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숍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GS숍 본사에 들어섰을 때, 기자단을 반겨준 건 환한 미소의 홍보팀 황규란 과장과 인사팀 오지환 대리, 그리고 입사 3개월 차의 신입 박신예 사원이었다. 국내 홈쇼핑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는 그곳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는 방송센터, 환경친화적 아이템이 가득한 사무 공간, 누구든 찾아와 쉴 수 있는 북카페와 카페테리아, 탐방에 동행한 대학생 기자들의 입에서 연달아 탄성이 터지게 만든 복지 제도까지…. GS숍 사람들이 들려주는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담아왔다. 캠퍼스 잡앤조이를 통해 대학생 독자들에게 최초로 문을 여는 ‘GS숍’의 뽀얀 속살을 들여다보자.
[기업 탐방]“홈쇼핑의 유쾌한 진화 유연한 기업 문화로 이끌어요”
기업 개요
● 대표이사 : 허태수
● 설립 : 1994년 12월
● 홈페이지 : www.gsshop.com
● 2010년 판매총액 : 2조2290억 원
● 사업부문 : TV 홈쇼핑, 인터넷 쇼핑, 뉴미디어(T커머스·모바일 커머스), 글로벌 사업 등
[기업 탐방]“홈쇼핑의 유쾌한 진화 유연한 기업 문화로 이끌어요”
“아 들딸 키우는 집에선 전부 눈독 들이시더라고요.” “정품입니다. 여기 보시면 태그(TAG)도 달려 있어요.” 경쾌한 배경음악을 타고 쇼호스트의 목소리가 활기차게 흘러나오는 그곳. 기자단의 발길이 처음 멈춘 곳은 GS숍 방송센터 1층의 C 스튜디오였다. 판매 중인 상품은 유명 캐릭터가 그려진 침구 세트. 아침 시간대 주 시청층인 주부들을 공략한 프로그램이다.

숨죽인 채 생방송 현장을 지켜보던 기자단에게 홍보팀 관계자가 설명했다. “부조정실에 있는 PD들은 실시간으로 주문 현황을 받아볼 수 있어요. 초 단위로 마케팅을 해야 하는 직업이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죠.” 실무 역량이 중요한 만큼 PD 직군을 채용할 때 3일간 출퇴근하는 방식으로 면접이 이뤄진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기업 탐방]“홈쇼핑의 유쾌한 진화 유연한 기업 문화로 이끌어요”
스튜디오 밖에선 스태프들이 일사분란하게 다음 방송에 나갈 상품을 준비하고 있었다. 판매 상품이 바뀔 때마다 방송센터 분위기도 가지각색으로 변했다. “이곳은 도화지 같은 공간이에요. 조리 기구를 팔 땐 요리 냄새가 복도까지 가득 차고요, 밤 시간대 속옷을 팔 땐 속옷만 입은 모델들이 막 돌아다니기도 하죠.” 동행한 홍보팀 관계자의 말에 대학생 기자단이 웃음을 터트렸다.

방송센터 건너편에 위치한 GS강서타워는 GS숍과 GS리테일이 14층의 건물을 절반씩 나누어 사무 공간으로 쓰고 있다. 경영 지원 부서들과 인터넷 사업부가 모인 5층 사무실로 들어서니 널찍한 회의 공간이 한눈에 들어왔다. 황규란 홍보팀 과장은 “친환경 콘셉트로 사무실 인테리어를 바꾸면서 책상 사이 칸막이도 없앴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제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일하는 것이 익숙해졌어요.”

책상 사이 칸막이만 없앤 것이 아니다. GS홈쇼핑은 지난 2009년 TV, 인터넷, 카탈로그, 모바일, T커머스 등 각 채널 사이에 놓여 있던 벽을 없앴다. 모든 온라인 채널을 하나로 통합한 브랜드 ‘GS숍’을 출범시킨 것이다.
[기업 탐방]“홈쇼핑의 유쾌한 진화 유연한 기업 문화로 이끌어요”
통합 브랜드 ‘GS숍’으로 새 출발

현재 TV 홈쇼핑 시장은 GS홈쇼핑, CJ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농수산식품(NS홈쇼핑) 5개사가 경쟁하고 있다. 내년 개국 예정인 중기홈쇼핑(홈앤쇼핑)까지 가세하면 국내 TV 홈쇼핑 채널은 6개. 포화 상태에 달한 TV 시장의 비중을 줄이고 인터넷 사업에 미래 성장 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황 과장의 설명이다.

