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고운 대학생 기자(충남대 고고학과 4)

USB를 통해 출력이 가능하고 인터넷도 할 수 있어 이메일로도 문서를 받아볼 수 있다. 현금이 없어도 상관없다. 교통카드나 신용카드, 휴대폰 결제도 가능하다.
충남대 학생들은 큐브 자판기가 나온 이후 학교 생활이 무척 편리해졌다고 말한다. 한 장당 50원의 저렴한 비용에다 24시간 이용이 가능해 시간 활용이 훨씬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개발자가 궁금해진다. 그는 기계 전문가도 아니고 대기업 연구원도 아닌 충남대 독어독문학과에 재학 중인 양해운 씨! 그는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는 아이디어 예찬론자다. 그의 개발 스토리를 들어보자.
프린터 자판기 개발은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시행착오도 얘기해 주세요.
아는 형이 출력 사업을 해보자고 제안했어요. 처음엔 학교 앞에 출력방을 만들어서 프랜차이즈를 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자판기처럼 만들면 24시간 출력할 수 있고 임대료도 들지 않아 괜찮을 것 같아서 제가 아이디어를 냈죠. 그때부터 셋이서 프린트 자판기 개발을 시작했어요. 2006년에 시작했는데 개발 과정이 험난했죠.
프린트랑 컴퓨터 넣고 조립하면 뚝딱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또 밥 사먹을 돈이 없어서 라면 하나에 물을 많이 부어서 소금 넣고 끓여 세 명이 먹기도 했어요. 개발 2년째 되니까 후회도 많이 되고 포기할까 생각도 들었죠. 서로 잘 이끌어줘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3년째에 드디어 프린트 자판기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죠.
빨간색 큐브 자판기가 곳곳에서 눈에 띄던데,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처음엔 큐브 자판기를 보고 ‘저게 뭐야’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이제 많이 애용하는 것 같아요. 24시간 이용할 수 있으니까 급할 때 한 번 사용하고 계속 찾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설치 대학도 늘었어요. 처음에 충남대만 설치했다가 지금은 한동대, 영남대를 비롯한 7개 대학에 자판기가 설치돼 있어요. 지역 도서관에도 설치하고 있고요.
특허도 획득하셨다고요.
네. 처음엔 스티커 자판기와 비슷하다고 반려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국내특허, 국제특허를 획득한 상태예요. 현재 자판기를 이용한 데이터 출력기, 다양한 결제수단을 이용한 출력 아이템 등 국내특허 3개를 취득했어요. 국제특허는 PCT(특허협력조약) 자격을 얻고 국가를 선택해서 출원해야 하는데, 지금은 PCT 자격만 얻은 상태예요.
창업을 준비하는 전국의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얻을 수 있는 건 최대한 얻었으면 좋겠어요. 창업을 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잖아요. 우리는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 몰라서 많이 헤맸는데, 좋은 제도가 많이 있더라고요.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게 많이 있어요.
아이템만 확실하다면 심사과정을 거쳐 경영안정화 자금, 신제품 개발금 등을 지원해주고 있어요. 별의별 지원이 다 있어요. 국가의 장비를 사용할 수도 있고, 네이버 파워링크까지 지원해주니까요. 또 중소기업청에 상담사들도 있어서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어요.
유쾌한 웃음 전도사, 중앙대 셔틀버스 운행기사 박종렬
이소영 대학생 기자(중앙대 법학과 3)

그는 항상 먼저 말을 건네고 재미있는 얘기도 많이 하며, 학생들의 등하굣길에 웃음을 주는 중앙대의 ‘웃음 전도사’로도 통한다. 유쾌한 박종렬 기사를 만나 학생들에 관한 이야기와 즐거운 삶을 사는 비법 등을 들어보았다.
셔틀버스 운전한 지 얼마나 되셨고, 자신의 직업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셔틀버스 운전한 지는 지난해 8월부터니까, 얼마 안 됐어요. 그래서 운전이 어떤 것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중앙대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건 총각 시절부터 해서 거의 30년 됐으니까, 중앙대 학생이면 다 내 딸 같고 아들 같고 그래요. 그래서 더 챙겨주고 싶고, 지나가는 학생들 보면 ‘몇 학년이겠구나’ 딱 감이 와요.
학생들과 잘 지내는 비결이 무엇인가요?
학생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다는 것이 비결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셔틀버스를 운전하면서 학생들이 먼저 인사하는 걸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내가 먼저 “오늘도 수고해” 라고 인사를 하는 거죠. 혹시라도 인사 안 하는 친구가 있으면 농담으로 “학생은 중앙대생이 아닌가 보네.
숭실대에서 내려줘야겠다”라고 말해요. 우리 학교 바로 옆에 숭실대가 있잖아요. 같은 학교 사람인데 서로 인사는 기본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학생도 웃으면서 인사해요. 나중엔 그 학생이 인사를 더 잘하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나 사건이 있나요?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생을 말하긴 어렵고, 오히려 많은 학생이 나를 기억해주는 것 같아요. 학교를 다니다가 학생이 먼저 말을 걸기도 해요. “아저씨, 저 그때 엄청 추웠던 날 태워주셨던 그 학생이에요! 그날 정말 감사했어요” 하면서요. 그냥 우리 학교 학생인 것 같아서 이거 타고 가라고 이야기했을 뿐인데 그게 학생들한테는 기억에 많이 남나 봐요.
좌우명은 무엇인가요?
딱히 좌우명이 있기보다는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어요. 내가 긍정적으로 행동하면 그 행동의 힘이 다른 사람한테도 반드시 영향을 미치거든요. 요즘 셔틀버스를 타는 학생들을 보면 어깨가 축 처져서 안쓰러울 때가 많아요. 나의 긍정적인 기운이 학생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대학생들을 위해 한 말씀.
요즘 학생들 보면 너무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바쁜 것도 좋지만 주변을 한 번 더 돌아보고 나에게 소중한 것을 하나씩 찾아가며 사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요. 그리고 인사 잘하고요! 중앙대 학생들, 인사 안 하면 숭실대 앞에 내려줄 겁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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