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물류업체 입사를 준비 중인 지현우 씨. 그는 자소서에서 “밝은 인사성과 끈기 그리고 ‘긍정적인 삶을 살자’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어서 운송·물류 업무에 적합하다”고 말하고 있다.

지 씨의 자소서를 검토한 임연빈 위너스잡 컨설팅(www.winners-job.com) 대표는 “일반인이 당연하다고 느끼는 수준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유명인의 신조를 인용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본인이 어려움 속에서 발견한 생활신조를 쓰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성장과정 & 학창시절

‘인사가 모든 일에 기본이다’라는 부모님의 가르침에 항상 상대보다 먼저 인사를 합니다. 웃어른 공경에 있어서 인사가 예의를 갖추는 것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어렸을 적에도 어른들을 못 보고 그냥 지나치는 저를 부르셔서 꼭 어른들께 인사를 하게 하셨고, 매일 인사를 잘했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인사를 먼저 하는 습관을 통해 많은 인간관계를 얻고 소중히 하고 있습니다.(메모1) 저의 이런 예의바름은 전화 응대했을 때도 친절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되었고 기업의 이미지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메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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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성에 관한 이야기는 운송사무원의 핵심 역량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좋은 소재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람이 성장과정에서 다루는 소재이기 때문에 진부하다. 다만 지원하는 기업이 보수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 곳이라면 좋은 이미지를 줄 수도 있다. 이 이야기를 너무 과거의 시점이 아닌, 현재 또는 최근의 사건으로 연결해서 쓰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1 ‘인사’라는 일반적인 소재를 가지고 성장과정의 전부를 설명하고 있다. “인사는 중요하다”라는 (진부한) 이야기를 자신의 성장과정을 대표하는 것으로 끌고 가는 방식은 좋지 않다.

2 기업의 이미지에 도움이 됐던 에피소드를 써주면 아주 효과적인 자소서가 될 것이다. 고객의 불만을 자신만의 친절함으로 잘 해결했던 사례나, 웃으며 인사하는 습관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들었던 좋은 평가를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

성격

저는 힘든 일에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3년간, 주말과 방과 후의 시간을 이용해서 분리수거, 양로원 방문 등의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힘든 활동과 시간 부족을 이유로 많은 학우들이 중도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끝까지 맡은바 일을 책임지고 끝마쳤고(메모3) 이를 통하여 남들이 느끼지 못했던 보람과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너무 꼼꼼히 일을 처리하려 하다 보니 업무 처리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항상 일을 미루지 않고 먼저 시작하는 생활습관을(메모4) 가지고 제 시간보다 더 일찍 끝마치려 노력합니다. 저의 이런 성격은 사무적인 일을 처리할 때 큰 장점(메모5) 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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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의 장점-단점-보완점을 잘 연결하여 작성했다. 연결하는 패턴은 손 볼 데 없이 깔끔하다. 그러나 맺음말에서 추상적인 표현으로 마무리를 해서 위의 내용이 반감되는 경향이 있다(맺음말이 임팩트가 없고 추상적이면 위에서 아무리 잘 써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


3 조금 더 상세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자소서는 읽는 사람이 상상(공감)을 통해서 그 사람의 색상을 읽어낼 수 있도록 써야 한다.

4 ‘다이어리 관리를 한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일정을 계획한다’ 등 어떻게 자신의 생활을 통제하는지 구체적으로 쓰면 더 좋을 듯하다.

5 여기서도 사무적인 일을 처리할 때의 큰 장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어필해야 한다. ‘운송사무원으로서 운송시스템 사무 업무(네트워크 업무, 협업 업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별·월별 마감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겠다’고 표현하면 좋겠다.

생활신조

항상 웃음으로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자’는 것이 저의 생활신조입니다. 웃음은 저 자신의 삶을 즐겁게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에 기운을 불어넣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과도한 업무로 심신이 예민해져 좋지 못한 분위기를 만드는 경우를 가끔 보았습니다. 반면에 사소한 일에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함께 일하는 사원들도 영향을 받아 좋은 분위기 속에서 업무를 충실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다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불만과 스트레스도 줄었고 저의 업무뿐만 아니라 삶에도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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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겪은 어려움 속에서 발견한 생활신조(다짐)를 쓰는 것이 좋다. 후반부에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일반인이 당연하다고 느끼는 수준의 이야기다. 따라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활신조에 대한 애착이나 신념을 잘 파악할 수 없다.

>> TIP

특정 사건을 통해 가진 생활신조(가치관, 좌우명)가 아니라면, 그 생활신조를 본받은 위인이나 유명인을 인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이런 경우에는 자신의 생활에서 그 가치관을 적용해 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써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라.

