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의 만남, 늘 즐겁고 설레”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과제를 안 하면 학점을 떠나 나 자신에게 무척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요.”

수원대 학생들은 교양과목 수강신청을 할 때 이주향 교수의 수업을 빼놓지 않는다. 학점과 무관하게 수업 만족도가 높다고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해박한 지식과 수려한 말솜씨, 나긋한 목소리를 지닌 이 교수의 강의는 깊은 울림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문화철학’ ‘무의식과 마음의 상처’ ‘종교와 21세기’ ‘만화와 철학’ 등이 이 교수가 맡고 있는 강의다. 방송, 저술 등 대외 활동도 활발해 수원대에서 가장 이름이 알려진 교수로 통하기도 한다.

이 교수의 강의를 듣는 학생은 매 학기 약 500명에 달한다. 그런데도 이 교수는 “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늘 즐겁고 설렌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교양 수업을 전담하고 있다. 특정 학과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과의 관계가 소원할 것이라고 짐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전공·평가라는 부담에서 벗어나 허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실제로 학생들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 교수를 찾는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학생을 회상하는 이 교수는 내내 미소를 머금었다. 그 모습에서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교수의 하루는 강의와 집필 활동으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다. 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다독가로 유명하다. 그 바쁜 와중에 책은 언제 읽을까? 바로 현답(賢答)이 돌아왔다.
[우리 학교 '마이클 샌델'을 소개합니다] 이주향, 헤이그 오사간 교수
“책을 읽는 일은 아이를 돌보는 것과 같아요. 시간을 내서 보는 게 아니라 습관처럼 읽는 거죠. 작가가 책을 손에서 놓으면 되겠어요?”

‘책’ 이야기가 나온 김에 책 추천을 부탁했다. 이 교수는 “파울로 코엘료의 ‘브리다’를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하며 동료인 정인경 교수의 최근작 ‘여우 아이’도 일독을 권했다. ‘여우 아이’는 정 교수가 아버지를 위해 쓴 에세이로 가족, 사랑, 자아 성찰 등에 대해 몽환적으로 쓴 책이다.

이 교수에게 CAMPUS Job&Joy 독자를 위한 조언 한마디를 청했다. 그는 얼마 전 췌장암으로 시한부 루머를 겪은 스티브 잡스의 말을 인용했다.

“사람은 죽음에 가까운 경험을 하게 되면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더욱 열심히 삶을 살아가지요. 스티브 잡스는 죽음의 문턱에 섰던 경험을 통해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행복을 느끼는 존재로 살아가라’고 말합니다. 남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마음속에서 들리는 목소리와 직관에 따라 행동해야 실패를 해도 얻는 것이 많아요.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이주향 교수

▶이화여대 철학박사
▶수원대 교양교직과 교수로 일하면서 EBS ‘철학 에세이’, KBS제1라디오 ‘이주향의 책마을 산책’ ‘이주향의 문화포커스’ 등 진행
▶경향신문 ‘이주향의 그림으로 읽는 철학’ 연재 중
▶저서는 ‘사랑이 내게로 왔다’ ‘이주향의 치유하는 책읽기’ 등 11권
▶한 학기 평균 수강 학생수 약 500명

글 윤진훈 대학생 기자(수원대 언론정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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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은근한 유머… 수강신청 힘들 정도로 인기


어느 학교에나 인기 강의와 스타 교수가 있는 법. 미국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웨인주립대에는 탁월한 강의 실력과 강렬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오사간 교수가 있다. 그의 수업은 수강신청이 가장 어렵기로 유명하다. 늘 많은 학생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매력이 무엇일까? 오사간 교수의 ‘대중매체 조사론’ 수업에서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수업 시작 전 150명 정원의 강의실은 꽉 찬 상태. 시끌벅적할 법도 하지만 수많은 학생의 이목은 오사간 교수에게 집중돼 있었다. 이날의 강의 주제는 ‘대중매체와 사회화’. 진지한 내용임에도 교실을 휘어잡는 강렬한 카리스마와 수줍은 미소, 은근한 유머가 학생들을 집중하게 했다.
[우리 학교 '마이클 샌델'을 소개합니다] 이주향, 헤이그 오사간 교수
대중매체가 한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과정을 풋볼 선수와 코치의 관계를 빗대어 설명하던 오사간 교수가 학생들에게 물었다. “이 자리에 학교 운동부에서 뛰는 선수가 있나?” 마침 풋볼팀에서 뛰는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네 코치가 너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 말해줄래?”

그러자 학생은 “글쎄요, 전 영향을 받은 적이 없는데요”라고 대답했다. 순간 썰렁할 뻔한 분위기에 오사간 교수는 “넌 자신의 길(my way)을 만들고 있느냐”며 받아쳤다. 강의실은 이내 웃음바다가 됐다.

교환학생으로 이번 학기에 그의 수업을 듣는 이미송(건국대 영어영문 3) 씨는 “강의실이 제법 큰 규모인데도 오사간 교수의 카리스마 덕에 모든 학생이 집중을 한다”면서 그의 수업에 크게 만족해했다.

강의 후 오사간 교수를 따로 만났다. 그에게 “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특별한 강의법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프레젠테이션하듯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수업보다는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많이 던진다. 그것이 학생들이 내 수업에 잘 참여하는 이유”라고 답했다.

이어 오사간 교수는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를 가진 사람(Critical Thinker)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무조건 부를 좇는 직업을 찾으려고 공부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공부를 하길 바랍니다.”

헤이그 오사간(Hayg Oshagan) 교수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 Ph.D.
▶미시간대 저널리즘 조교수를 거쳐 현재 웨인주립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정교수
▶한 학기 평균 수강 학생수 150~200명


글·사진 이재승 대학생 기자(미국 웨인주립대 신문방송 2)
[우리 학교 '마이클 샌델'을 소개합니다] 이주향, 헤이그 오사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