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 위너스치킨 인천 송림점 사장

2010년 6월, 전국의 치킨집들은 일제히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은 5000만 국민이 일제히 치킨을 뜯는 날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팀 경기가 있는 날은 동네 치킨집마다 주문이 밀려 아우성이었다.

위너스치킨 인천 송림점을 운영하는 이경민(23) 사장도 6월 내내 이어진 특수에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냈다. 주문량을 다 소화하지 못해 전화 수화기를 내려놓을 정도였다. 갓 사업을 시작한 초보 창업자 입장에서 이보다 기분 좋은 일은 없을 터.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는 월드컵 특수가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너무 바쁜 나머지, 제품이 제대로 만들어져 배달되고 있는지 꼼꼼하게 체크하지 못하는 게 걱정스러웠어요. 치킨은 단골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인데, 혹시나 실수해서 재주문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어쩌나 싶었지요.”

평소보다 매출이 4~5배 올랐지만, 그의 관심은 월드컵 이후 상황에 닿아 있었다. 눈앞의 이익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배포가 예사롭지 않은 사업 감각을 말해준다. 23세 어린 사장이라고 사업 마인드까지 어린 것은 아닌 셈이다.

아버지 가게 빌려 인테리어 공사까지 직접 해

이 사장은 어릴 때부터 사업가를 꿈꿨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간을 쪼개 아르바이트를 쉬지 않고 한 것도 사업의 감을 익히기 위해서였다. 이 때문에 대학 진학을 앞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사회로 바로 진출할 것인가, 공부를 할 것인가. 하지만 부모님 권유에 따라 국민대 경영학과에 진학하면서 고민을 접었다.

입학 후 그는 강도 높은 아르바이트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호프집 서빙부터 이삿짐 운반, 건물 페인팅, 운전, 인테리어 시공 등 안 해본 분야가 없을 정도다. 군에 다녀온 후, 그는 본격적인 인생 설계에 나섰다. 학교에 돌아가는 대신 오래전부터 꿈꾸어 온 창업 전선에 뛰어든 것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치킨전문점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게다가 그의 수중에는 아르바이트로 모은 얼마간의 자금만이 있을 뿐이었다. 해답은 아버지가 건축 관련 일을 하며 사무실로 쓰던 자리에서 찾았다.

“목돈이 없기 때문에 우선 아버지 가게를 빌려 창업을 하기로 했어요. 그러려면 이 자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업종을 골라야 했습니다. 가장 적합한 게 배달 관련 업종이었어요. 그중에서도 치킨이 딱 어울린다는 판단이 들었죠.”

브랜드를 선택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잘나가는 브랜드 몇 개를 선정해 직접 다리품을 팔아가며 매장을 방문했다. 손님 입장에서 맛을 보고 분위기도 살폈다. 나름대로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선택한 게 지금의 ‘스팀 오븐구이 치킨’이라는 아이템이다.

게다가 가맹 본사의 배려도 마음에 들었다. 아르바이트로 인테리어 일을 해본 경험을 십분 활용해 직접 매장 내부 공사를 하겠다는 제안을 본사가 수용한 것이다. 그 덕분에 이 사장은 낮에는 인테리어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매장 꾸미는 일을 병행하면서 창업 자금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는 “주위의 응원, 프랜차이즈 본사의 배려가 모두 적절하게 작용했기 때문에 창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님이 많은 이유? 단골 우대!!!
빠듯한 창업 자금으로 시작한 탓에 출발부터 매장 운영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홍보에 공을 들이고 맛과 품질에 승부를 걸자 이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살던 동네라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이 많아요. 매장 위치가 대로변이 아닌 주택가에 있다는 단점을 감안해 처음부터 단골 고객 확보에 초점을 맞춘 게 성과를 거둔 것 같아요. 배달과 매장에서의 영업을 병행하는 방식도 호응을 얻고 있어요.”

아무리 단골 우대 정책을 펴고 있다지만, 신규 고객과 단골 고객을 다르게 대접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단골 고객들에게는 가족처럼 친근하게 다가가고, 신규 고객에게는 공짜 안주를 선물하는 등 좋은 인상을 남기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위생만큼은 유난스럽다 할 정도로 직접 챙기고 있다.

“요즘은 맛, 분위기가 모두 좋아야 고객이 찾습니다. 하지만 위생에 문제가 있으면 말짱 도루묵이죠. 주방은 물론 매장 구석구석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손수 정리하고 청소하고 있어요.”

이 사장의 미래 모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군 제대 후 곧바로 창업했기 때문에 진로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 사업과 공부 모두에 애정을 가진 꿈 많은 20대일 뿐이다.

“공부를 제쳐두고 사업에 올인하겠다는 생각은 아닙니다. 지금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나 자신을 시험하고 있어요. 세상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좋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요?”


[전문가 조언 ] 치킨전문점 창업 성공하려면

경쟁 가장 심한 업종… 프랜차이즈 본사 선택 신중해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장 경쟁이 심한 업종이 바로 치킨전문점이다. 이는 치킨이 우리나라 대표 간식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으면서 고정적인 수요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치킨전문점은 프랜차이즈를 통해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가 브랜드화된 체인점의 상품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치킨전문점을 창업할 때는 체인 본사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본사 이미지, 주력 메뉴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를 객관적으로 알아봐야 한다.

또 목표 고객층을 누구로 잡고 있는지, 실제 고객층의 평가는 어떤지를 검토해야 한다. 매장 유형의 변화도 체크 포인트다. 과거에는 배달형이 대세를 이뤘지만 현재는 매장형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이 사장은 이런 요소를 미리 체크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업종을 선택했다. 이것이 바로 대학생 등 젊은 층의 창업에서 가장 유념해야 하는 점이다. 무리한 욕심보다 안정적인 내실을 기한 것이다.

치킨전문점은 레드오션이다. 장사가 잘될 것 같아서 치킨전문점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읽은 후 성공 확신이 있을 때만 창업해야 한다.

치킨전문점은 특히 프랜차이즈 본사 선택이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유명 브랜드가 최고 경쟁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본사의 탄탄한 관리 능력도 중요하다.

이 사장은 자영업자가 지녀야 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인 ‘고객 서비스’ 정신이 투철하다. 소비자 눈높이에서 위생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도 성공 비결이다.

겉보기에 쉬워 보인다고 무리한 욕심을 부려선 곤란하다. ‘한번 해보고 안 되면 말아야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특히 치킨전문점 시장은 전쟁터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


◐ 치킨전문점 창업 5계명 ◑

배달을 병행한다면 전단지 등 지속적인 홍보에 신경 써라.
신규 고객 확보보다 단골 고객 유지에 힘써라.
고객의 불만을 귀담아 서비스에 더욱 중점을 둬라.
변화하는 고객 성향에 발맞춰 주방과 매장의 위생에 신경 써라.
물류 시스템과 본사의 관리력이 뛰어난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라.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