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에서 직업(職業)의 뜻을 찾아보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이라고 정의돼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직업에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는 사실이다. 첫째는 ‘생계를 유지할 목적’으로 직업을 갖는다는 것이고, 둘째는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춰 지속적으로 종사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영어사전에서 직업에 해당하는 단어를 찾아봐도 ‘Job’이나 ‘Occupation’과 같은 단어가 있는가 하면 ‘Calling’이나 ‘Vocation’과 같은 단어도 있다. 전자의 경우 먹고사는 수단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그러나 후자는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타고난 적성이나 능력을 발휘해 행하는 일이란 뜻이다.
[정균승의 희망칼럼] 직업에 나를 맞추는 시대는 갔다
이처럼 직업은 각자가 자신의 직업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의 직업은 무슨 일이든 ‘생계 수단’이 된다. 하지만 자신의 직업을 생계 문제를 넘어서 삶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면 그에게서 직업은 인생에서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사명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길이 된다.

직업에 대한 관점은 저마다의 가치관과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를 것이다. 직업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자신의 적성이나 능력을 무시한 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느끼는가? 그렇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타고난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일,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소명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 직업이라고 생각해보자. 어떤 직업을 갖는 것이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지 보다 명확해질 것이다. 바로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직업 가운데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되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만 하다가 굶어 죽기 십상이다’라는 말은 이제 그만하자.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굶어 죽은 사람 본 적 있는가? 하기 싫은 일을 하다가 굶어 죽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굶어 죽는 사람은 없다. 만일 있다면 지속적으로 하지 않고 중간에 포기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직업에 나를 맞추는 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있다. 바야흐로 나에게 맞는 직업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다. “현존하는 직업의 80%가 앞으로 10년 후에 소멸할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자료나 “2030년이 되면 1인 기업이나 자영업이 전체 직업의 90%를 차지할 것”이라는 ‘유엔미래보고서 2025’의 예측을 쉽게 흘려버려서는 안 된다.

21세기에 우리가 가져야 할 직업관은 분명하다. 다른 CEO 밑에서 일하려 하지 말고 그대 스스로 CEO가 되어 일하라. 남에게 고용될 생각을 버리고 그대 스스로를 고용할 생각을 하라. 그대를 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는 바로 그대 자신이기 때문이다.



내 가치와 소명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 직업이라고 생각해보자.
어떤 직업을 갖는 것이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지 명확해질 것이다.



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