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을 마치며
수줍게 물든 뺨이 새침한 소녀 같다. 예쁜 얼굴로 털털하게 웃어 보이는 최유경의 모습에는 억지스런 꾸밈이 없다. 하고 싶은 것도, 가보고 싶은 곳도 많다는 그의 시간이 앞으로 더욱 따뜻해지길.
니트 톱은 리플레인, 플레어스커트는 어헤이트, 가방은 모두 빈치스, 스니커즈는 케즈, 시계는 가가밀라노, 반지는 Trois Rois by JEUM.
자신을 소개한다면.
가톨릭대 경제학과 3학년 최유경이다. 문화예술경영을 복수전공한다.
키가 크다.
175~176? 그 언저리를 맴돈다. 최근에 재본 적이 없어 정확하지 않다.
키가 커서 불편했던 적은 없나? 반대로 좋은 점이 있다면?
어딜 가나 먼저 눈에 띄어 학교 다닐 때 같은 잘못을 하더라도 내가 먼저 혼났다. 나서는 성격이 아니어서 사람들 사이에 혼자 튈 때는 항상 신경이 쓰였다. 좋은 점은 사진을 찍은 후 다리를 늘리지 않아도 된다. 옷을 입으면 옷태가 살아나는 느낌적인 느낌….
키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
여자로서 굉장히 큰 키임에도 하이힐을 즐겨 신는다. 하루는 하이힐을 신고 길을 가는데, 한 커플이 뒤에서 “키가 작은 네가 좋다. 저 여자는 징그럽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 또 뒤에서 몰래 키를 재보는 무례한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외모에 박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금은 신경 안 쓴다. 당당하게 걸어가면 모델인 줄 알겠지.
근황은.
얼마 전까지 한국경제매거진 광고마케팅팀에서 인턴으로 일하다 쉬고 있다. 복학까지 푹 쉬면서 문화생활을 많이 즐길 생각이다. 좋은 거 많이 보고, 맛있는 음식 많이 먹으면서.
인턴생활은 어땠나?
3개월 정도 인턴을 경험했다. 각 팀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마다 그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했다. 큰 역할을 전담하진 않았지만, 여러 팀의 일을 도와주다 보니 일이 돌아가는 걸 조금은 알 것 같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분야는?
인턴을 하면서 일반 직장을 다니게 되면 내 여유를 갖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이 멀어 그럴 수도 있지만. 나는 공연이나 전시 등 문화생활을 즐기는 걸 좋아한다. 내가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이면 좋을 듯싶다.
니트 원피스는 리플레인, 가방은 빈치스, 슬립온은 플뢰브, 시계는 닥스 워치, 반지는 Trois Rois by JEUM.
문화예술경영을 복수전공하니 기회가 있지 않을까?
맞다. 오히려 전공보다 복수전공이 훨씬 잘 맞는 것 같다.
휴학은 얼마나 했나? 휴학생활은 어땠나?
한 학기 동안 휴학했다. 졸업하면 나를 위한 시간이 없을 듯싶어 최대한 나를 위해 시간을 쓰고 싶었다.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것도 배우고, 읽고 싶었던 책도 읽고, 강아지와 산책도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많이 하면서 보냈다. 그리고 인턴생활. 사실 학교생활에 지쳐 휴학을 결정한 부분도 있다. 이거 끝내면 또 이거. 요즘 친구들이 게임에서 미션 클리어 하듯 바쁘게 산다. 짧게나마 인턴을 경험해보니 학교가 소중해졌다.
졸업하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대학생 때 잡지 표지 모델을 해보는 게 숙원사업이었다. 2016년 들어 이렇게 표지 모델의 꿈을 이루었으니 올해 시작이 좋다. 꼭 해보고 싶은 건 배낭여행이다. 라오스나 유럽으로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여행을 좋아하나?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있다면?
완전 좋아한다. 최근 대만 타이베이에 다녀왔다. 그중에서도 룽산스(용산사)라는 사원이 기억에 남는다. 그곳에서 오리엔탈적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정말 크고 웅장했다. 예술가는 아니지만 영감을 많이 받았다. 그런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가면 좋을 듯싶다.
오늘 촬영은 어떠했나?
화보촬영은 처음이었는데, 옷도 옷이지만 헤어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반묶음 머리를 할 때는 새댁 같았는데, 전문가가 해주니 에뛰드하우스 광고 같아 좋았다.
여성스런 스타일이 잘 어울린다.
실제로 평소 여성스런 옷차림을 즐긴다. 어설픈 홍대 스타일이나 힙스터 같은 느낌은 안 어울린다. 오늘 촬영의상과 평소 스타일이 잘 맞았다.
조금 있으면 개강이다. 남은 방학동안 계획이 있다면?
역시 문화생활을 즐기는 거다. 휴학생활과 똑같이 예전의 나로 돌아갈 거다. 그리고 제주도에 다녀올 계획이다.
<캠퍼스 잡앤조이> 7기 친구들에게 조언하자면.
기회는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두드리면 열린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두드렸으면 좋겠다.
이진이 기자 zinysoul@hankyung.com
사진 서범세 기자
모델 최유경
헤어·메이크업 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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