그는 “70%에 달하던 TV 사업의 비중이 60%로 줄고 인터넷 사업 비중이 30%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12월에 자회사인 인터넷 쇼핑몰 ‘디앤숍’을 합병하면 GS숍의 인터넷 사업 비중은 35%까지 늘어난다. T커머스, 모바일 커머스 등 디지털 뉴미디어를 통한 쇼핑 사업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도, 동남아, 중국 등지의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아시아 홈쇼핑 벨트를 만들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려 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선도업체로서의 결단은 지난해 GS숍이 업계 최초로 매출 2조 원, 영업이익 1000억 원을 거두는 성과로 돌아왔다. 디앤숍 합병 이후에는 홈쇼핑 업계 최초로 온라인 쇼핑 취급액 1조 원에 도전한다는 포부. 황 과장은 “잔잔한 호수에서 헤엄치는 오리들도 물 밑으로 쉴 새 없이 움직이듯이 홈쇼핑 업계 역시 내부적으로 다음을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기업 탐방]“홈쇼핑의 유쾌한 진화 유연한 기업 문화로 이끌어요”
직원 개성 살리자 아이디어 솟아나

사무실을 돌아보는 동안 곳곳에 만들어진 모임 공간이 눈에 띄었다. 의자를 돌리면 회의 공간이 만들어지는 ‘Thinking Cart’를 비롯해 층별로 아이디어룸을 두고 고급 게임기와 커피머신도 비치해뒀다. 지하 1층엔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최신식 카페테리아와 자유롭게 찾아와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가 마련돼 있다.

특히 알록달록한 인테리어의 회의실이 모여 있는 2층 미팅룸은 캐주얼한 회사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사원들이 거리낌 없이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고자 한 허태수 대표의 뜻이 반영된 것. “고객의 75%가 여성이다 보니 기업 분위기도 유연한 편”이라는 홍보팀 관계자의 자랑이 이어졌다. “GS숍을 방송국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사실은 유통 기업입니다. 방송국도 있고 인터넷 사업부도 있고 해외 사업부도 있죠. 업종 자체가 다양하다 보니 직원들의 개성이 옷차림이나 표정에서도 드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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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만 가질 수 있는 ‘선배 쿠폰’ 제도는 GS숍의 유연한 기업 문화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다. 갓 입사한 사원에게 같은 팀 선배들이 베풀 수 있는 각종 혜택을 직접 만들어 건넨다. ‘술자리 흑기사 1회’ ‘소개팅 1회’ ‘고민 1시간 들어주기’ 등 다양한 쿠폰이 오고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회사에 적응하라는 취지다. 동행한 홍보팀 신입사원 박신예 씨에게 물으니 “소개팅 쿠폰은 남자친구가 있어서 못 쓰고 공짜 커피 쿠폰은 원 없이 썼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첫 출근 날 환영의 의미로 자리에 풍선을 달아주고 팀장님이 부모님께 직접 편지를 써서 건넨 것” 역시 기억에 남는 환영 선물이었다고.
[기업 탐방]“홈쇼핑의 유쾌한 진화 유연한 기업 문화로 이끌어요”
GS숍 임직원들은 자원봉사단 ‘라임오렌지’ 활동을 통해 팀별로 봉사활동을 떠난다. 정기적으로 다른 부서 사람들과 교류하는 ‘Mix & Match’ 모임도 열린다. 큰 조직임에도 사원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기업 문화에 젖어들게 하는 각종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고 있다.

GS숍은 어떤 지원자에게 열려 있을까. ‘리얼 딜(Real Deal)’을 강조하는 GS숍의 캐치프레이즈처럼 ‘Real’한 열정, 즉 진정성을 보이라는 것이 인사팀 관계자의 조언이다. 그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적극적인 태도를 가진 신입사원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유통업은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는 사업입니다. 인터넷 사업, 글로벌 사업을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는 GS숍의 가능성을 본 이들과 함께 일했으면 합니다.”



