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비결은 기본에 충실하기!

[CEO 탐방_만나고 싶었습니다]“음식점은 맛, 옷가게는 멋”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딸 떡볶이’(이하 아딸)라는 브랜드를 알고 있을 것이다. 아딸은 1조 원 떡볶이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구도인 분식 프랜차이즈들 속에서도 고급화·전문화·차별화를 내세우며 꾸준하게 성장하는 중이다.

아딸은 2002년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낸 이후 가맹점 모집 광고 한 번 없이 입소문만으로 성장, 현재 850개 가맹점을 보유한 국내 최대의 분식 프랜차이즈 업체가 됐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 지난 7월 4일에는 중국 베이징의 대표 상권인 우다커우 전철역 근처에 중국 1호점 ‘아이따얼(아딸을 중국식으로 풀어낸 것으로 ‘사랑이 도달하는 곳’이란 뜻)’을 세우기도 했다.

‘아딸’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아버지는 튀김, 딸은 떡볶이’를 줄인 것이다. 여기서 아버지는 30년간 분식집을 운영했던 이경수 대표의 장인, 딸은 이 대표의 아내이자 창업 동지인 이현경 이사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해 경영에는 문외한이었던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창업동아리연합회(PEUM) 회원들과 함께 들었다. 특유의 말솜씨에 실린 이 대표의 창업 스토리에 학생들의 감탄이 끊이지 않았다.
[CEO 탐방_만나고 싶었습니다]“음식점은 맛, 옷가게는 멋”
PEUM 처음 창업했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달라.

이경수 대학 1학년 때 사촌 형과 함께 길거리에서 건어물 장사를 시작했다. 하루에 1000만 원 이상 매출을 올렸는데, 20년 전에 그 정도 팔았다는 것은 내가 봐도 대단한 성적이다. 처음 시작했을 때 KBS ‘6시 내고향’에서 진행하는 전국 특산물 할인 판매 행사에 꾸준히 참여했다. 장사가 아주 잘됐다. 품질 좋은 완도산 미역, 김을 갖다 팔았기 때문이다.

그때 내게는 세 가지 법칙이 있었다. 첫째 품질이 좋은 물건을 취급하는 것, 둘째 인근의 다른 곳보다 좀 더 싸게 파는 것, 셋째 소리를 지르면서 파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모든 사업의 원리이자 그 어떤 업종에도 적용되는 원칙이다.


PEUM ‘아딸 떡볶이’의 성공 비결은.

이경수 음식점은 ‘맛’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청결, 주방장의 솜씨, 재료의 신선도를 항상 따지는 것은 바로 ‘맛’을 위해서다. 창업에 성공하려면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해야 한다. 음식점은 맛, 옷가게는 멋, 학원은 좋은 교육을 선보이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연예인들이 음식점을 했다가 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의 인지도에 의존하지 맛에 신경 쓰지 않는다. 고객은 연예인 얼굴을 보고 한 번은 올 수 있지만 맛이 없다는 것을 알면 다시는 발을 들이지 않는다.


PEUM 아딸 떡볶이 창업 당시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

이경수 아딸을 시작할 때 ‘가맹점 모집 광고를 한 번도 하지 않고 성공해야겠다’고 원칙을 정했다. 광고에 의존하기보다는 맛으로 정면 승부를 하고 싶었고, 이 점이 아딸의 또 다른 매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가맹점 모집 광고를 전혀 하지 않고 성장시킨다면 대단한 스토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딸의 맛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알리느냐’였다. 이때 떠오른 아이디어가 한 명의 가맹점 사장이 또 하나의 아딸 매장을 열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점포 수가 기하급수로 늘어나 순식간에 1000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맹점주를 진심을 다해 도왔다. 많은 사람이 아딸을 알기 시작한 건 체인점이 엄청나게 많아졌을 때다. 일종의 바이럴 마케팅(소비자가 어떤 기업이나 기업의 제품을 자발적으로 홍보하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을 노린 것이다. 한 사람이 아딸의 점주가 되면 그의 가족 중 누군가가 또 다른 가맹점을 오픈하고, 지인이 다시 가맹점주로 합류하는 식이었다.


PEUM 하지만 입소문을 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이경수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라면 입소문을 유도하기 쉽다. 아딸의 경우 ‘아버지는 튀김, 딸은 떡볶이’라는 것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토리였다. 예전에는 떡볶이 가게를 대를 이어 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하지만 아딸은 2대째 이어오는 것이었고 그것이 ‘장인 정신’이라는 가치로 이어졌다. 여기에 방송국에서도 관심을 많이 보여 창업 14개월 만에 방송에 나갔다. 방송에 노출되게 하는 힘은 돈이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스토리’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그 후 만든 브랜드인 산소웰빙카페 ‘오투스페이스’, 허브 음식 전문점 ‘허브감탄’ 모두 방송을 통해 유명해졌다. 특히 오투스페이스의 경우 황사와 연계돼 크게 알려졌다.


PEUM 가맹점 관리는 어떻게 하나.

이경수 본사는 가맹점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본사의 수익 구조는 가맹비와 물류 납품 수익으로 이뤄진다. 물류 납품 수익이란 본사에서 제공하는 재료를 가맹점이 구매하면서 발생하는 것인데, 만약 가맹점이 본사가 제공하는 재료를 사용하지 않으면 수익 구조가 붕괴될 위험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겹살 체인이다. 삼겹살 체인이 실패한 이유는 다른 곳에서 고기를 납품받을 수 있어서였다.

‘아딸’은 저렴하고 높은 품질의 재료를 납품해 가맹점의 본사 충성도가 자연스레 높아지도록 하고 있다. 또 소스와 같은 핵심 재료는 제조 방법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비밀을 지키고 있다. 비밀을 지키려면 자동화를 통해 사람이 공장에 출입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아딸의 공장은 전자동 시스템으로 3명의 인원이 공장 전체를 관리하고 있다. 본사의 비밀을 지키고 점주를 지키기 위해서다.

PEUM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조언 한마디.
[CEO 탐방_만나고 싶었습니다]“음식점은 맛, 옷가게는 멋”
이경수 도덕적 마인드를 갖길 바란다. 기업가는 남을 속이는 기질을 지니고 있으면 안 된다.

우연찮게 사람을 속여서 성공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오래가지 않는다. 사람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돈이 아니라 정직한 마음이다.

또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을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돈을 조금 벌었다고 해서 곧장 값비싼 물건을 사거나 높은 생활수준을 누리는 것은 좋지 않다. 진정한 기업가라면 조금 느리게 살아도 된다. 누릴 수 있지만 누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며, 성공했다고 해서 곧바로 샴페인을 터뜨리지 않는 것도 때로 필요하다.


PEUM 참가자

최지명, 전윤아, 김선정, 심지원, 강영주, 신혜인, 이수빈, 장혜진(이상 성신여대 MAGI)
김대현(서울과학기술대 ITEM)
이경민(동국대 FRONTIER)

‘아딸 떡볶이’는?
대표이사 : 이경수
가맹점 수 : 총 850개(2011년 8월 기준)
매출액 : 본사 매출 150억
가맹점 매출 2000억(2010년 말 기준)

글 양충모 기자 gaddjun@hankyung.com·@herejun(Twitter)│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