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상품 기획자 되기
‘여행’에 대한 로망 하나쯤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이 따분할 때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지기 마련. 기억 속 여행지는 삶의 고민이 녹아 있는 곳이기도 하고 누군가와의 추억이 깃든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비행기를 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학생은 돈이 없고 직장인이 돼서는 돈은 있어도 시간이 없다.![[취업 특강] 추억을 선사하는 직업…언어·위기 대처 능력 ‘필수’](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84536.1.jpg)
![[취업 특강] 추억을 선사하는 직업…언어·위기 대처 능력 ‘필수’](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84537.1.jpg)
나는 심장이 두근두근하면서 괜히 숨이 가쁘면서 지금 좀 행복한 것 같다고 생각하지.”
여행을 소재로 한 이미나 작가의 에세이 ‘내 여자친구는 여행 중’의 일부분이다. 이처럼 여행이라는 단어 하나에는 행복, 웃음, 추억 등 수많은 감정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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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획자는 여행지에 관해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기간과 비용 등을 결정해 하나의 상품을 만들어요. 고객에게 최적의 여행을 선사하기 위해 한 발 앞서 모든 준비를 끝내야 하죠. 사전에 직접 탐방을 하고 기획을 하면서 얼마나 좋은 상품을 만들지를 연구해요.”
여행 상품 기획자는 주로 여행사 소속이다. 현재 전국에는 1만여 개에 가까운 크고 작은 여행사가 있는데 성격이나 규모에 따라 여행기획자의 역할도 달라진다. 기획 이외에도 상담과 영업, 가이드 등을 담당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여행지를 발굴하고 코스를 기획하며 관광 명소, 숙박 시설, 항공편 등을 결정하는 일을 한다. 고객의 의도에 따라 맞춤 여행 상품을 제작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고객의 출국부터 귀국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일종의 ‘감독’인 셈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바로 ‘협상력’이다.
“현지 담당자와 얼마나 협상을 잘해서 ‘항공’과 ‘호텔’ 비용을 낮추는지가 곧 업무 성과로 이어져요. 이를 위해선 대인 관계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야 해요. 평소 해외 현지의 호텔 매니저, 에이전시, 크루저 직원들과 유대 관계가 좋으면 가격을 결정할 때 좀 더 수월하겠죠. 꾸준히 연락도 하고 전 세계에 접촉 창구(contact point)를 가지고 있는 것이 유리해요.”
또한 ‘센스’가 필요하고 강조한다. 비용을 놓고 현지 비즈니스 담당자와 고객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밝고 외향적인 성격’이면 더욱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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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을 하다 보면 ‘순간 대처 능력’이 요구될 때가 많다. 여행 중 비행기가 연착되거나, 고객이 일정을 연장하는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빨리 문제를 해결할 줄 알아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일이다. 여행 상품 기획자로 일하면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도 바로 ‘여행’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 그것도 돈을 벌면서 말이다.
“해외에 나갈 기회가 많아요. 항공사가 새로운 곳에 취항을 하면 출장은 필수예요. 관광청이나 항공사에서 주관하는 팸 투어의 기회도 있고요. 그동안 20~30개국 정도 나갔다 온 것 같아요. 주로 아메리카나 유럽, 동남아 지역으로 많이 나갈 때는 한 달에 2~3번 정도 다녀오곤 했어요.”
여행 상품 기획자가 되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출장 업무가 많다 보니 ‘언어 능력’은 필수. 영어는 외국인과 원활하게 대화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이와 더불어 제2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출장지에서 쓰이는 언어를 할 수 있다면 훨씬 유리하죠. 영어 다음으로는 중국어와 일어가 많이 쓰이는 편이에요. 실제로 외국 생활을 해보는 것도 중요해요. 연수든 유학이든 짧게라도 경험을 해본 사람이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노하우가 있는 것 같아요.”
이 차장은 얼마 전 ‘의사’인 고객 덕분에 회사 동료의 병원 치료를 도운 일이 있다. 세계 각국,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쌓은 친분은 11년 동안 일하면서 얻은 그의 자산이다.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일의 매력으로 꼽았다.
![[취업 특강] 추억을 선사하는 직업…언어·위기 대처 능력 ‘필수’](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84540.1.jpg)
때로는 뜻하지 않게 고객 불만을 접할 때도 있다. 시차 때문에 새벽에 걸려오는 전화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는 일에 대한 열정이 있으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한다.
직업 전망은 밝은 편이다. 특히 최근엔 ‘마이스(MICE)’ 기획이 떠오르고 있다. 마이스는 기업 회의(meeting), 포상 관광(incentive) 컨벤션(convention), 박람·전시회(exhibition)를 융합한 것으로 대규모의 외국인이 참여하는 고부가가치형 관광산업을 말한다. 이때 국제행사에 참여하는 단체의 여행을 기획하고 제공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고객은 주로 기업이에요. 각종 학회라든지 포상 휴가가 결정되면 의뢰를 하죠. 그럼 그 일정에 맞춰서 항공, 호텔 등을 예약하고 관광 계획까지 세워요. 일반 패키지 상품과 비슷하지만 목적이 정해져 있다는 점과 대규모로 이동하기 때문에 최소 6개월 전에는 교통편과 숙박이 결정돼야 한다는 점이 다르죠.”
특히 국제적인 ‘학회’나 ‘회의’는 최소 1만 명 이상이 세계에서 모여 일반 관광상품에 비해 고수익을 창출한다고 한다. 업계에선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한다고.
“이들은 일반 관광객에 비해 최소 2.5배의 비용을 지출해요. 관광업계에서는 놓칠 수 없는 분야예요. 앞으로는 마이스 전문가를 찾는 수요가 훨씬 늘어날 거예요. 이를 대비해 전문 역량을 키워놓는다면 능력을 펼칠 기회가 많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이지영 BT&I MICE 사업부 차장 (MICE 2팀 팀장)
▶ 1972년 생
▶ 상명여대 사학과 졸업
▶ 광운대 대학원 벤처창업 연구 과정 (e-BUSINESS) 졸업
▶ 호주 Royal Brisbane International College Advanced level 수료
▶ 호주 Southbank Institute TAFE Advanced level 수료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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