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상처에 담담하게 미소 짓기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세친구’ ‘와이키키 브라더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날아라 펭귄’ 그리고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임순례 감독의 전작은 통상적으로 평범한 계층의, 혹은 그보다 약간 낮거나 소외받는 계층의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그리고 그 주인공들의 상황 속으로 들어가 감독 스스로가 진심을 다해 그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야 만다. 임 감독의 소박한 영화들을 두고두고 곱씹고, 극장을 나서는 순간 기억 너머로 흘려보내기보단 그 영화들을 자신의 삶의 한순간으로 간직하는 관객이 많은 이유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역시 그 자장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지방대를 졸업한 선호(김영필)는 귀향해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다. 시인이 되고 싶었던 그는 지금도 꾸준히 시를 쓰지만 뜻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 농촌생활이 불만스럽기만 한 그는 홧김에 소를 팔러 나선다.

밭일을 척척 해내는 소는 집안의 기둥이고 부모님이 애지중지 아끼는 존재다. 하지만 우시장에서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부르자 선호는 차마 소를 팔지 못하고 돌아선다. 그리고 7년 전 헤어진 애인 현수(공효진)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자신의 친구 민규와 결혼한 현수에게 선호는 아직도 원망을 품고 있다. 민규가 죽었다는 소식에 소를 데리고 장례식장을 찾아간 선호는 담담한 모습의 현수 때문에 혼란스러워진다.

선호는 현수와 민규 때문에 자신이 큰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그 미움과 자기 연민의 함정에 빠져 있었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사랑의 상처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던 남자가 성장하는 모습을 따라가며 그 안에 불교적인 사상을 담아낸다.

기억 혹은 번뇌라는 것은 그 혼자 만들어낸 망상일 수 있으며 그것을 극복해야만 진정한 자유를 찾을 수 있다는 것. 망상을 극복하는 여정의 동반자는 말귀를 알아듣는 것 같으면서도 의뭉스럽게 되새김질만 하는 소와, 번뇌로부터 자유로운 여자 현수다.

욕망 자체에서 벗어남으로써 세상 만물을 있는 그대로 긍정할 수 있는 법을 깨우치는 순간, 영필은 비로소 현수처럼 담담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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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제시 아이젠버그, 앤드류 가필드,

저스틴 팀버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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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재학생 마크 주커버그(제시 아이젠버그)는 캠퍼스 내 모든 여학생의 데이터베이스를 빼낸 다음 ‘누가 더 섹시한가’를 묻는 ‘페이스매시’ 프로그램을 만든다.

이 프로그램은 순식간에 하버드대 전체에 퍼져나갔고, 마크는 ‘페이스북’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페이스북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와 그의 동료 혹은 적들을 둘러싼 숨 막히는 진실 게임을 영화화했다.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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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민석 출연 강동원, 고수

규남(고수)은 작은 전당포에서 일한다. 돈을 훔치러 들어온 초인(강동원)이 사람들을 조종하기 시작하지만, 그의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단 한 사람이 바로 규남이었다.

당황한 초인은 의도치 않게 살인을 저지르고 그 장면은 고스란히 CCTV에 담긴다. 자신의 존재를 근본부터 뒤흔드는 상대방, 두 남자는 서로를 쫓기 시작한다.

>>렛미인

감독 맷 리브스 출연 클로이 모레츠, 코디 스밋-맥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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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소년 오웬(코디 스밋-맥피)은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소녀 애비(클로이 모레츠)에게 관심을 가진다. 그즈음 마을에서는 수수께끼 같은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오웬은 애비가 연루됐을 거라는 의혹을 품는다.

스웨덴의 서정적인 뱀파이어 영화 ‘렛미인’이 할리우드 버전으로 새롭게 탄생했고,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뛰어넘었다는 평을 들었다.

김용언 씨네21기자 eun@cine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