지원동기

처음에는 사무직으로 막연히 일을 하였으나 저는 전문적인 일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주)DHL에 입사하여 처음 접하는 일이었으나 과도한 업무(메모6)에도 화물이 잘 도착된 걸 확인하였을 때마다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록 계약 만료로 회사를 나오게 되었지만 저는 운송사무원이 제가 가지고 있는 꼼꼼한 성격과 전문적인 일을 하고 싶은 저의 열정을 담을 수 있는 업무라 생각되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막연히 업무(메모7)만 하는 사원이 아닌 서비스를 어떻게 하느냐가 회사의 대내외적인 이미지, 나아가서 회사의 성패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업무에 필요한 영어도 열심히 하여 회사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원이 되겠습니다.(메모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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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동기는 그 분야의 직무나 회사의 특성을 감안하여 그것에 초점을 맞춰 작성해야 한다. 만약 중소 물류기업의 일반적인 특징이 다른 업종에 비해 급여가 낮고 특정 시간이나 기간에 업무량이 많으며 성장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면, 이런 점을 공략 포인트로 잡아야 한다. 간혹 ‘그만두지 않고 조직에 잘 적응하는 것’이 최고의 인재 기준인 곳도 있다.


6 ‘과도한 업무’라는 표현은 본인이 이미 해당 직무에 대해 양적으로 부담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을 준다. 뒤에서 아무리 성취감, 보람을 운운해도 문두에서 이미 직업적으로 부정적 인식을 형성한 것으로 보여 소용이 없다. ‘정신없이 바쁜 업무’라고 쓰면 좋겠다.

7 ‘막연히 업무’보다는 ‘직업적 성장과 소명이 없는 업무’라는 표현이 더 좋을 듯하다.

8 ‘영어 공부만 열심히 해서 회사에 이바지하겠다’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전체적으로 어떤 노력과 헌신을 통해 회사에 이바지할 것인지를 주장해야 한다.

입사 후 포부

높은 곳만 바라보며 남을 부러워하던 욕망의 종지부를 찍으려 합니다.(메모9)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며(메모10) 높은 자리에 올라서려는 갈망은 이제까지 방황을 불러왔습니다. 지금까지의 방황은 귀사를 위한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합니다.(메모11) 이제는 한 곳에 정착하여 제 꿈을 펼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메모12) “이 회사를 위해 이 한 몸 바치겠습니다. 이 회사를 위해 뼈를 묻겠습니다”라는 상투적인 거짓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쓰니 좋고, 저 또한 좋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 보람을 찾으니 좋은 WIN-WIN을 추구하도록 하겠습니다.(메모13) 그리고 지금까지의 직장 경험을 거울삼아 그저 취직만 하고 보자는 식으로 취업문을 두드리진 않겠습니다.(메모14) 과거 사회 경험을 통해 저에겐 운송사무직이 적성에 맞는다고 확신했고, 또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 이제는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메모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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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 포부 또는 미래 포부는 자신이 직업적으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와 그 달성과정을 적는 곳이다. 90% 이상의 구직자가 측정 불가능한 목표를 적는다. 꿈과 목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달성 가능성과 측정 가능성에 있다.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회사의 ~사장/임원/팀장 또는 ~자격’ 등으로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우길 바란다.


9 이전 회사에서 퇴사한 이유가 ‘열등감’이었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부정적 가치관으로 보인다.

10 그 열등감의 소재가 ‘학력 갈등’이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11 억지로 끼워 맞춘다는 느낌을 준다. 이어서 ‘상투적인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 말이 상투적으로 보이는 것은 왜일까?

12 그 꿈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입사 후 포부’는 그 꿈을 쓰는 공간이다.

13 회사와 본인을 동급에 두고 저울질하는 것은 좋지 않다. 신입사원이 ‘파트너십’을 이야기하는 것 또한 그렇다.

14 취직만 하고 보자는 식으로 업무를 하는 것이 ‘운송사무직’이라는 뜻으로 인식된다. 위에서 언급한 직업적 소명감과 배치되는 것 같다.

15 전문가로서의 비전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추후에 무엇을 어떻게 이루어낼지를 적어보라.


전체 평가

1
구체적인 사실(사건)을 기반으로 표현하지 않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점에 객관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두루뭉술한 표현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으므로 자소서의 독창성도 떨어지는 것이다. 자소서에서 독창성은 변별력을 말하기 때문에 더 많은 소재를 활용해 작성하길 바란다.

2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방법’에는 충실하다. 이야기 전개나 무엇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맞춰서 쓴 느낌이 드는 것이 문제다. ‘잘 쓰인 자기소개서’의 형식을 갖추려고 했으나, 그 내용은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이 묻어난다. 구체적으로 써야 하는 내용별 마무리 글이 ‘갑자기 주제가 바뀐 내용이거나 한 줄로 간단히 요약된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글을 마무리할 때는 위의 내용과 부합되는 정리와 자신의 다짐(방향)이 어우러져야 한다.

3 핵심 역량을 전략적으로 파악하고 있지 않다. 여기서 핵심 역량은 그 회사가 추구하는 인재상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직무·조직에서 이직하는 사람의 의도는 무엇이고(이직하는 사람들의 특성과 반대의 성격, 역량 구축), 어떻게 해야 성장하는(인정받는) 인재가 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핵심 역량을 기초로 ‘나는 그 역량에 맞는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이 자기소개서의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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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상미 기자 hs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