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개정과 함께 응시료도 2500원 올라

토익에 영어말하기·HSK까지 보려면 응시료만 20만원

취준생, 응시료 낮추거나 유효기간 늘려줬으면



신 토익 응시료 2500원 인상… 기본 어학응시료만 20만원 육박



YBM한국토익위원회가 5월 29일 토익 개정과 함께 응시료도 2500원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행 4만2000원이었던 토익 응시료는 4만4500원으로 조정된다. 회사 측은 “그동안의 물가 상승 및 시험 시행 관련 제반 비용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스·오픽·HSK도 ‘들썩’… HSK 6급 한 회 응시료 ‘10만원’ 육박


토익응시료는 최근 10년 새 30.8%(1만500원) 가까이 올랐다. 2006년 3만4000원이었던 것이 이듬해 3만7000원으로 5000원 뛰었다. 다시 2년 뒤 2000원이 오른 데 이어 3년 뒤에는 3000원이 추가로 상승해 4만2000원이 됐다. 이 비용은 올 5월부터 4만4500원으로 다시 조정된다.



신 토익 응시료 2500원 인상… 기본 어학응시료만 20만원 육박



최근 10년간 토익 응시료 인상폭. 2006년과 2016년 10년 새 1만2500원이 상승했다.



부담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구직자들은 “영어시험만 해도 토익, 토익스피킹, 오픽 등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체감 상승률은 훨씬 크다”고 한탄한다.


최근 삼성 등 많은 기업이 요구하는 영어말하기 성적에 해당하는 토익스피킹 역시 2011년 7만2600원에서 2012년 2월부터 7만7000원으로 4400원이 인상됐다. 같은 종류의 시험인 오픽도 2009년 7만1500원에서 2013년 7만8100원으로 6600원 올랐다.


제2외국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5월, 중국어 자격증 시험기관인 HSK한국사무소는 응시료를 최대 36%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이 인상률 최대치가 응시빈도가 높은 4급에 반영된다는 사실이다. 가장 낮은 단계인 1급의 경우 응시료에 변동이 없고, 2급의 경우 3만원에서 3만4000원으로 약 13% 인상된다. 반면 4급은 5만원에서 6만8000원으로 1만8000원(약 36%)으로, 6급 역시 8만5000원에서 9만8000원으로 1만3000원(약 20%) 비싸졌다.


영어·중국어 시험 응시료만 20만원 달해… 성적은 2년마다 사라져


즉, 최근 많은 구직자들이 공부하는 토익, 토익스피킹(오픽), HSK까지 세 가지 성적 자격증을 따려면 응시료만 적어도 20만원이 넘게 필요하다.


그나마도 한 번에 합격했을 때고, 여러 번 시험을 치르거나 관련 교재비, 학원비를 포함하면 비용은 훨씬 뛴다. 게다가 이들 시험이 2년의 유효기간이 있어 성적을 갱신하려면 2년마다 계속 응시료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은 시험을 안 볼 수 없다. 대다수 기업이 입사지원서에 어학성적을 적도록 하기 때문이다. 많은 곳이 어학기준을 없애는 추세이지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취득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삼성은 영어말하기 성적이 없으면 지원이 불가능하다.


취업준비생 안모씨는 “최근 기업들이 영어성적보다는 직무역량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4년제 대졸자가 차별화할 수 있는 경험이나 역량은 한정적이지 않겠느냐”며 “결국 가장 보편적인 어학성적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응시료나 준비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역시 “다들 응시료가 비싸다고 불평하지만 취업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시험을 봐야 한다”며 “이 점을 악용하지 말고 응시자 입장도 조금만 고려해 응시료를 낮추든 유효기간을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한탄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