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Trend Sketch_런던

No.2 London, England 문화 인큐베이터 ‘런던’의 일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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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시한 젊은이들, 빈티지한 숍들, 오랜 전통의 차(tea) 문화 등 알면 알수록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매력적인 곳, 바로 런던. 런던 곳곳에선 시공간을 초월한 런더너(Londoner)들의 다양한 정신과 문화를 느낄 수 있다. ‘과거’에 만들어진 곳도 ‘현재’의 문화와 자연스럽게 융화돼 새로운 ‘놀잇거리’를 만들어내는 ‘트렌드 인큐베이터’ 런던을 소개한다.

런던에서 살다 보면 지구의 축소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정말 다양한 인종을 볼 수 있다. 영국인보다 외국인을 찾는 것이 훨씬 수월할 정도다. 영국 사람들을 만나고 배우러 왔는데 막상 마주하는 사람은 종잡을 수 없는 국적의 외국인들이니 조금 섭섭했던 건 사실이지만 언제 어느 나라에서 이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 환경이다.
No.2 London, England 문화 인큐베이터 ‘런던’의 일상 속으로
런던, 날씨에 대한 선입견을 깨다 ‘런던’ 하면 잦은 비, 음울한 회색빛 하늘만을 떠올렸었다. 하지만 런던에 살면서 그 편견은 아주 제대로 깨졌다. 매년 4월부터 차츰 시작되는 봄의 기운을 이어받아 5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밤 10시경이 돼도 해가 지지 않는 ‘서머타임’이 지속되니 런던의 여름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땀이 살짝 나려는 찰나에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와 열을 식혀주니 더위에 짜증 한번 낼 겨를이 없으며, 어둑어둑해지는 저녁에 쫓겨 서둘러 귀가할 필요도 없다.

도심 속에서도 잘 조성된 거대한 공원들이 있기에 서머타임 기간에는 그 어떤 명소보다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다들 따로 돗자리를 깔 필요 없이 그저 풀밭에 누워 일광욕을 즐긴다. 필자 역시 수업이 끝나면 별 다른 약속이 없어도 ‘뭘 하며 시간을 때울까’와 같은 문제로 고민해본 적이 없다. 그냥 근처 마트에서 캔 맥주 몇 개 사 들고 공원으로 가서 책도 읽고 사람 구경도 하며 해질 때까지 있다가 오는 게 일상이 되곤 했다. 특별한 걸 했던 기억보다도 나른했던 햇살 아래의 그 순간들이 더 크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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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 London, England 문화 인큐베이터 ‘런던’의 일상 속으로
빈티지를 거부하지 않는 런더너들 ‘런던 하면 빈티지’라는 말은 살다 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빈티지가 이 정도로 자리 잡은 이유가 뭘까. 일단 영국인은 중고품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한국인은 대체로 ‘새것’을 좋아하지 남이 쓰던 헌것에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런던에는 ‘옥스팸(Oxfam)’과 같은 세컨드 핸드숍이 무척 많은데 사람들이 기부한 물품들을 판매해서 모은 금액으로 다시 사회에 기부하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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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 London, England 문화 인큐베이터 ‘런던’의 일상 속으로
다들 자유롭게 기부하고 또한 거리낌이나 거부감 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기부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영국인의 일상이다. 주말마다 각 동네에서는 카부츠 세일(Carboots Sale)과 같은 장이 서는데 각자 자기가 쓰던 물품들을 가지고 나와 팔기도 하고 교환을 하기도 한다. 묻은 ‘손때’를 꺼려하기보단 시간을 건너온 역사의 흔적이라 보고 그걸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것 같고 살인적인 물가 속에서 물물교환과 저렴한 구매가 이들에게는 살길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빈티지는 단순히 패션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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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 London, England 문화 인큐베이터 ‘런던’의 일상 속으로
No.2 London, England 문화 인큐베이터 ‘런던’의 일상 속으로
실용성 만점 캔버스 가방·굽 낮은 슈즈 유행 남들과 다르기를 원하는 이곳에서도 유행은 존재하는데 일단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면 소재의 캔버스 가방이다. 저렴한 가격에 프린팅도 다양하다. 면 소재이기 때문에 가벼울 뿐 아니라 이것저것 편하게 넣을 수 있고 튼튼하기까지 하다. 많이 걸어다니는 런던 사람들 중에 하이힐을 신은 여성을 찾기란 힘든 일. 따라서 굽이 낮은 옥스퍼드화나 플랫슈즈의 종류가 다양하고 굽이 있어도 발이 편한 웨지힐이 애용된다. 퍼 재킷도 눈에 띄게 많이 볼 수 있는데 부담스러운 리얼 퍼보다는 빈티지한 페이크 퍼 재킷을 선호하는 편이다.
No.2 London, England 문화 인큐베이터 ‘런던’의 일상 속으로
글·사진 김상아
No.2 London, England 문화 인큐베이터 ‘런던’의 일상 속으로
홍대 미대에 재학 중인 그녀는 한국에서 대학생 매거진 뷰티 에디터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속이 꽉 찬 예비 에디터.

충전을 위해 런던으로 잠시 떠난 그녀가 “날것이었던 ‘나’는 지난 1년 동안 런던 속에서 아주 잘 익혀져 왔다. 붉은 열정을 태워 한층 더 단단해진 나를 안고 돌아갈 준비를 하며 지난 순간들을 되새겨본다”고 자신의 현재를 전해왔다. 런던에서 보내온 그녀의 이야기보따리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