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사철을 위한 경제경영상식] 쉽게 읽는 연결손익계산서

(1)연결손익계산서: ‘연결’해야 진짜다


3월 14일 발표된 삼성전자주식회사의 감사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는 재무재표는 크게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포괄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로 이뤄진다. ‘연결감사보고서’라는 것도 있다. 일반 감사보고서와 게재된 항목은 동일한데 모두 ‘연결’자가 붙었다. ‘연결재무상태표’, ‘연결손익계산서’, ‘연결포괄손익계산서’, ‘연결자본변동표’, ‘연결현금흐름표’다.


주로 쓰이는 것은 ‘연결’자가 붙은 것이다. 그 이유는 계열사 간 거래를 부풀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를테면 삼성전자가 매출, 순이익을 전년보다 늘리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10조 원치 LED 기판을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산 뒤, 다시 삼성디스플레이에 TV를 11조 원치 팔 수도 있다.


이렇게 계열사끼리 주고받기를 하면 10조 원 매출을 100조 원으로 뻥튀기할 수도 있다. 그래서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전자가 지배하는 회사 모두의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을 합산해서 ‘연결’재무제표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연결감사보고서에는 삼성전자 해외법인의 재무현황과 실적이 포함된다. 글로벌 기업으로 해외법인이 많은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연결감사보고서가 진정한 삼성전자의 실력을 알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여기서 (연결)손익계산서만을 살펴보는 이유는, 세상의 관심이 삼성전자의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에 쏠리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련자들이 아니라면 자산, 부채, 자본에는 큰 관심이 별로 없다. ‘포괄손익계산서’는 ‘영업활동 중심의 손익계산서에 자본 및 기타 활동 요소를 추가하기 위해 기타포괄손익이란 개념이 추가된 것’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자. 회계사가 될 것이 아니라면.


(2)회계연도: 1월 1일 시작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


연결손익계산서를 보면 어떤 것을 알 수 있을까? 우선 삼성전자의 회계연도(FY: Fiscal Year)가 매년 1월 1일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 경우 결산월은 12월이다. 당연한 것 아니냐고? 회계연도 시작월은 회사 마음이다. 금융회사 중에는 결산월이 3월인 곳도 있고, 외국계기업인 경우 6월 또는 9월인 경우도 있다. 일본기업들은 대부분 3월 결산법인으로 4월에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한다. 미국정부는 매년 10월이 회계연도 시작월이다.


(3)매출액: 단위를 잘 봐야 함


둘째로 이 회사의 2015년 매출은 200조 원이 넘는다. 2억 원 아니냐고? 그럴 리가! 도표 오른쪽 귀퉁이에 ‘(단위: 백만 원)’이라고 씌인 부분을 잘 보기 바란다. 도표의 한 자리 수가 100만 원이다. 2016년 대한민국 정부 예산이 386조 원임을 감안하면 ‘나라 하나’급이다. 참고로 2014년 삼성그룹 전체 매출은 302조 원을 넘는다. (2015년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4)매출원가 & ?판매비와 관리비: 당신은 직접비인가, 간접비인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매출원가’와 ‘판매비와 관리비(판매관리비)’의 차이다. 매출원가에는 원재료비, 인건비, 재조경비, 재고비용 등이 들어간다. 판매관리비에는 인건비, 수수료, 광고비, 연구개발비, 감가상각비가 들어간다. 어라, 둘 다 인건비가 들어간다. 왜 그럴까?


그건 바로 ‘직접비’와 ‘간접비’의 차이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인 갤럭시S폰을 만드는 데 들어간 인력의 인건비는 직접비다. 그런데 인사, 재무, 감사, 연구개발, 마케팅, 홍보 부서 인력은 제품을 만드는 데 투입된 비용이 아니다. 즉 핵심인력이냐 지원인력이냐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간접비’와 관련해 스티브 잡스의 일화가 있다. 잡스가 회사 안에서 처음 본 직원과 마주쳤다. 잡스가 그에게 “당신 누구냐”라고 하자 그 직원은 “마케팅 부서의 ××입니다”라고 답했다. 이 때 잡스의 반응은 “간접비(overhead)로군”이었다. 세상에 없던 매력적인 물건을 만드는 것에 큰 가치를 뒀던 그는 조직운영에 필요한 제반 비용은 그저 ‘간접비’로 인식했던 것이다. 그러나 연구개발이 회계적으로 간접비에 속한다고 해도 잡스의 머리속에서 연구개발팀은 직접비에 속했을 것이다.


(5)희석주당이익: CB와 BW를 아십니까?


‘희석주당이익’은 뭘까? ‘기본주당이익’은 ‘(당기)순이익÷전체 주식수’다. 희석주당이익은 ‘순이익÷(전체 주식수+주식 전환 가능한 지분)’이다. ‘주식 전환 가능한 지분’이란 전환사채(CB: Convertible Bond)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 등 당장은 주식이 아니지만 장래에 주식이 될 수 있는 잠재지분을 말한다.


(6)법인세비용: 현 정부는 증세론자?


그런데, 이 표를 보면 삼성전자(주)는 2014년보다 2015년의 영업이익이 더 많다. 즉 장사를 잘 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금융비용이 전년 대비 3조 원 가까이 늘면서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전년 대비 2조 원 이상 줄었다. 투자하느라 돈을 많이 빌린 것일까? 게다가 법인세가 전년보다 54%(2조4201억 원) 늘었다.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6.8% 준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연결재무상태표에만 나옴). 여기에 안 나오지만 별도 ‘연결재무상태표’를 보면 세액공제가 1조1000억 원 이상 줄었다. 지금 정부는 증세론자였던 것일까?


(7)당기: 왼쪽이 최근 수치


재무재표가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상식을 가끔 배반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접하던 표는 왼쪽이 과거, 오른쪽이 미래다. 가로쓰기는 왼쪽에서 시작해서 오른쪽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모든 도표들이 그랬다. 그런데, 재무제표에서는 그게 반대다. 왼쪽이 가장 최근(당기)이고 오른쪽이 전년(전기)이다. 이는 당기의 실적을 밝히면서 비교대상으로 전기 실적을 오른쪽에 참고용으로 덧붙인 것이라 생각면 속 편하다.


우종국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