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 창업가 육성하는 전문 스타트업
자유형식 자소서 위해 성장 가능성 어필해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 전누리 대학생 기자] 바야흐로 ‘금턴’ 시대이다. 인턴이 금처럼 귀하다는 뜻이다. 오죽하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취업하는 것보다 인턴 되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인턴이 된 대학생들이 있다.

언더독스는 창업가 및 스타트업에게 콘텐츠,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창업을 지원하는 혁신창업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2019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후 창업가들을 위한 창업 교육 콘텐츠, 창업가·코치진 커뮤니티 조성에 나섰다. 김소영 인턴은 2020년 6월 입사해창업가들의 성장과 활발한 창업 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 언더독스 본사에서 김소영 인턴사원을 만났다. 사진=전누리 대학생 기자
△서울시 종로구 언더독스 본사에서 김소영 인턴사원을 만났다. 사진=전누리 대학생 기자
PROFILE
김소영
1997년생
경희대 문화관광콘텐츠학과 4학년 2학기
2020년 6월 말 언더독스 입사


언더독스에는 어떻게 지원하게 됐나
“원래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았다. 스타트업은 개인의 성장을 도와주는 회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으로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전에는 영화 산업에 관심이 많아 환경영화제, 여성영화제, 독립영화제 등에 다수 참여했다. 그런 경험을 통해 나의 삶이 아닌 타인의 삶을 바라볼 수 있었고,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게 됐다. 언더독스는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혁신 창업가들을 육성하는 기관이기에 다른 기업들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인턴으로 선발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언더독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적기업에서 일한 경험 혹은 창업 경험이 있다. 나는 관련 경험은 없지만 언더독스에서 일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전에 해왔던 활동과 지원하는 직무와의 연결점을 찾았다. 영화제에서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했던 경험, 대외활동에서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경험을 어필했다. 무엇보다 언더독스에서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을 회사가 좋게 봐준 것 같다.”

주된 하루 업무일과를 설명해 달라
“출근은 9시 30분까지다. 핫 데스크(자율좌석) 시스템이라 그날 근무할 자리를 골라 앉고 업무를 시작한다. 오전에는 외부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정리한다. 교육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살펴보면서 전날에 정리하지 못했던 사항이나 혹은 다른 클라이언트 요청이 있는지 확인한다. 주요 루틴은 창업교육이 있는 날과 없는 날에 따라 다르다. 교육이 없는 날에는 교육 프로그램 관련 블로그 콘텐츠를 작성한다. 창업가들에게 어떤 교육이 진행됐는지 알아보고 콘텐츠를 블로그에 업로드한다. 언더독스의 창업프로그램을 수료한 창업팀들 간의 커뮤니티 운영 업무도 맡고 있다. 창업가 커뮤니티를 위해 뉴스레터를 제작해 제공한다. 오렌지레터 등 다른 뉴스레터들을 찾아보며 요즘 창업가들이 관심사를 조사하고 언더독스 창업가 커뮤니티 내에 새로운 소식이 있는지 살펴본다.”
△올해 2월에 이전한 언더독스 사옥의 간판. 사진=전누리 대학생 기자
△올해 2월에 이전한 언더독스 사옥의 간판. 사진=전누리 대학생 기자
정규적으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나
“매주 화요일, 금요일에는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현재 맡고 있는 프로그램은 2-30대 초기창업가들 40명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저를 포함한 5명의 동료들이 팀으로서 해당 프로그램을 기획 및 운영하고 있다. 초기 프로그램 기획부터 투입돼 현재 교육생들을 만나며 교육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보조하고 있다. 프로그램 중간에 여러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기도 한다.”

회사 분위기는 어떤가
“아무래도 스타트업이다 보니 구성원들의 평균 연령이 젊다. 딱딱하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이다. 사회혁신 창업가들을 교육하는 기관이라 그런지 다들 사회 문제와 혁신에 관심도 많다. 나처럼 성장에 욕심 있는 사람들 덕분에 자극도 받는다. 언더독스에서는 같은 팀이 아니더라도 모두가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나눈다. 2주에 한 번 진행되는 미팅 및 커뮤니케이션 채널에서 교류가 활발한 편이다. 서로 자료를 공유하고 스터디하는 것에도 적극적이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인사이트가 생기기도 하면서 서로 발전한다. 더불어 성장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느낀다.”

