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곤의 잡 멘토링

“당신을 채용해야 할 이유 3가지를 말해보세요.”

면접에서 단골로 나오는 질문 중 하나이며, 외국계 기업에선 아주 흔하게 물어보는 질문이다. 필자는 각 기업 면접관으로 활동하면서 이 질문이 얼마나 지원자들을 곤란하게 만드는지 목격할 수 있었다. 그만큼 차별화된 자신을 나타내기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필자가 자주 듣는 뜬구름 잡는 답변들을 보면 ‘저를 채용하지 않으면 후회하실 것입니다’ ‘저에게는 젊음이 있습니다’ ‘저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기 때문입니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회사의 미래를 맡기셔야 합니다’와 같은 것이다. 다 좋은 말뿐이지, 자신이 왜 꼭 회사에 필요한지 구체적 이유는 하나도 없다.
[Column] 나를 채용해야 할 이유 3가지
취업은 비슷비슷한 경력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서류-면접과정’에서 벌이는 한판 경쟁의 장이다. 지원자 중에서 확실하게 붙을 사람과 탈락시킬 사람을 선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이들은 대충 지원자의 30% 선이다). 나머지 70%가 서류에서 경쟁을 한다.

경쟁의 속성이 그렇듯 경쟁은 늘 중간층에서 일어나게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종 선택에는 한두 가지의 특징과 장점이 선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내 입장에서는 내 모든 것이 소중하고 진실되겠지만, 인사담당자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의 심사위원과 같은 심정으로 근소한 차이에서 낙점을 찍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원자에게 그 직책에 맞는 자격과 자신감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다들 대충은 알고 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이 질문의 의도와 답변 접근 방안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1) 자기분석 문제 : 자신의 강점을 알고 있는가?

나의 강점을 스스로 파악하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회사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는가? 토익점수가 좋고, 학점이 높다고 해도 자신의 강점을 모르면 직무에 맞는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최고의 연봉을 받는 축구스타 메시 같은 선수가 11명이 있다고 해서 그 축구팀이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 각 팀에서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의 강점과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정리하고 요약하지 못하고 있다면, 마지막 채용 단계에서 고배를 마실 확률이 90% 이상이다.

2) 지원 회사에 대한 정보 파악 : 회사의 사업 방향성을 이해하고 있는가?

아시아의 홈런왕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이승엽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입성하지 못한 이유 중에는 당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홈런 타자를 필요로 하지 않던 때였고, 이승엽 선수도 환영받지 못하는 곳에 가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었다고 들었다.

즉, 최고의 프로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회사의 사업 정보를 충분히 파악한 후 이에 맞춘 자신의 입장과 포부를 밝히게 된다. 그러므로 지원자가 회사에 대한 조사가 되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당연하다. 회사의 급여와 복지조건만 보고 지원한 사람은 이 질문에서 자신의 성의 없던 준비 과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입사 준비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 열정을 보일 수 있는 답변이 필요하다.

3) 목표의식과 직업관의 문제 : 당신은 샐러리맨인가, 비즈니스맨인가?

면접 때 거짓말을 그럴 듯하게 해도 목소리 톤과 눈빛 등으로 그 진실 여부를 감각적으로 알아내는 것이 면접관의 내공이다. 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지원자의 인생관, 목표의식 등을 알아보고 싶어서다. 평소 어떤 목표의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인가?

위의 1번과 2번 질문에 대답을 못하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목표의식, 가치관이 정확한 사람은 목소리에 힘이 있고, 준비된 자세를 보여준다. ‘직장을 재테크의 연장선으로 보는 지원자’와 직업을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가치와 이윤을 창출하는 비즈니스로 인식하고 있는 ‘주인의식을 가진 비즈니스맨’은 분명 다르다.

역시 취업의 핵심은 ‘자기분석’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자기분석이 잘되어 있는 ‘준비된 인재’를 찾는 것이고, 구직자는 면접을 통해서 자신이 가장 적합한 인재라는 것을 설득하는 과정이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려고 하는 스펙 강박증에서 벗어나, 자신의 강점을 찾자. 채용하지 못할 이유에 연연하지 말고, 채용할 이유를 생각하라!

[Column] 나를 채용해야 할 이유 3가지
이우곤 이우곤HR연구소장


취업 전문가. 다양한 미디어에 취업 관련 특강과 기고를 하고 있으며 20대, 취업은 연애다’ 등 7권의 저서를 냈다. 건국대 겸임교수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