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입사 포기자에게도 합격 축하선물

롯데·제니퍼소프트, 면접결과 안내

한화, 서류지원자에게 감사 영상


지원자 ‘王’으로 모시는 인사담당자들

한화그룹이 각 계열사별로 올 상반기 공채 서류지원자에게 보낸 감사 메시지 영상. 사진=한화인 캡처



이제 ‘배려심’이 채용담당자의 핵심 역량이 됐다.


최근 합격자에게 갑작스럽게 입사 취소 통지를 하거나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뽑아놓고는 도중에 탈락시키는 등 채용 논란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인사팀의 지원자에 대한 배려심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은 지난 6월, 신입 S/W개발 최종 합격자에게 축하 선물을 보내는 과정에서 입사를 포기한 지원자에게까지 선물을 발송한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쿠팡 채용담당자는 이 지원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합격자를 위해 준비했던 선물이기 때문에 입사 불가 의사를 밝혔다고 해서 미리 준비한 선물을 취소하는 것보다 준비했던 마음만은 전달해 드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 판단해서 보내드린다”라고 설명했다.


담당자는 이어 “지금은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됐지만 또 다른 형태의 만남으로 이어질 때까지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지원자 ‘王’으로 모시는 인사담당자들

롯데그룹은 올 상반기 공채 최종합격자 발표와 함께 지원자에게 면접 및 인적성검사(LTAB) 결과를 이메일로 안내했다.



시험 결과를 지원자에게 안내하는 곳도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부터 공채 면접결과를 지원자에게 이메일로 알려주고 있다.


결과는 면접과 인적성검사 두 개로 나뉘어 공개한다. 인적성검사는 합격과 불합격 여부로, 면접은 역량과 토론, 임원면접 각각의 지원자 평균과 합격자 평균, 지원자 점수 3개를 비교한 막대그래프 형식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롯데그룹 인사담당자는 “지원자들이 열심히 시험을 준비한 만큼 결과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시작하게 됐다”며 “지난해 하반기 첫 도입한 뒤 지원자나 내부 직원들의 평가 모두 긍정적이어서 가능하면 계속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벤처기업 제니퍼소프트도 지난 2013년 채용을 진행하며 2400여명의 지원자에게 불합격 이유를 안내했다. 여기에는 아쉬운 점이나 좋았던 점, 이력서에 써놓은 내용에 관한 소감 등이 포함됐다.


상반기 공채를 진행한 한화그룹은 계열사별로 서류지원자에게 감사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문자메시지로 발송했다. 영상에는 각 계열사 인사팀이 직접 출연해 ‘소중한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마음을 전했다.


영상을 받은 지원자들은 “기대도 안했는데 인사팀에서 영상을 보내줘서 심쿵(심장이 쿵쾅거리다)했다” “작은 것도 배려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