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윤구의 추잡(追job)한 책 이야기
![[Book] “나는 도움되는 사람인가, 짐되는 사람인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85386.1.jpg)
그의 능력은 컴퓨터 판매와 AS라는 그의 본업에서는 사실 과분할 정도다. 하지만 스파이 세계에서는 무능력한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는다. 누구 말이나 덥석 믿고 폭력 행사를 싫어하는 그의 천성은 스파이 세계에서 오히려 짐이나 마찬가지다.
문제는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순위 설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고, 덤벙거리며, 자기 몸 하나 지키지 못하는 주제에 오지랖은 참으로 넓어서 동료들은 그 때문에 언제나 큰 곤경에 처한다.
‘원치 않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한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 중에도 척처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원치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이미 그 일을 하고 있다면 정말 잘 해내길 바란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고객을 위해서다. 우리가 도움이 필요해서 전문가를 부를 때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지 그에게 실습 기회를 주기 위함이 아니다.
가령 목적지에 좀 더 빨리, 그리고 편하게 가기 위해 택시를 불렀는데 지리를 모르는 초짜 운전사라서 시내를 빙빙 둘러간다면 그가 누군가의 좋은 아버지이자 남편이라 할지라도 분노를 감추지 못할 것이다.
직장은 일을 하는 곳이지 배우는 곳이 아니다. 적어도 고객에게서 돈을 받는 일을 한다면 제 몫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훈련돼 있기를 바란다.
두 번째는 동료를 위해서다. 학교에서는 대체로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고 평가도 개인별로 받는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다르다. 대체로 함께 일을 하고 평가도 함께 받는다.
자신이 제 몫을 못하면 동료들이 필요 이상의 부담을 지게 되는데, 신세를 지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언제나 뒤처리를 하게 할 수는 없다. 필자 역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좋기만 한 사람은 그저 친구로 족하지 함께 일하고 싶지는 않다.
![[Book] “나는 도움되는 사람인가, 짐되는 사람인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85387.1.jpg)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화장실 청소이고 쥐꼬리만 한 보수를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그 일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이 화장실 청소만 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많은 사람이 쥐꼬리만 한 보수에 불만을 품고 받은 만큼만 일하겠다는 마음을 갖지만, 그래서는 평생 그 일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다른 누군가에게 자리도 빼앗길 수 있다.
이쯤에서 프로페셔널한 직업인이 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을 몇 권 골라보았다. 어떤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목적의식을 분명히 갖는 것뿐 아니라 디테일까지 신경 써야 한다. 다음 책들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원점에 서다(사토 료 지음, 강을수 옮김, 페이퍼로드)’ ‘오픈 시크릿: 일류와 이류, 그 치명적 차이(한근태 지음, 올림)’ ‘디테일의 힘: 작지만 강력한(왕중추 지음, 허유영 옮김, 올림)’ ‘디테일에 집중하라: 사원에서 CEO까지(김광영 지음, 토네이도)’.
![[Book] “나는 도움되는 사람인가, 짐되는 사람인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85388.1.jpg)
좋은 책과 독자 사이를 이어주는 북코치. 인터넷 북카페(www.bookcoach.kr)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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