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시장에서 쇼핑하기
구제(舊製)는 ‘옛적에 만듦. 또는 그런 물건’을 말한다. 하지만 ‘구제 옷’이라 하면 단순히 ‘옛날에 만든 옷’의 범위를 벗어나 ‘옛날에 출시돼 희소성이 있는 수입된 헌 옷’을 말한다. 이런 구제 옷은 클래식하면서 특이한 디자인이 많은 데다 똑같은 옷을 찾기 힘들고 가격까지 저렴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도대체 저렴한 구제 옷은 어디에서 살 수 있는 거야?” 외치는 당신을 위해 서울 종로 5가 광장시장 구제상가를 소개한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이곳은 한두 번 와서는 다시 찾기 힘들 정도로 어지러운 골목골목에 입구가 있다. 계단을 오르면 바깥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도매상가인 이곳은 평일에도 온라인 구제숍을 운영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패셔니스타를 자처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곳 구제 옷의 80%는 일본에서, 20%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건너왔다고. 수북하게 쌓인 옷가지들 가운데서 내 맘에 쏙 드는 물건을 찾기란 쉽지 않지만, 어렵게 ‘보물’을 찾았을 때의 그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시장인 만큼 흥정은 필수. 단, 먼지 알레르기가 있다면 각별히 조심할 것을 권한다. 광장시장에서 보물찾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1 밝은 색 7부 재킷. ‘원래 이런 옷인가?’ 생각하는 찰나, 드라이클리닝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왠지 이 주름도 멋스럽다. 3만 원 made in Japan2 폼 나는 블랙 가죽 재킷. 물론 진짜 가죽은 아니다. 가을에 멋스러운 스카프와 함께 하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3만 원 made in Japan
3 무난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아랫단이 독특하다. 멋쟁이라면 데님 재킷 하나쯤은 필수! 3만 원 made in Japan
4 클래식한 네이비 카디건. 추운 겨울 이 녀석을 걸치고 두툼한 목도리를 칭칭 둘러주면 외출 준비 끝! 밝은 베이지색 나무 단추가 맘에 쏙 든다. 3000원 깎아서 1만2000원 made in Japan
5 어딘가 촌스러운 듯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블라우스. 가운데 리본이 여성스럽다. 특이한 옷을 좋아하는 당신에게 딱! 5000원 made in Japan 1 독특한 컬러의 캠퍼스화. 디자인도 세련됐다. 3만 원 made in Japan
2 레드와 골드의 조화. 내가 찾던 바로 그 구두다. 냉큼 사고 싶지만 사이즈가 안 맞는다. 3만 원 made in Japan
3 보자마자 한여름 ‘코디’를 상상해본다. ‘반바지에 발찌를 하고 이 녀석을 신으면….’ 역시나 명품 브랜드. 9만 원. made in Italy
4 새파란 컨버스 운동화. 좀처럼 구하기 힘든 재질이다. 사이즈 27, 한국식으로 270이다. 3만 원 made in Japan
5 진한 초록색의 독특한 구두. 보존 상태가 좋다. 누구나 아는 명품 브랜드. 12만 원 made in Italy
6 ‘새 것’이라는 브라운 백. 오리지널 100% ‘진품’이라고. 15만 원 made in Italy
7 블루 컬러가 마음에 쏙 든다. 직접 착용해 보니 아쉽게도 조금 작다. 3000원 made in Japan
8 실크 100% 체크 브라운 스카프. 자루 속의 수백 장 스카프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재미를 느껴보자. 울샴푸로 손빨래하면 된다. 3000원 made in Japan
진행·촬영 한상미 기자 hs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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