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토니어워즈(공연계의 아카데미상) 최우수작품상에 빛나는 두 작품이 있다. 그간 활발한 공연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브로드웨이 42번가’와 조금은 낯선 작품 ‘프루프’가 그 주인공이다.

같은 상을 받았지만 이 두 작품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다르다. ‘브로드웨이 42번가’가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라면, ‘프루프’는 등장인물의 내면에까지 빨려들어가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같은 상, 다른 느낌’ 두 작품을 들여다보자.

[Culture Life] ‘토니어워즈’도 반했다! 뮤지컬 42번가 vs 연극 프루프
브로드웨이 42번가(원제 : 42nd STREET)

.장소 : 잠실 샤롯데씨어터

.기간 : 2010년 9월 29일~11월 21일

.출연진 : 박상원, 박해미, 최성희(바다), 김법래, 이정화, 방진의, 박동하 등


토니어워즈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9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1996년 초연 이래 지금까지 5000회 이상 공연된 최장기 뮤지컬로 유료 객석 점유율 95%, 일일 평균 매출 1억여 원 돌파 등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1930년대 대공황, 브로드웨이의 중심 42번가를 배경으로 열정의 무명배우 코러스걸 ‘페기 소여’가 우여곡절 끝에 브로드웨이 스타로 탄생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그리고 있다. 300여 벌의 눈부신 무대 의상을 입는 30여 명의 코러스가 트럼펫 재즈 선율과 함께 선보이는 현란한 탭 댄스와 코인 댄스는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그랜드 스펙터클 스케일을 자랑하며 눈부시게 화려한 쇼 비즈니스의 진수를 선보이는 이 작품은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대표작이자 진정한 브로드웨이 쇼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뮤지컬의 마스터피스다.

아울러 ‘초콜릿 복근’ 핫 코러스 가이들이 강렬한 임팩트로 당신의 오감을 사로잡을 것이며 스윙과 재즈 선율을 리드하는 파워풀한 탭 댄스로 열정적 무대 매너를 선보인다. 박상원, 박해미, 최성희(바다) 등 화려한 출연진이 그 흥미를 한층 더한다.


[Culture Life] ‘토니어워즈’도 반했다! 뮤지컬 42번가 vs 연극 프루프
프루프(원제 : proof)

.장소 : 대학로 예술마당 3관

.기간 : 2010년 10월 12일~12월 12일

.출연진 : 강혜정, 이윤지, 정원중, 남명렬, 김태인, 하다솜, 김동현

토니어워즈 최우수작품상과 드라마 부문 퓰리처상까지 휩쓴 21세기 최고의 화제작 ‘proof’가 2년 만에 대학로 관객들을 다시 찾았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천재 수학자 ‘존 내쉬’와 그의 가상의 딸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생동감 있고 참신한 드라마로 평가받는다.

데이비드 어번의 극본은 놀라울 정도로 치밀하다. 광기로 인해 비참한 말년을 보낸 천재 수학자 ‘로버트’의 딸 ‘캐서린’이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불안정한 기질과 싸우며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빚는 과정을 꼼꼼하게 엮었다.

극의 시간은 ‘로버트’의 장례식을 전후로 약 열흘 남짓, 극의 공간은 시카고 ‘캐서린’의 집 뒤 베란다로 고정된다. 이 극의 묘미는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음에도 추리소설처럼 잘 짜인 플롯에 의해 유지되는 극적 긴장감에 있다.

게다가 촘촘하고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는 1분 1초도 버릴 것 없는 팽팽한 긴장감의 연속이다. 퍼즐 조각이 하나씩 맞춰질 때마다 관객은 지적 쾌감으로 탄성을 지르게 될 것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강혜정’과 상큼한 ‘이윤지’가 주인공 캐서린으로 등장한다.

한상미 기자 hsm@hankyung.com
[Culture Life] ‘토니어워즈’도 반했다! 뮤지컬 42번가 vs 연극 프루프
[Culture Life] ‘토니어워즈’도 반했다! 뮤지컬 42번가 vs 연극 프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