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에게 감사하고 보답하는 마음이 있다면 최소한 회사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취업준비생이라면 스펙보다 더 강력하게 갖춰야 할 무기가 있다. 바로 인성이다. 최근 기업들은 토론 면접, 합숙 면접 등 다양한 면접을 실시해 지원자가 회사에 적합한 인성을 갖고 있는지 꼼꼼하게 평가한다. 외국어 성적, 학점이 아무리 좋아도 인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신입 직원은 결국 조직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이직하거나 그만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부터 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좋겠지만, 학교 교육의 상당 부분은 지적인 능력을 키우는 쪽에 치중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학업 성취도 면에서는 국제적으로 최상위권에 있지만 정직·배려·소통·협동 등을 실천함으로써 체득할 수 있는 ‘사회적인 능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 국가 중 20위 정도이고, 좋아하는 마음·공감·연민·자신감 등 감성의 발달을 필요로 하는 ‘정서적인 능력’은 세계 40위에서 50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공부만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잘못된 신념으로 인성 교육을 소홀히 하다 보니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는 사회·정서적 능력이 전반적으로 부족해진 것이다.

자기 잘못을 인정할 줄 알고 다른 사람과 함께했을 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 이는 마땅히 학교에서 이뤄져야 할 교육인데도 부모의 과잉보호 경향이 강해지고 교사의 통제권이 약해지면서 이런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한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매사에 부정적이거나 남들과 함께할 줄 모르고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부분은 인성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생긴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바른 인성을 어떻게 길러야 할까. 인성의 시작은 바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특히 나를 낳아준 부모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잘하려고 하면 바른 인성이 자연스럽게 갖춰진다. 부모에게 받은 무조건적인 사랑, 희생, 경제적 지원 등 감사해야 할 부분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보자. 감사하는 마음뿐 아니라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볼 때 참 잘했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부모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도 없으면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겠다는 말은 위선일 가능성이 크다. 부모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효행을 실천하는 당연하고도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고 고마움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박천웅의 스펙 뛰어넘기] 人性(인성) 기르기? ‘감사하는 마음’부터 시작하자
필자가 경영하는 스탭스에서는 6년 전부터 매년 5월에 ‘아버지와의 데이트’를 실시한다. 평소 같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적은 부모님 중 한 분과 데이트를 한 후 사진과 함께 소감문을 적어내고, 회사 차원에서 시상해 부모의 고마움을 함께 느끼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외에도 자신의 생일이나 축하받아야 할 날에 부모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띄우는 등 가장 좋은 계절에 부모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행사를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부모에게 잘하는 것을 통해 인성을 다듬을 수 있고, 사람다운 사람으로 만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조직에 대한 애착과 동료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이 생기게 된다. 참고로 스탭스는 효심이 읽어지는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다. 소중한 사람에게 감사하고 보답하는 마음이 있다면 최소한 회사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사회·정서적 능력이 부족하다고들 하는데, 이러한 인성적인 문제는 효행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표현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이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박천웅 스탭스 대표이사
삼성그룹 임원을 역임하고 인재서비스기업 ‘스탭스’ 대표를 맡고 있다.
숙명여대·한국장학재단 취업 멘토, 한국경제신문 필진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