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문화 플랫폼 ‘온오프믹스’
“월요일 아침은 나를 돌아보고 싶어요” “매일 1시간씩 90일 동안 4개 국어를 공부하겠어요”라며 타이틀을 내걸고 호기롭게 모임을 시작한 사람들. 모객을 위해, 홍보를 위해 이들이 찾은 곳은 오프라인 모임을 위한 온라인 공간, 온오프믹스다.
장소 섭외부터 홍보, 참가자 접수, 참가비를 걷는 일까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한날한시에 모은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온오프믹스는 모임 개설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모임 관련 페이지를 열어주는 것으로 시작해 참여자 관리, 참가비 결제, 홍보까지 모임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말하자면 개설자와 참여자의 소통창구인 것.
2012년 7월부터는 모임 장소 추천 서비스 ‘플레이스’와 인쇄물·기념품·케이터링 정보 제공 서비스인 ‘마켓’도 운영해 ‘통합 솔루션 서비스’를 완성했다. 모임 개설자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참가자는 온오프믹스 앱을 통해 대규모 컨퍼런스, 콘서트, 일일클래스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가장 큰 특징은 개설자가 참여자가 되고, 참여자가 개설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지식이나 엄청난 기술이 아니라도 경험과 즐거움을 공유하는 ‘모임’이라면 온오프믹스에서 쉽고 간편하게 소통할 수 있다.
로드맵 구축부터 투자 유치까지
온오프믹스의 시작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재호·김대중 씨의 손에서 출발해 2008년 4월 양준철 대표와 이상규 부사장이 인수하면서 8년간 업력을 단단히 쌓아왔다.
2010년 1월 두 사람은 로드맵을 구축했고, 2월에 법인 등록을 마쳤다. 그 후 1년간 모니터링과 팀 빌딩 과정을 거쳐 드디어 2011년 5월, 사용자가 원했던 기본 서비스를 구현해냈다.
‘안철수, 김제동 등이 함께한 청춘콘서트’ ‘테드엑스(TEDx)’가 온오프믹스의 이름을 알린 대표 이벤트. 그 결과 현재 회원이 51만 명을 돌파했으며, 온오프믹스 내에서 6만1000여 행사가 개설되었다. 더불어 일찍이 프라이머 주식회사의 창립 1호 투자기업 선정, 매체를 활용해 익명의 다수로부터 투자를 받는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 국내 최초 성공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회사의 규모도 커졌다. 양 대표와 이 부사장 두 사람으로 시작해 7명, 15명, 22명으로 직원이 늘며 개발팀, 사업팀(영업과 마케팅), 재무팀, 운영팀, UXI팀 의 조직체계가 잡혔다. 회의실 한쪽에 놓인 ‘내기용’ 게임기는 온오프믹스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내 문화를 잘 보여주는 아이템.
Interview
하현주(28세, 마케팅팀)
강연 듣는 것 좋아해 '딱이다' 싶었죠
-현재 맡은 업무는?
‘마케팅’이라는 개념 안에 포함된 전반적 업무를 수행해요. 제휴마케팅, 브랜딩, 앱 소개 글, 보도자료를 쓰는 PR 업무부터 모임·행사 개설자와의 소통, 외부 요청 응대 등의 일을 해요. SNS나 회사 소개 페이지와 같이 외부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주 업무예요.
-온오프믹스 입사를 결정한 계기가 있다면?
우연히 온오프믹스 대표님의 강의를 듣게 됐는데, 메시지가 가슴에 와 닿더라고요. 자연스레 회사에 대한 관심이 커졌어요. 대학생 때 강연 듣는 것을 좋아해서 일찍이 온오프믹스를 알고 있었고요. 제가 본 온오프믹스는 유저 충성도에 따라 커가는 기업이었어요. 그래서 회사에 대한 내용을 담은 기획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봤어요.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을 받을 때가 가장 좋죠. 또 온오프믹스는 오픈 플랫폼 서비스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주도적으로 만드는 콘텐츠로 채워져요. 말하자면 개설자가 참여자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참여자가 개설자가 되기도 하지요. 이런 일련의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 뿌듯해요.
