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합창단’을 통해 주특기인 ‘노래’로 대중의 마음을 휘어잡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희열의 친척 동생, 학벌 좋은 엄친딸’로 검색어 순위에도 오르내렸다. “저요? 네, 저 ‘엄친딸’ 맞아요. ‘엄마랑 친한 딸’이요. 하하하.” 한눈에 봐도 너무나 앳된 소녀 같은 개그우먼 신보라다.

최근에 갑자기 ‘노래 좀 하더라, 공부도 좀 했다더라’ 하며 부각이 됐어요.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근데 저 진짜 ‘엄친딸’ 아니에요. ‘주어진 일에 열심인 친구구나’ 그렇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학창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확실한 꿈을 가진 친구들을 부러워했어요. 딱히 잘하는 한 가지가 없어서 고민이 많았어요. 단 ‘주어진 건 열심히 하자’는 주의였죠. 그래서 중간고사 시즌에는 시험공부 열심히 하고, 축제에선 열심히 놀고, 체육대회가 열리면 달리기 열심히 하고 그랬어요.
전교 회장 출신, 정말인가요?
하하하하. 중학교 땐 전교 회장, 고등학교 땐 전교 부회장을 했어요. 공부를 잘해서 임원을 한 건 아니에요. 편안하고 웃기니까 친구들이 뽑아준 거죠. 친구들이 까르르 웃으면 행복했어요. 성대모사 잘하고 선생님들 흉내 잘 내는 재미있는 애들이 한 반에 한 명씩은 있잖아요. 그런 학생이었어요.
힘든 고등학교 시절,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고등학교 시절은 늘 그리워요. 특히 고3 때 담임선생님이 생각나요. 저를 굉장히 믿어주셨어요. 뭔가 나를 직접 표현하는 것에 대한 갈망이 있어서 잠깐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밀어주셨어요.
고향인 거제도가 연극 입시를 준비하기엔 너무 열악한 환경이라 그만뒀지만요. 다시 전과할 때도 말없이 응원해주셨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희망 학과를 번복한 것 때문에 교무부장님께 혼나셨대요. 박명주 선생님 감사합니다!
유희열과 친척인 게 화제가 됐는데요.
중학교 3학년 때 유희열 오빠가 6촌 오빠라는 걸 알았어요. 그때 토이 5집 ‘좋은 사람’이 나왔는데 엄마가 “희열이가 음반을 냈대”라고 말해 깜짝 놀랐어요. 거제도가 그때만 해도 서울에서 너무 멀었어요. 그 소식을 듣고 학생회장으로서 뭔가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희열 오빠한테 무작정 연락을 해서 “축제를 하는데 연예인들 축하 메시지를 받아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서울 학생들한테는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거제도에서는 대단한 일이었거든요. 희열 오빠가 토이 사인 CD랑 편지, 연예인들 메시지까지 다 담아서 보내줬어요. 축제 때 친구들이 뒤집어졌던 기억이 나요. 헤헤헤.
대학생활 남은 1학기, 꼭 해보고 싶은 일은?
농촌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 젊은이의 에너지가 필요한 곳에 가서 도와드리고 추억을 만드는 거요. 아쉬운 게 많아요.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못했고요. 학생의 본분은 열심히 했지만 젊은이로서의 역할은 좀 못한 것 같아요. 국토대장정이나 배낭여행도 가고 싶어요. 아직 한 학기 남았으니까 학교 축제 가요제에도 도전해볼래요.
언제 개그우먼이 되기로 결심했나요?
대학 4학년이 되니 뭘 하면서 살아가야 하나 고민이 됐어요. 그래서 휴학했죠.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선 평생 불행할 것 같았어요. 고민할수록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주고 그들이 나를 보면서 웃을 때 행복하다는 결론이 났어요. 2010년 2월 시험을 봤는데 감사하게도 한 번에 붙었어요. 감독님이 나중에 “노래 잘해서 붙여줬다”고 하시더라고요.
개그맨 시험 합격했을 때 주위 반응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부모님께서 너무 좋아하셨어요. “수고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오빠는 제게 그런 꿈이 있는지도 몰랐대요. 친구들한테도 축하 많이 받았어요.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나 할까요.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아서 뿌듯했어요.
개그콘서트 출연, 원하던 일 해보니 어때요?
막내여서 몸이 힘든 건 있어요. 진행하고 리허설하고, 또 선배들이 부르고 하니 많이 바쁘죠. 매주 아이템을 짜는데 아직 배우는 단계이고 잘 못하지만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동기들도 다 잘하고 있고요. KBS 25기 공채 개그맨이 총 12명인데 남자 6명, 여자 6명이에요. 동기들과는 지난 여름 캐리비안 베이에 가서 신나게 놀았고요, 겨울엔 스키 타러 갈 것 같아요. 모이면 너무 재미있어요.
앞으로의 꿈과 비전은 무엇인가요?
개그우먼으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나중에는 인간 신보라로서 매력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좇아오니 개그우먼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어요. 지금은 개그우먼의 본분을 지키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좋은 기회가 오면 노래도 하고 싶어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꼭 좋은 기회가 올 거라고 믿어요.

1987년 생
경희대 신문방송학과 휴학 중
2010년 KBS 25기 공채 개그맨
남자의 자격-합창단 멤버
현재 KBS 개그콘서트 ‘슈퍼스타 KBS’, ‘9시쯤 뉴스’ 출연
글 한상미 기자 hsm@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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