채용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
“채용 과정은 1차 서류 심사, 2차 대면 면접으로 진행됐다. 면접은 이사님, 프로그램 매니저님과 2대 1로 진행됐다. 여러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을 많이 물어봤다. 소셜 벤처나 사회적 경제 등 언더독스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적인 개념들에 관한 질문도 받았다. 면접 당시에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입사 이후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기초적인 개념을 공부했던 시간을 가졌던 게 기억이 난다. 전체적으로 면접 내내 공감과 경청을 받아서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스타트업 입사 하기 위해 자소서는 어떻게 준비했나
“서류는 자유 양식의 자기소개서였다. 창업이나 소셜 분야에 대한 경험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많이 어필했다. 자기소개서 작성 시 내가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그동안의 대외활동을 정리했다.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장점과 역량을 카테고리화했다. 그리고 그와 연결되는 활동들을 묶어서 보여줬다.”
△일하고 있는 김소영 씨의 모습. 사진=전누리 대학생 기자
△일하고 있는 김소영 씨의 모습. 사진=전누리 대학생 기자
일하면서 힘든 점은 없는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조금 힘들었다. 모든 게 빠르게 흘러가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옆에서 천천히 설명을 듣기보다는 스스로 공부하고 습득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직장생활도 업무도 전부 처음이라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민폐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많았다. 지금은 업무에 많이 적응했다. 요즘에 힘든 점은 아무래도 코로나 19 상황 그 자체이다. 코로나 19 단계에 따라 행사의 방식이나 프로그램 기획 방향을 단기간에 변경해야 하는 때가 종종 있다. 오프라인 행사를 준비했다가 하루 만에 온라인 행사로 급하게 변경해 준비한 적도 있다. 사실 입사 초부터 지금까지 매번 힘든 건 통근 시간이다. (웃음)”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프로그램 매니저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창업가들과 유대감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 입사하고 처음 운영을 맡았던 프로그램은 문화예술 분야의 창업가들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당시에 창업가들과의 친밀한 관계 형성이 어렵게 느껴져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창업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으로 기획부터 실행까지 주도적으로 이뤄냈던 콘텐츠였다. 그들의 사업계획서, 발표자료 등을 읽으며 공부하고 질문을 구상했다. 그 과정에서 창업가들에 대해 개인적인 유대감이 생겼다. 그들의 창업 아이템을 깊이 이해하고, 창업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게 되니 창업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게 어떤 것일지 더 생각나기도 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창업가분들이 ‘이렇게까지 잘 준비해올지 몰랐다’라고 말씀해주셨을 때 굉장히 뿌듯했다.”

인턴으로 일하면서 배운 점이 있다면
“창업이라는 생태계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사회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창업가들의 고민을 들어보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업무 방식 자체에 대해 가장 많이 배운 것 같다. 업무 속도가 빠른 탓에 처음에는 그 속도를 따라가는 것만도 벅찼지만 요즘엔 디테일과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는 욕심을 갖고 일을 한다. 대학과 달리 회사에서는 서로가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일이 진행된다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 특히 회사에는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를 이미 겪었던 선배들, 일을 잘하는 선배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발전할 수 있고 소통으로 여러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프로그램 기획·운영에서 마케팅으로 직무를 이동하게 됐다. 지난 7개월의 경험이 마케팅 부서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틀 동안 진행되는 캠프부터 14주 동안 이뤄지는 교육 프로그램 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다.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해본 사람이 마케팅을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진 개별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끝내는 게 목표였다면 이제부턴 보다 넓은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언더독스의 이름을 어떻게 알릴지, 창업가들에게 어떤 프로그램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려 한다. 올해 무사히 학교를 졸업하는 것도 목표다. (웃음)”

인턴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취업에 대해 고민이 많을 시기다. 중요한 것은 일을 잘 할 수 있다고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방식이다. 인턴이라는 과도기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다면 스타트업에서의 인턴 생활을 굉장히 추천한다. 단기간에 눈에 띄게 성장할 수 있고, 경험에 대한 욕심을 채워주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업계이든 직무이든 본인이 성장하고 싶은 방향을 설정하고 싶은 경우도 스타트업을 추천한다.”

갓 입사한 인턴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꾸준히 업무일지를 작성하길 권한다. 인턴 기간과 상관없이 매일 조금씩 기록한 게 모이면 큰 자산이 된다. 업무 일지를 통해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어떤 업무를 해왔는지도 쉽게 정리가 된다. 모르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보통 ‘이런 것도 모르냐고 혼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질문을 삼키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인턴 자체가 배우고 경험하는 기회라서 차라리 지금 혼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그래서 나중에는 적극적으로 질문했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업무도 자원했다.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가자는 마음으로 배울 수 있을 때 능동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허비하지 않길 바란다.”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