-힘들 때도 있을 텐데....
플랫폼으로서의 고민이 많아요. 유저들을 많이 확보해놓고 움직여야 하느냐, 콘텐츠를 먼저 확보해야 하느냐에 대해서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죠. 스타트업이라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혼자 수행해야 하는 업무의 범위가 비교적 넓다 보니 재미있을 때도 있지만, 헤맬 때가 있어요. 개인의 역량을 끊임없이 키워나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앞으로의 목표는?
많은 분에게 자신을 브랜딩하고 삶을 좀 더 재미있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서비스가 온오프믹스라는 점을 알리고 싶어요. 최근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저희 서비스를 활용하면 그 파급효과를 넓힐 수 있고 좋은 사람들도 만날 수 있어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하나 만들면 누구나 모임이나 행사를 주최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자취생활을 오래 했다면 ‘겨울에는 이런 반찬이 좋다’는 소소한 지식을 나누는 모임을 만들 수 있고, 미국 드라마 마니아라면 ‘미드 재밌게 보는 법’을 공유할 수도 있겠죠.
-스타트업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조언 한마디.
‘스타트업에서 일하면 이럴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기보다 자신의 성향을 먼저 파악해야 해요. 그래야 어디서나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어요.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을 많이 드러내 경험을 쌓는 거죠. 기업 주최 대외활동이 아니더라도 영화, 드라마를 많이 보는 것도 도움이 돼요.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특별한 경험을 많이 만드세요.
강정희 (34, 개발팀)
스타트업도 이익 내야 생존할 수 있어요
-현재 맡은 업무는?
개발팀에서 일하고 있어요. 하는 일이 눈에 안 보이는 분야죠.(웃음)
-일주일 일과가 궁금해요.
개발팀 전체 일과로 봤을 때, 화요일에는 뉴스레터를 전체 회원에게 전하고, 수요일은 한 주 동안 개발한 일을 실 서버에 반영하는 업무를 수행해요. 목요일에는 새벽에 정기점검을 하고요. 보통은 밤에 등록된 오류를 처리해요.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하는지, 해야 한다면 얼마나 빨리 처리를 해야 하는지 판단하고 차례로 처리하죠. CS 부서가 미리 알고 있어야 하는 부분에 대한 사항을 전달하기도 하고요.
-온오프믹스 입사를 결정한 계기는?
하고 싶은 일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자료를 표현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는데, 온오프믹스의 경우 시간 순으로 따져볼 수 있는 형태를 갖췄잖아요. 시간을 달력 형태나 연표로도 표현할 수 있고, 모임이나 행사 장소는 지도로 표현할 수도 있고요. 온오프믹스는 표현 방식을 달리할 수 있고, 그 인터페이스에서 사용법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문제없이 시스템이 잘 돌아가면 좋죠. 예전에 온오프믹스가 청춘콘서트 신청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서버가 망가졌어요. 당시에 직원이 7명이었는데, 책상에 놓인 7대의 전화가 동시에 울려댔었죠. 지금은 체계를 갖추고 안정을 찾아서 청춘콘서트보다 큰 행사를 해도 문제없이 진행해요. 예전보다 나아진 면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들어요.
-개발팀에서 함께 하고 싶은 인재가 있다면?
개발팀으로서의 기본 역량은 갖춰야겠죠. 온오프믹스에 맞는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서로 맞춰 가면 되니까요. 자신의 분야에 관심이 있고, 의욕적으로 일한다면 문제없어요.
-스타트업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조언 한 마디
‘결혼은 현실이다’라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것도 ‘현실’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요.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고 싶은 마음도 좋지만, 그 전에 회사는 이익을 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해요.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일을 해야 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협업이 힘들다면, 요구하는 만큼 성과를 낼 수 없다면 일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막연한 환상이 아닌 현실을 파악했으면 해요.
온오프믹스(onoffmix)
주요사업: 모임문화 플랫폼
설립일: 2010년 2월
대표: 양준철
임직원 수: 25명
주요 투자자: 프라이머,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재단법인 카이트창업가재단,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 : www.onoffmix.com
김은진 기자(skysung89@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온오프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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