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윤구의 추잡(追job)한 책 이야기

얼마 전 IPTV를 통해 건강 관련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고혈압 진단을 받아 평생 혈압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20대, 30대, 40대 각 1명을 대상으로 30일 동안 현미 채식을 하도록 하고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추적 관찰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실천을 하려면 이만저만 걸리는 것이 많다.
[Book] ‘성장’에 도움 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
매끼 본인이 직접 요리해서 먹는다는 것 자체도 번거롭지만 그보다 심각한 것은 주변의 유혹을 떨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서 중요한 결심을 한다고 하면 가족이나 지인이 쌍수를 들어 환영하며 적극 협조해줄 것 같은가? 실제로는 도움을 못 줄망정 방해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TV에 소개된 방해 공작은 이런 것들이다. 맛있지만 먹어서는 안 되는 간식이나 야식의 사진을 찍어서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보내는 유치한 것부터 시작해 먹어선 안 되는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으로 회식 장소를 정해 끌고 가는 것까지 다양하다.

그것도 모자라 술 한 잔 마셔보라, 고기 한 점 먹어보라는 유혹을 적극적으로 한다. 가장 심한 경우는 뭘 그리 오래 살려고 하느냐고 비난하는 것이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대체로 누군가의 친구들은 그의 전부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현재 모습을 좋아할 뿐이다. 누군가를 정말 좋아한다면 그의 과거뿐 아니라 그의 단점까지도 예쁘게 보일 것이다. 눈에 콩깍지가 씌인 연인들을 상상해보면 된다.

하지만 누군가의 현재를 좋아할 뿐이라면 변화는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이 된다. 언제나 편하게 불러내어 음주가무를 함께 즐겼던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건강에 신경 써야겠다며 술자리도 피하고 음식도 가린다고 가정해보자.
[Book] ‘성장’에 도움 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
그 뜻에 공감하고 함께 생활 패턴을 바꾼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지금 이대로가 편하다면 변하기 시작한 그 친구가 여전히 편하고 사랑스럽겠는가.

건강이 아니라 자기 계발로 얘기를 바꿔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말이 통하고 편하게 느껴졌다면 여러 가지 면에서 수준이 비슷했거나 어느 한쪽이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을 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친구가 수준 높은 독서를 하고, 어학공부에 몰입하며, 이런저런 자기 계발에 시간을 투자해 함께할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모자라 자기는 언젠가부터 계속 정체돼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 친구와의 관계가 예전 같기는 힘들 것이다.

지금까지의 교우관계를 근본부터 고민해보라

여기서부터가 정말 중요한 질문이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과감히 현재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거나 그런 노력에 공감하고 함께하려는 사람인가. 아니면 현재에 안주하거나 변화하려는 지인들까지 발목을 잡으려는 사람인가.
[Book] ‘성장’에 도움 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
만약 전자라면 지금까지의 교우관계를 근본부터 심각하게 고민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변화하려는 사람과 변화에 저항하는 사람의 관계는 탁자 위에서 끌어올리려는 사람과 탁자 밑에서 끌어내리려는 사람의 관계와 비슷하다.

누가 더 쉬울까. 당연히 끌어내리는 것이 더 쉽다. 당신의 주변이 온통 변화에 저항하고 나쁜 것으로 유혹하려는 사람으로 채워져 있다면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는 정말 힘들 것이다.

필자가 예전에 다니던 직장의 대표도 중요한 순간에 같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제2의 인생을 리더십과 자기 계발을 전파하는 데 헌신하겠다고 결심한 후 가장 먼저 했던 일은 그에 적합하지 않은 친구들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만약 지금보다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지금보다 나은 사람들로 주변을 채워야 한다. 물론 모든 변화는 힘들지만 주변 도움을 받는다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이번 칼럼과 딱 맞아떨어지는 책은 없다. 하지만 수많은 자기 계발 관련 서적에서 비슷한 얘기를 조금씩은 다루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자기 계발 서적을 꼽아보았다. ‘잠들어 있는 성공시스템을 깨워라(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 황금부엉이)’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앤서니 라빈스 지음, 씨앗을뿌리는사람)’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 1(나폴레온 힐 지음, 국일미디어)’.

[Book] ‘성장’에 도움 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
권윤구

좋은 책과 독자 사이를 이어주는 북코치. 인터넷 북카페(www.bookcoach.kr)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