입시설명회를 가면 수업을 뺄 수 있다는 친구 말에 잠이나 자려고 고교 입시 설명회를 갔죠. 몇몇 학교에서 설명회를 하는데 신일여고 선생님께서 너무 재미있게 설명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넋 놓고 보고 있다가 그 학교에 지원해버렸죠.(웃음)


중학교 때 성적은 어땠어요?

성적은 안 좋았죠. 고등학교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니까요.(웃음) 근데 회계나 경제를 배워보고 싶긴 했어요. 신일여고로 와서 첫 시험을 쳤는데 성적이 잘 나온 거예요. 그래서 ‘나도 하면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른 친구들도 전공과목은 처음 배우는 거니까 출발선은 똑같았거든요. 그래서 더 열심히 했죠.


취업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취업한 선배들의 면접 후기서를 보기도 하고, 면접 준비 동아리에서 수시로 모의 면접을 해보기도 했어요. 예를 들어 면접관 앞에서 홈쇼핑 쇼 호스트처럼 의자 같은 물건을 파는 연습도 했죠. 얼굴에 철판을 깔고 소리 내어 물건을 팔다 보면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능력을 키우게 되거든요.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사람들 앞에서 말 한마디 못했던 친구들이 뻔뻔하게 말하는 능력이 생기더라고요.(웃음)


취업 준비 중 가장 도움이 많이 됐던 부분을 꼽자면?

면접 준비 동아리도 큰 도움이 됐지만 학창시절 3년 동안 반장을 했던 게 가장 크죠. 학년별 성적순으로 들어갈 수 있는 특별반 반장을 3년 동안 했는데, 반 아이들과 소통을 많이 해야 했어요. 성적도 물론 신경써야했고요. 특별반에서 미리 얻은 취업 정보나 공부하는 습관이 가장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우리은행의 장점을 꼽자면?

우리은행에 들어오기 전 대기업도 같이 합격했는데 이곳을 선택했어요. 입행하기 전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고객 응대였는데 막상 해보니 장점으로 바뀌었죠. 고객들에게 친절하고 솔직하게 다가가니 제가 자리에 없을 때 절 찾더라고요. 그때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어쩔 수 없이 상품을 영업할 때도 장단점을 솔직하게 안내하는 편이거든요. 고객들이 그런 부분을 더 신뢰하는 것 같아요.


연봉 및 복지 혜택은?

정확한 연봉을 말씀드릴 순 없지만 평균 고졸취업자들의 연봉에 비해 높은 편이에요. 그리고 우리은행은 여성 취업자들에게 있어서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어요. 휴양지나 해외 연수의 기회도 주어지고요.


사회생활하면서 고졸 출신으로서 불편한 점은 없어요?

아직 사회 경험이 많지 않아서인지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어요. 다만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이라 어려보이지 않기 위해 외모를 성숙하게 보인다든지 친구들과 사용하는 은어를 안 쓰도록 노력해요.


고교 선택을 앞둔 후배들에게 한마디.

중학교 때의 저와 지금의 저를 비교해보면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제 스스로가 자랑스러울 정도로 많이 바뀌었죠. 누구나 바뀔 수 있어요. 여러분도요. 그리고 특성화고 진학을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특성화고는 짧은 시간 안에 공부와 취업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만 게을러도 쉽게 뒤쳐질 수 있거든요. 일반고에 다니는 친구들보다 더 할 일이 많고,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곳이 특성화고라는 걸 명심하세요.


글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