[인사담당자와 솔직 토크]
오지환 GS숍 인사팀 대리

[기업 탐방]“홈쇼핑의 유쾌한 진화 유연한 기업 문화로 이끌어요”
Q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A 매년 상·하반기 합해 두 자릿수의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연간 100명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다. 지원 당시 희망 부서 지원을 받지만 실제 채용은 ‘풀 개념’으로 이뤄진다. 입사 후 교육을 진행하며 팀별 수요와 지원자의 역량을 고려해 근무 부서를 결정한다.



Q 모든 직무 분야가 똑같이 전형을 진행하나?

A 일반적으로 서류 전형과 인적성 검사, 심층 면접, 최종 면접을 거쳐 채용한다. 단, 방송 직군 중 PD 채용은 심층 면접 대신 실습 평가를 실시한다. 다른 직군과 다르게 PD에겐 생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과 감각이 필요하기 때문에 별도 전형을 진행한다. 쇼호스트는 신입 채용이 이뤄지는 경우가 드물다. 주로 경력직을 뽑는 편이고 채용도 별도로 진행한다.



Q 입사를 위해 어떤 경험을 쌓는 것이 좋을까?

A 관련 경험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험이든 적극성을 가지고 도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 입장에서 신입사원은 ‘백지’와 같다. 회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몇 년간의 실무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미래를 보고 뽑는다. 지원자의 스펙보다는 인상이나 태도를 더 중시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Q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까?

A 면접관 입장에서는 크게 세 가지를 본다. 밝은 인상과 긍정적인 마인드, 적극적인 태도다. 어떤 상황이 주어지든 긍정적인 자세로 적극적으로 부딪쳐 해결하려 하는가를 중점적으로 판단한다. 이 세 가지 모습을 갖춘 지원자가 회사에서 이야기하는 고객중심의 사고, 혁신성, 파트너십에 부합되는 인재라고 본다. 이런 모습은 단기간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살아온 인생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면접에는 최대한 솔직하게 임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기업 탐방]“홈쇼핑의 유쾌한 진화 유연한 기업 문화로 이끌어요”
기업 탐방 후기
김효진 대학생 기자(영남대 경제금융 3)

회사를 둘러보며 든 생각은 기업이라기보다 포근한 카페 같다는 것이었다. 아마 대기업의 위계질서를 강조하기보다는 여유롭고 부드러운 조직 운용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 탐방]“홈쇼핑의 유쾌한 진화 유연한 기업 문화로 이끌어요”
신입 채용에서 지원자의 충실도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신입사원을 위한 멘토링 제도를 운영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여러 부서 중 해외 사업 등을 제외한 분야에는 토익 성적이 없어도 취업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이야기는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었다.

GS숍은 여러 스펙보다는 지원자의 진정한 삶의 스토리를 듣고 싶어했고, 일하는 직원을 뽑는다기보다는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GS숍은 사원들이 다양한 업무를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고 책을 빌려볼 수 있는 북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식당에선 하루 세끼를 모두 무료로 지원한다. 이처럼 직원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많은 GS숍은 20대라면 누구나 입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만한 곳이었다.



류석 대학생 기자(한양대 경제 4)
[기업 탐방]“홈쇼핑의 유쾌한 진화 유연한 기업 문화로 이끌어요”
TV에서 홈쇼핑 채널을 볼 때마다 ‘홈쇼핑 회사 참 똑똑하다’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세상의 모든 물건을 파는 곳, 엄청난 매출을 올리는 홈쇼핑 회사가 궁금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한 홈쇼핑 기업답게 GS숍은 직원들의 니즈 또한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구내식당은 세련되고 깔끔했으며, 지하 1층의 북카페는 쉬는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사무실 또한 책상들이 파티션으로 나누어져 있지 않아 답답함이 없었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여사원들에 대한 복지 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아이가 있는 주부도 편하게 회사를 다닐 수 있고, 신입사원에 대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어 선배와 뮤지컬 등 여러 가지 문화생활을 함께할 수 있다고 한다. GS숍은 직원들의 만족부터 고객 감동까지 이끌어내는 인상 깊은 기업이었다.



글 김보람 기자 bramvo@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